지난 8월 17일에 한창 더운 여름, 반디 파트너 청소년 70여 명이 전국에서 하자센터로 모였다. 오리엔테이션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조금씩 속도는 다르지만 여름이면 우리 주변에 변화시키고 싶은 것,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보고 나눔활동 주제를 정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위한 단계로 넘어가는 즈음이다. 이제 디지털캠페인, 영상캠페인, 온라인모금캠페인의 실전 워크숍으로 구체적인 나눔을 실천하기 위한 준비를 하려고 한 자리에 모였다. 여름 열기만큼이나 뜨거웠던 각 워크숍을 소개한다.
디지털캠페인 워크숍: 빠띠 ‘캠페인 프로세스 템플릿을 채우면 보인다’
빠띠의 온라인캠페인은 지난 5월의 반디 청소년 오리엔테이션을 통해서 접해 본 경험이 있다. 이번에는 청소년들이 직접 디지털캠페인을 해보려고 한다. 빠띠의 ‘씽’은 청소년들에게 물었다. “첫째, 온라인을 통해서 무엇을 모을 것인가? 둘째, 모아서 무엇을 할 것인가?” 온라인으로 서명, 지지, 목소리, 지도, 인증샷 등 다양한 참여를 이끌어내고 모은 것으로 누구에게 촉구할 것인지, 어떤 기록(글, 사진, 이미지, 영상 등)으로 남겨서 변화의 메시지를 만들어 낼 것인지 말이다. 어떤 주제로 활동할지만 정해 온 청소년들에게 어려운 질문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위한 질문부터 차근차근 생각해 보았다.
다양한 디지털캠페인 방법과 사례들을 보고, 실제 개설된 디지털캠페인에 직접 참여도 해보았다면 이제 주제에 맞게 디지털캠페인 방법을 선택하고 직접 만들어보기! 팀별로 빠띠에서 준비한 ‘캠페인 프로세스 템플릿’을 하나씩 채워나가면 ‘야호!’ 구체적인 계획이 보인다. 세계시민리더십아카데미의 ‘김포시개선프로젝트팀’은 김포의 버스정류장 시설개선 정책제안을 위해서 정류장 시설이 열악한 곳을 온라인 지도에 표시하는 참여 캠페인을 하고, 모아진 자료를 바탕으로 김포시에 버스정류장 개선 정책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한다.
‘온라인 맵핑이라는 캠페인 사례가 좋은 가이드가 되었고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니까 우리가 변화시킬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팀별 캠페인 계획을 발표한 후에 더 좋은 의견도 보태주고 응원도 해주었다. 이제 각자의 지역으로 돌아가 피드백을 반영해서 직접 실행하는 것만 남았다.
영상캠페인 워크숍: 닷스페이스 ‘좋은 캠페인 영상 기획, 길을 찾았다’
가장 많은 인원이 영상캠페인 워크숍을 신청했다. 미디어 세대답다. 닷페이스의 이선욱님은 ‘하고 싶은 말을 선명한 이미지로 잘 전달할 수 있는 ‘좋은 캠페인 영상 기획’에 대해서 알려주셨다. 각 팀별로 정한 주제를 잘 드러내기 위해서 어떤 아이템을 선택할 것인지, 아이템에서 주제를 잘 끌어올리기에서는 어떻게 기획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눈에 띄는 영상을 기획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보는 사람들이 ‘그래서 어쩌라고, 왜?’라고 묻는 질문을 생각하면서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론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으니 닷페이스에서 만든 다양한 영상들을 함께 보았다. 이제 우리의 주제로 돌아가 실전에 돌입,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5장의 스토리보드를 만들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닷페이스의 이선욱님은 부족한 부분을 짚어내기보다 팀마다 반짝이는 부분들을 찾아 응원해주셨다. 참여하는 청소년들은 좋은 영상을 기획하는 방법도 배우고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어갔다.
철산중학교 <나누어야조팀>은 자신들이 만든 스토리보드가 아주 마음에 든다고 한다. ‘강원도의 산불로 소실된 나무 살리기 프로젝트를 위한 영상을 만들려고 했는데 처음에는 나무를 심고 있는 너무 식상한 영상만 떠올랐어요. 아이템을 먼저 정해보라고 해서 ‘자연의 소리와 시간’이라는 아이템에서 시작해서 스토리를 만들다보니 나무가 사라진 강원도의 모습을 더 강렬하게 전달할 수 있었어요. 첫 장면에서 ‘소리’가 들리면 ‘뭐지?’라는 궁금증을 주기도 하고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워크샵을 하면서 길을 찾았어요‘라며 놀라워했다.
<우물 밖 개구리>팀은 성소수자, 학교밖, 이주민 등의 다양한 청소년들에 대한 인권에 대한 영상을 기획했다. ‘누구를 위한 분리인가’라는 주제를 나타내기 위해서 ‘물감, 빛’이라는 아이템으로 표현하기도 했다.물론 모든 팀이 스토리보드를 완성하지는 못했다. 기획의 과정에서 깊이 있는 토론을 하기도 했고, 영상 기획을 하다보니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지역으로 돌아가 설문조사부터 해야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영상을 만드는 스킬을 배운 것도 아니고 완벽한 스토리보드를 완성한 것도 아니지만 이제 돌아가 해야 할 영상만들기 과정들은 더욱 선명해졌다. 돌아가는 청소년들의 발걸음이 더욱 힘찬 이유이다.
온라인모금캠페인: 카카오같이가치 ‘우리도 카카오같이가치에 온라인 모금함 만든다’
온라인모금함을 만들겠다는 팀은 4팀이었다. 가장 적은 수의 팀이 참가하였지만 집중력은 최고였다. 카카오같이가치의 송다빈님은 같이가치의 모금 프로세스를 자세히 설명해주시고 청소년들이 직접 진행한 모금 캠페인을 사례들을 소개해주셨다. 카카오같이가치 서비스 담당자로서 성공하는 모금 캠페인 비법도 공개해주셨다.
첫 번째, 제목과 이미지를 잘 선택하기. 두 번째, 기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모금 스토리를 쉽게 전달하기. 기부를 부르는 마지막 한 끗은 구체적인 사용계획이라고 한다.모금 캠페인 프로세스와 성공노하우를 전수받고서 각 팀별로 모금 기획안을 작성했다. 이제 돌아가 카카오가치같이에서 모금페이지를 만들고 모금심사 과정을 거치면 모금을 시작할 수 있다.
모금영역에 따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아름다운재단, 함께일하는재단이 심사를 진행하는데, 심사기관은 공익성, 시의성, 실현가능성, 사회적공감대를 기준으로 모금심사를 하고 기부금 전달, 기부금영수증발급, 결과보고 검토를 지원해주는 역할을 한다. 각 팀들은 자신들의 모금함이 진짜 카카오같이가치에 만들어 진다고하니 두근두근 설레기도 하고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해야겠다고 한다.
청소년들을 만난 카카오같이가치의 송다빈님은 ‘각 팀별로 주제를 잘 잡아왔다. 생각했던 것보다 청소년들이 공익활동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고 있어서 감동을 받았다. 주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고민을 해 와서 모금계획도 잘 세웠다.’고 말하며, 이후 청소년팀이 온라인모금함을 실제로 신청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온라인모금캠페인 워크숍에 참여했던 <마포희망나눔 오아시스>팀은 어르신에게 반찬배달을 하고 있는데 배달할 때 사용하는 비닐과 플라스틱을 대체할 친환경 용기를 구매하기 위한 모금활동을 계획했다. 사용하기 편리하면서 친환경적인 용기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비용은 얼마나 하는지 조사했고, 모금에 실패했을 때는 ‘용기회사에 물품기부를 직접 요청’하거나 마을에서 ‘벼룩시장’을 열어서 모금을 해보겠다는 대안도 계획했다. 4팀 모두 모금에 성공해서 더 많은 사람들과 같이 나눔의 가치를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란다.
12월에 우리 다시 만나요
각 워크숍은 2시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듣기만 하는게 아니라 그동안 고민해온 주제로 직접 경험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나눔 활동이 어떤 방향을 향해서 가고 있는지 캠페인의 목적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볼 수 있는 알찬 시간이 되었다고 한다. 전국 각지에서 나눔 활동을 하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서 서로의 고민과 계획을 듣고 서로 응원할 수 있는 뜨거운 시간이기도 했다.
이제 남은 기간 동안 계획한 것들을 실제로 해보기를,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도 멈추지 않고 또 다른 길을 찾기를, 그 길에서 친구들과의 우정을, 세상과의 신뢰를 쌓아 나가길. 그 이야기는 ‘반디 파트너의 한 해 마무리 시간‘에 나눌 수 있기를 바라며 ’안녕~ 12월에 다시 만나요‘
글 l 아름다운재단 반딧불이 박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