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비영리단체에서 여러 주제와 형태로 학교 안팎으로 청소년을 만나고 교육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민단체가 청소년들을 만나고 여러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교육 현장에서 ‘실천’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고민의 목소리들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민을 모으고, 함께 풀어가기 위해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가게, 아름다운커피가 함께 교육실무자들을 위한 네트워크 모임을 기획하게 되었고 지난 4월 비-포럼 <Behavior : 실천 행동>의 후속으로 6월, 비-토크 <고민 이어가기> 를 진행했습니다.
비-토크는 지난 교육 현장에서 실천을 가로막는 이유로 가장 많이 이야기가 된 4가지 문제를 중심으로 6명의 사람책(휴먼라이브러리) 각각의 현장에서 가지고 있는 질문과 경험을 나누며 어떻게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지 실마리를 찾아봤습니다.
교육현장에서 실천을 가로막는 이유 4가지
|
청소년과 시민 사이
“청소년을 입시제도 안에서 공부만 해야 하는 학생이 아니라 시민으로서 인정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이들이 시민으로서 작지만 의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해요” – 송한별(서흥초등학교 교사)
송한별님(서흥초등학교 교사)은 학교에서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청소년들은 대한민국에서 시민 대접을 받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고 말하며, 청소년들이 너무 바쁘고 이들이 실천할 시간을 내는 것이 어렵다고 하지만 사실은 우리가 청소년들을 시민으로서 대하고 있지 않는 것은 아닐까? 라며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이러한 질문을 가지고 송한별님이 학교에서 청소년들이 시민으로서 참여 할 수 있는 작은 기회들을 많이 만들려고 하며, 작년 한 해 동안 ‘우토로 평화기념박물관 건립을 위한 모금캠페인’. ‘세월호 캠페인’, ‘수요집회 참여 및 자유발언’ 등 많은 실천활동을 학생들과 함께 하고, 관련단체 시민단체와 청소년을 연결해 준 경험을 나누어주었습니다.
결국 성인들이 청소년을 시민으로서 바라보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함께 할 수 있는 학교 밖 사회와 크고 작은 경험들로 학교 밖 사회와 연결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인헌 방배유스센터 청소년지도사의 이야기는 교육 현장에서 청소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청소년, 변화 속에서 나를 찾다
“기획은 청소년지도사가 하고, 활동은 청소년이 하게 되니 뭔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기획부터 모든 과정에 청소년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했어요” – 최인헌(방배유스센터 청소년지도사)
최인헌님(방배유스센터 청소년지도사)은 청소년들의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이 주체로서 서지 못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 질문을 나누었습니다. 청소년기관에서 일을 하면서 기획은 청소년지도사들이 하고, 청소년들은 그 기획된 활동에 참여자로만 존재하게 되는 것에 고민을 하게 되었고, 기획부터 청소년들과 함께 했더니 청소년은 물론 청소년 곁에서 함께 활동하는 청소년 지도사로서의 성장과 변화가 더 컸다고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어쩌면 그동안 ‘교육’이라고 하면 가르침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구분 짓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빠띠 씽님의 이야기에서도 나눠볼 수 있었습니다.
실천이 일어나는 플랫폼
“저는 빠띠에서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고, 어쩌다 재미난 활동을 벌이기도 하는데요, 꼭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커뮤니티 공간에 들어가 두리번 거리는 것만으로도 실천은 시작되는 것 같아요. 플랫폼이 보이지 않는 배움고 실천의 무대가 된달까요” – 씽(빠띠 활동가)
건강한 정치구조, 디지털 기술을 통해 더나은 민주주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을 가지고 더 나은 민주주의 시스템과 문화를 만들어가는 활동을 하는 민주주의 활동가 그룹이라고 빠띠를 소개한 씽(빠띠 활동가)님은 빠띠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가르치는 사람이 없는 공간’이지만, 청소년과 시민 들이 배움이 목적이지 않은 플랫폼을 통해 배움을 경험할 수 있다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는 관점에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배움이 목적이지 않은 플랫폼에서 배움을 경험할 수 있는지 빠띠의 사례로 이야기하는 사람책 씽님
빠띠에서는 온라인플랫폼을 활용하여 이슈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자연스럽게 논의하고 자료들이 아카이빙되고, 그리고 이후의 활동이 ‘가르치는 사람’없이 자체적으로 결정하고 운영하는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들을 쉽고, 재밌고 가볍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씽 님이 나눠준 빠띠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활동사례를 보며 가르치는 이와 가르침을 받는 이로 구분 짓고, 교육을 너무 진지하게만 바라본 것은 아닐까, 교육과 교육을 통한 실천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그리고 즐겁게 일어난다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상의 실천, 나로부터 시작하기
“나와 동떨어진 문제에서 시작하면 결국 실천동력을 잃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지금껏 이렇게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청소년기에 나의 고민에서 출발한 활동을 했기 때문입니다” – 김재우(민주주의기술학교 연구원)
일상속에서의 실천에 대한 고민은 김재우님(민주주주의기술학교 연구원)의 청소년 시기에 일상에서 느꼈던 불편함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해결해갔던 경험을 통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청소년기의 경험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만 하지 말고, 목소리를 내야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동력이 지금까지 이어졌다고 말하며 김재우님은 일상에서의 ‘왜요?’ 라는 질문이 필요하며, 청소년들에게는 나대지 말라는 말보다 그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공정무역이 만들어준 추억들
“청소년들과 함께 했던 공정무역 활동은 여러 가지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든 추억이 되었어요. 그 추억들은 지금도 진행형이랍니다” – 이강민(해송중학교 교사)
일상에서의 실천은 꼭 청소년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강민님(해송중학교 교사)님은 공정무역 캠페인 활동을 하며 청소년과 함께 한 다양한 추억을 나눠주었습니다. 공정무역 활동을 하며 국제무역 사무소에서 일을 하고 싶다며 진로를 정한 학생도 있었고, 무기력하던 학생이 캠페인 활동을 하며 자신감을 얻었고 뮤지컬 배우를 하고 싶다는 꿈을 정하고, 지금은 서울예술대학교 연기 전공을 하며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는 ‘빨래’라는 연극 첫 작품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어주었습니다.
이런 다양한 추억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이강민님이 ‘공정무역’에 흠뻑 빠져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라는 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실제 일상에서도 공정무역제품을 사용하고, 교육하는 현장에서 공정무역을 알리는 홍보대사를 자처하면서 점차 청소년서 청소년들과 다양한 공정무역 활동을 함께 하며, 청소년의 일상에서, 그리고 본인의 일상에서도 이런 실천이 일어나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념어 시대, 실천하는 교육이란
“참여가 변화를 일으키고 변화는 순환을 통해 더 큰 관계의 연결고리로 확장되는, 저는 그런 경험이 모여 세상을 아름갑게 바꿀 수 있는 힘이 된다고 믿어요” – 김석윤(더불어배움터길 길잡이교사)
김석윤님(더불어배움터길 길잡이교사) 역시 일상에서의 실천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었습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고 많이들 이야기 하는데, 필요한 역량이라고 하는 것들이 공감능력, 의사결정능력, 창의력, 문제해결력 등등의 역량들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이는 모두 개념어라고 짚으며 이들을 일상으로 가져올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개념어와 일상을 연결시키고, 실천의 언어와 연결시키는 것의 고민이 인데, 이러한 고민을 함께 모여 나누면 어떨지 제안을 하였습니다.
수많은 정보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나누기도 하고 서로의 필요를 위해서 가끔은 용감하게, 뻔뻔하게 연락하고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 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김석윤님, 그리고 비토크에 함께 했던 다른 사람책과,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함께 해주는 참여자들을 보며 어쩌면 교육에서의 실천을 고민하는 우리들에게 이미 ‘수많은 답’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자가 서 있는 곳에서 가지고 있는 고민과 질문을 함께 나누고, 서로의 경험과 질문을 귀기울이며, 하나로 연결해보면 어떨까요? 서로의 존재를 알고, 필요한 존재가 되어주는 것. 그것이 비포럼과 비토크를 진행하는 이유인 것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