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은 공익활동을 하고자 하는 시민모임, 풀뿌리단체, 시민사회단체를 지원합니다. 특히 성패를 넘어 시범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공익활동의 다양성 확대를 꾀합니다. ‘2020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서 어떤 활동들이 진행되는지 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토종농사 전문가 과정을 2년째 진행하면서 올해는, 지역에서 토종씨앗 지키기 활동을 더 확산하고자 기본교육과 심화교육으로 나누어 진행을 계획했습니다. 기본교육을 통해 새롭게 토종농사 전문가로 성장할 여성농민을 발굴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어 중앙집중식 교육 문제를 해결 할 여러 가지 방안을 찾던 중, 여성농민 지혜모으기 대회를 할 때 교육도 같이 해주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어서 지역으로 직접 찾아가 교육하기로 하였고, 토종농사 전문가 기본교육과 여성농민 지혜모으기 대회가 같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경북, 충남, 경남 창녕, 전남에서는 교육과 여성농민 지혜모으기 대회가 같이 열렸고, 제주에서는 온라인으로 여성농민 지혜모으기 대회를 진행하여 1명을 선발했습니다. 경남 고성에서는 토종농사 전문가 기본교육만 진행하는 등 지역 실정에 맞게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자주 발생했고, 특히 여성농민회의 특성상 고령이거나, 고령의 부모님과 같이 생활하는 회원이 많아,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꺼려지는 경우도 있어 찾아가 진행했음에도 더 많은 회원이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습니다. 토종농사 전문가 기본교육에서는 왜 토종씨앗을 지켜야 하는지를 얘기하는 ‘식량주권의 이해’ 교육과 거창여농 토종살림이 진행한 ‘토종씨앗 지키기 활동 사례’를 배우고 토론하며 진행되었습니다. 코로나19로 드러나고 있는 식량위기 뿐만 아니라 냉해와 장마, 가뭄 등 연중 농사짓기 힘든 기후속에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도 확산되고 있어서 생물다양성을 키우고, 농민들의 종자권을 확보하는 토종씨앗 지키기 활동이 왜 필요한지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오는 교육이었습니다.
여성농민 지혜모으기 대회는 토종농사, 생태농사를 짓고 있는 여성농민들의 농사비법을 자랑하고 그 중 선발된 내용을 자료집과 영상으로 공유하는 것으로 되었습니다.
“나 ○○○은 농사의 달인”이라는 제목을 걸고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서 참가자들의 투표로 1명을 뽑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자랑할 것이 없다”던 나이 든 여성농민도 여러 참가자들이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같이 모여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 너도나도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한 번도 자신이 농사전문가라고 자신있게 말하지 않았던 여성농민들이 이 날 만큼은 서로서로 자랑하고, 묻고 배우며 어깨가 으쓱했답니다. 영상으로 제작되어 유튜브에 게시되고, 전여농 회원들의 카톡방에서도 공유되면서 온라인으로 배우는 여성농민의 지혜에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토종농사 전문가 과정 심화교육은 2회에 걸쳐 진행하여 지역에서 강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훈련하려고 했으나, 이 또한 코로나19 확산으로 하루만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1회 교육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강사훈련은 하기 어렵겠다는 판단에 따라 토종을 둘러싼 이슈를 정리하고, 지역에서 토종씨앗을 지키는 비전을 세울 수 있도록 강의와 집담회를 하기로 했습니다.
종자주권을 실현하고 있는 나라들의 사례와 종자권을 둘러싼 국제협약의 내용, 국내에서 종자주권을 지키기 위해 여성농민이 토종씨앗을 지키는 활동- 자가채종과 현지내 보존-이 국가적인 사업으로 보장되고 지원되어야 할 필요성을 공감하고, 현재 각 지역에서 다양하게 예산을 확보하여 진행하고 있는 토종씨앗 지키기 활동 사례를 배웠습니다. 농업유전자원센터의 역할과 주요 사업에 대해 배우고, 함께 연계하여 진행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토론하는 시간이 진지했습니다. 여전히 코로나19 방역수칙이 적용되고 있어서 현장에 참여하기 어려운 강사와 학생들을 위해 온라인 교육방을 열고 동시에 진행되었습니다. 내용도 좋았고, 방식에서도 새로운 문명을 접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세계적인 펜데믹으로 식량위기, 기후위기 등 인류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는데 토종씨앗을 지키는 여성농민의 활동이 새로운 세상을 여는 작은 날개짓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글 : 전국여성농민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