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장애인 개인의 인생 주기에 맞는 맞춤형 보조기기를 지원합니다.
안녕하세요! 아름다운재단에서 여성장애인 맞춤형 보조기기 지원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서지희 간사입니다. 2020년 5월에 처음 시작한 이 사업은 여성장애인 개인의 인생 주기에 맞는 맞춤형 보조기기를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LG생활건강과 아름다운재단이 지원하고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에서 진행했습니다.
2020년, 코로나로 사업 진행에 어려움들이 많았지만 선정이 된 27명의 여성장애인에게 신청하신 사회참여와 육아지원에 도움이 되는 보조기기와 사용 방법들을 전달드렸습니다. 지원을 해드리는 과정에서 지원대상자를 만나 사용 후기를 듣고 싶었지만 코로나로 직접 만나기 어려워 기기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소회를 요청드렸고 직접 작성해주신 글을 아래와 같이 공유드립니다.
아래 글을 작성해주신 분은 교사로 활발하게 사회참여 중이신 시각장애인이시고 광학문자판독기와 화면낭독SW 센스원을 지원받으셨습니다.
지원사업 참여자 후기를 공유합니다.
사람의 오감 중 가장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감각은 바로 시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력을 상실한 시각장애인인 나는 여러 어려움들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처럼 장애로 인해 생겨난 어려움들을 보완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보조기기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만들어진 보조기기로는 문자나 색깔 등을 인식하여 음성으로 출력해 주는 기기, 파일 내용을 점자로 출력해 주는 기기, PC나 노트북 화면을 음성으로 출력해 주는 기기 등 다양한 기능이 장착되어 있는 제품들이 있다.
이 제품들은 시각장애인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그러나 대부분의 제품들은 매우 고가로 판매되기 때문에 선뜻 구매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가격의 50 퍼센트 할인 또는 무료 지원 혹은 대여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기를 보급하기 위한 지원사업이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지원사업 안에서도 충족해야 할 조건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보조기기를 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나 또한 여러 가지 보조기기 지원사업에 기재된 조건들을 체크하면서 좋은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인의 소개로 LG 생활건강과 아름다운재단의 2020 여성장애인 맞춤형 보조기기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여성장애인 날개달기 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되었다. ‘여성장애인 날개달기 프로젝트’에서 요구하는 조건은 여성장애인일 것 그리고 경기도 또는 서울거주자일 것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었는데 다행히 나는 이 두 조건을 모두 만족시켰기에 지원할 자격을 얻게 되었다.
많은 수를 뽑지 않기 때문에 기대하는 마음 반, 안될 거라는 단념의 마음 반으로 지원사업 결과를 기다렸는데! 너무나 감사하게도 적은 수의 최종 지원대상자 안에 내가 들어가게 되어 내가 원하던 보조기기를 지원받게 되었다. 그래서 간략하게나마 내가 받은 기기의 소개와 활용 용도를 써보고자 한다.
내가 지원받은 보조기기는 두 가지로 ‘책마루 OCR ET’와 ‘센스원 베이직’이다. 먼저 책마루 OCR ET는 스마트폰 정도의 작은 크기로 휴대가 간편하다. 기능은 매우 다양한데 온라인 도서관을 통한 독서, 라디오 재생, 녹음 기능, 미디어 또는 텍스트/데이지 파일 재생, OCR 기능을 통한 문자 인식 및 색깔 인식, 그밖에 기타 기능으로 계산기, 메모, 스탑워치 등 종합 선물세트와 같은 제품이라 할 수 있다. 내가 이 제품을 원했던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숫자 버튼이 있다는 점이다. 이 숫자판은 영어, 한글, 숫자, 특수기호 등을 입력할 수 있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메모를 작성하거나 파일명 변경하기 또는 파일 내 키워드 검색하기 등 다양한 측면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두 번째는 녹음 기능이다. 내가 녹음 기능을 필요로 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자면 잠시 내 취미 활동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 나는 새로운 취미 활동의 일환으로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 그러나 나는 악보를 보고 칠 수 없기 때문에 귀로 멜로디를 들으며 곡의 흐름을 외우고 선생님이 읽어주는 계이름을 듣고 모두 외운 이후에 연주하는 방식으로 연습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피아노 선생님이 치는 연주를 녹음을 하고 이것을 재생할 수 있는 기기가 필요한데 책마루 OCR ET가 매우 적합하다고 생각되었다. 가볍고 크기도 작아 휴대하기도 유용하고 녹음 방식이 간단하며 녹음한 파일을 초 단위로 다시 듣기가 간편하여 피아노 연습하는 데 큰 도움을 주리라 생각된다. 현재 이러한 기능들을 원활하게 활용하기 위해 설명서를 열심히 읽으며 공부 중이다.
다음으로 설명할 기기는 ‘센스원 베이직’이다. 센스원 베이직은 노트북에 센스원 프로그램이 탑재되어 있는 기기로 시각장애인이 사용하기에 편리하도록 환경설정이 맞추어져 있다. 사실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노트북 사양이 좋지 않고 무게가 무거워 휴대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노트북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 그러나 새 노트북을 구매하면 스크린리더를 설치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아 노트북 구입을 주저하게 되었다. 그러나 센스원은 스크린리더가 탑재된 상태로 나온 제품이기에 안심하고 받을 수 있었다. 또한 센스원이 고장났을 때 복구 기능을 실행시키거나 원격으로 센스원을 진단해 준다는 점이 무엇보다 든든하게 다가왔다. 또한 제품이 가볍고 부피가 크지 않아 교육 현장에서 들고 다니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렇듯 내가 필요로 했던 보조기기를 받을 수 있어 매우 기쁘다. LG 생활건강과 아름다운재단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여성장애인 날개달기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많은 여성 장애인분들이 각자가 필요한 보조기기를 지원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여성장애인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겠습니다.
2020년 중반 이후 이 지원사업을 시작해 온라인 결과공유회까지 하고나니 여성장애인에게 사업이 왜 필요한지, 여성장애인은 사회참여와 육아를 하면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계신지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직접 작성해주신 글을 읽어보니 사업을 해나가면서 여성장애인들의 얘기에 더 귀 기울이고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이 페이지를 빌어 글을 작성해주신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