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애킴의 깨방정 재단생활기>를 시작하며
아름다운재단 블로그는”아름다운재단 이런거 합니다~”를 보여주는 중요한 창구이기 때문에 사업의 얘기가 제일 많고 중요해서 보통 사업과 관련된 포스팅을 많이 올리는데 가끔 ‘일상다반사’라는 이름으로 아름다운재단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일들도 나누곤한다.
때로는 “사업 얘기 말고 이런 얘기들은 관심없으려나..” 하고 자신없어지곤하는데 가끔 재단의 홈페이지를 관심있게 봐주시는 지원단체 실무자, 재단에 갓 입사한 신입간사, 재단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부자로부터 “재단에서의 일상적인 생활”에 대한 포스팅을 재밌게 봤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곤하면 그게 참 신기했다. 직접적인 사업이 아닌 재단생활에 대한 글도 아름다운재단을 아는데 참 중요한 계기가 되는구나 하고 생각이 될 때가 많았다(진지진지).
왜 이런 얘기를 갑자기 하냐면 앞으로 재단의 생활에 대해서 종종 블로그를 올리고 싶은데 혹시나 왜? 라는 의문을 누군가가 가질까봐 미리 변명아닌 변명을 해본다.
나는 “재단에서 일하는 사람들, 재단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서 아름다운재단을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이 포스팅을 시작해보려한다. 시작에 앞서 이런 얘기를 해야할 것 같다. “지애킴의 깨방정 재단생활은 깨방정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글로 가끔 아름다운재단 및 재단간사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변명은 여기까지- 지애킴의 깨방정 재단생활기를 본격적으로 써보려고한다.
처음으로 무슨 얘기를 할까? 어느 월요일 아침 화분에 물을 주다가 문득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 얘기에 대해서 해보겠다.
“재단의 식물은 왜 다 죽는가”
질문으로 시작하지만 답변이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해보고 시작해보자.
내가 재단에 처음 입사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느끼는 점은 재단간사들은 대부분 동물과 식물을 사랑한다는 점이었다.
뭔가 미스코리아의 희망사항인 ‘세계평화’ 같이 현실감이 없는 느낌이 들지만 진짜 그랬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재단주변 유기견에게도 한결같은 애정을 보이고 책상에 화분을 놓고 키우면서 봄이 되면 옥상텃밭 같은 것도 가꾼다.
책상에 이런저런 화분을 놓고 키우는 간사님들을 보면서 나도 몇개의 화분을 놓고 키우는데 어느 월요일 아침, 화분에 물을 주다가 문든 그런 생각이 들었다.
분명 많은 간사님들이 화분 하나씩 기르고 있던것 같은데 어느순간 자취를 감추어버렸다.
재단에 그 많던 식물들은 어떻게 됐을까?
일단 내 자리부터 보자.
10명 이상의 간사님들이 함께 키웠지만 모두 죽고 내 책상 위에 하나만 남은 포인트세티아의 비극
최후의 포인트세티아를 기르고 있는 자부심도 잠시, 아래쪽 한줄은 살고 반대쪽 한줄은 죽어버린 다육식물을 보니 뜨끔한다.
다른 간사님들은 어떨까? 모금국부터 보니 유독 초록색을 뽐내는 혜경 간사님의 화분 삼총사
우와~ 잘 자라고 있군! 이라고 생각했는데… 분명히 지난주까지는 이 화분이 아니었는데? 라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다.
화분을 잘 가꾸는데 왠지 화분이 자주 바뀌는 혜경간사님 (모른척해줄게요 간사님-)
사업국으로 가보자.
맨날 “양금이 양금이~”하면서 외치던 홍미간사님의 양금이가 책상에 없어서 찾아보니 양금이의 최후 ㅠ
매일 양금이 물주고 양금이 기운이 없으면 노란 영양제를 꽂아주고 애지중지 하셨는데 왜 죽었을까?
* 홍홍미간사님이 글을 읽고 저 화분은 양금이가 아니라고 항의하였으나 화분은 다르지만 비슷하게 죽었음을 확인하였음
혜윤 간사님 책상에는 튼튼해보이는 대왕화분을 키우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내년 이때쯤에도 잘 자라고 있을지 추적관찰이 필요할 듯
그리고 끝? 굉장히 게으른 관계로 3층 모금국과 사업국만 봤는데 화분을 키우고 있는 간사님들이 생각보다 없다.
이상하다… 분명히 식물을 키우는 간사님들이 더 많았는데…
그리고 차마 자세히 올릴 수 없는 (배)분이네 텃밭과 (모)금이네 텃밭의 최후
(자세히 안 올리려고 모아서 올렸는데도 잘 보이네;;)
그 많던 식물은 어디로 갔을까?
요깄네!!! 그 많던 식물은 다 죽어서 흙으로 가고 화분무덤만 남았다.
재단 간사님들은 식물을 사랑하는데 왜 자꾸 죽는거지? 재단에 수맥이 흐르나.. 진지한 고민을 할즈음 창가 옆에 늘어져 있는 화분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고보니 예전부터 이런 일이 있었다. 화분을 창가에 내놓으면 자기 화분에 물을 주던 간사님이 옆화분에도 같이 물을 주고, 다른 사람이 또 자기 화분 물 주면서 같이 물을 또 주고 그러다가 뿌리가 썩어서 죽곤했다. 아니면 옆에 없으니 물 주는걸 깜빡했는데 다른 사람도 다 잊고 물을 아무도 안줘서 말라죽기도 했다.
이거였어!!! 재단의 식물이 잘 죽는 이유는
재단 간사님들은 너무 마음이 잘통해서 물을 줄때는 다 같이 왕창주고 물을 안줄때는 다 같이 안줘서 발생한 대화합의 산물이었다.
(요런 얼토당토않은 결론 죄송합니다;;)
덧.
이렇게 끝- 하려니 왠지 돌을 맞을 것 같은 기분에 3층의 화분현황을 조사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인데
재단 간사님들은 죽지 않는 꽃을 키우고 있었다는 사실!!! (아이 오글거려;;;;;)
죽지 않는 꽃이 무엇인지 설명보다는 월리를 찾아라에 버금가는 숨은그림찾기 사진을 투척합니다.
다 같이 꽃을 찾아보아요 😀 (매직아이처럼 꽃만 보이는것 같은건 기분탓?)
나눔은 꽃
이지만 진짜 꽃도 잘 기릅시다- 히히
아름다운재단은 단 돈 1원도 정한 지원사업에 쓰이도록 기금을 분리하여 운용합니다.
또한 2백여 개의 기금은 사업비로, 운영비는 <아름다운재단만들기 기금>으로 만 쓰인다는 거. 투명하게 운영하기 어렵지 않아요~
나눔으로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길에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실 분, <아름다운재단만들기 기금> 함께해 주세요.
글 | 김지애 팀장
두리번
ㅋㅋㅋㅋ 나 완전 데굴데굴 구르면서 읽었어요. 너무너무 재밌네요! 지애킴의 깨방정재단생활기! 완전 기대됩니데이~ㅎㅎ
지애킴
으흐흐 재밌었나요. 앞으로도 깨방정 힘을내보겠습니다. 😀
꼬
유니유니 숟가락 어쩔것이여 ㅋㅋㅋ 웃고 갑니다. 재밌어요!!
지애킴
저는 화분 사진 찍고 숟가락은 나중에 발견했어요. ㅎㅎ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대왕이
화분에 숟가락을 올려두면 식물이 더 잘 자란대요 밥 주는 줄 알고요. 라고 하면 어떨까요.
지애킴
장난이죠? 진짜인가… 진지하게 얘기하시니 진짜 같은 느낌이;;
만석
조금 건조할 뻔 했는데.. 끝에서 반전이군.. 역시 지애킴!!
근데 눈씻고 찾아봐도 내 책상에 놓여진 ‘나눔의 꽃’은 왜 안보이나???
습습하다 지애킴~ ㅠㅜ
지애킴
너무 꽁꽁 숨겨두신것 아니에요? 못 찾았었는데요;; 여러분~ 만선간사님도 나눔은 꽃 잘 가꾸고 계신답니다!
아름
재단의 사업 이야기를 보면서 공부하다가, 소소한 일상 이야기에 피식 웃는, 자판기 커피 한 잔 하는 마음이라고 해야 할까요. ^^ 사람 사는 이야기, 이런 글 참 좋아요. 종종 들려주세요~
지애킴
우왕 감사합니다! 제가 제일 듣고 싶었던 얘기를 해주시네요. 편하게 자주 들러주세요 😀
마이너스손
금이네텃밭 오른쪽 상자에 한약재찌거기(녹용들음) 부어 썩혀놨으니 봄에 분갈이할 때 사용해 보아요~
지애킴
옷! 기대해볼게요. 금이네텃밭 흙으로 화분 새로 만들었더니 아무것도 안 자라서 상심했었거든요 ㅠ
옆자리
아 진짜 웃긴다.ㅋㅋ
화분무덤.ㅋㅋㅋㅋㅋ
지애킴
ㅎㅎ 봄되면 화분무덤도 다시 회생할거에요
홍홍미
분이네텃밭 여름ver. http://bfchange.tistory.com/229
여름이 다 끝나갈 무렵부터 바빠지는 사업덕분에 관리를 제대로 못했네요. 겨울엔 분이네와 금이네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고민이구요… (나 왜 변명하고 있지?) ㅎㅎ 재미있는 글 잘 보았습니다!
지애킴
ㅎㅎㅎ 여름에는 수확까지 잘 했던 알찬 분이네 텃밭 알고 있습니다. 올 봄에도 다시 시작할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