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초복입니다. 역시 복날답게 정말 참 어마무지 징하고 허벌나게 덥습니다.
서울은 물론 전국 곳곳의 기온이 연일 30℃를 넘기고 있습니다. 자외선지수마저 ‘매우 높은’으로 차단제가 없으면 피부가 빠르게 탈 수 있다고 해요. 이거야 원, 정말이지 폭력적인 더위, 말 그대로 폭염의 나날이네요.
누구라도 이런 더위는 참 견디기 어렵지만, 특히 더위에 취약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어르신이지요.
보건복지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폭염특보 발령 기간(6∼8월)에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등 온열질환자는 모두 1,195명 발생했고 1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망자 가운데 64% 이상인 9명은 65세 노인이었다고 합니다.
어르신들은 땀샘이 줄어들어 땀 배출량도 적다보니 체온조절이나 탈수 감지가 어렵다고 합니다. 게다가 더위가 만성질환의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지요.
특히 홀몸 어르신들은 냉방용품도 넉넉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지난 2011년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조사에 따르면, 선풍기가 아예 없는 어르신은 무려 8,062명, 선풍기가 있어도 고장으로 사용할 수 없는 어르신이 2,156명이었습니다. 또한 홀몸 어르신의 59.8%는 주로 집에서 더위를 피했고, 무더위쉼터로 이동하고 싶어도 거동이 불편해 집에 머무르는 어르신도 많았습니다.
무더위가 끝나도 식지 않는 마음
아름다운재단은 지난 2012년과 2013년 여름 동안 <無(무)더위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폭염 노인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캠페인이었습니다.
특히 2012년에는 청계광장에서 쪽방 체험 야외행사도 펼쳐 눈길을 끌었습니다. 안 그래도 더운 한여름 한낮, 쪽방의 온도계는 50℃ 가까이 쭉쭉 올라갔지요. ㅠㅠ;;;; 2013년에는 배우 한효주 님이 캠페인에 1000만원을 기부하고, 어르신들에게 선풍기를 배달하는 현장에도 함께 참여했답니다.
이 같은 캠페인이 널리 알려지면서 두 해 여름 동안 5천3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해주셨지요. 홀몸 어르신 3천800여분께 시원한 선풍기와 여름이불을 지원해드렸습니다. 참으로 시원하고 참으로 뜨거운 캠페인이었어요.
성공적인 캠페인이었지만 올해도 여전히 폭염으로 힘들어하는 어르신들이 많이 있을 거에요. 여러 지자체들이 무더위 쉼터를 만들고, 선풍기나 여름 속옷, 여름 이불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혜택을 받기 어려운 분들이 있겠지요.
<無(무)더위 캠페인>은 끝났지만, 함께 해주신 그 마음은 끝나지 않았을 거라고 믿어요. 더위가 끝나고 바람이 차가워지고 낙엽이 떨어져도, 함께 사는 사회를 바라는 그 마음은 식지 않았겠지요?
삼계탕도 먹고 보신탕도 먹고 수박도 먹으면서 초복을 보내시는 당신, 이웃들도 함께 시원할 수 있도록 함께 도와주세요. 올해의 복날은 더위에 늘어져 길게 엎드리는 ‘복(伏)날’이 아니라, 홀몸 어르신들과 함께 더위를 이겨내는 행복한 ‘복(福)날’ 로 만들자구요~
글 | 박효원 간사
<2012 無(무)더위 캠페인> 다시보기
-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니…(2013년 無더위캠페인 지원받으실 어른신들을 먼저 만났습니다)
- 2012년 無더위 캠페인 기부자와 지원받은 어르신들의 코멘트 “새 친구와 잘 살아볼게”
- 배우 한효주 님의 손편지와 그림
<2013 無(무)더위 캠페인> 다시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