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떨어진 기후위기, 어떻게 꺼야하죠?

이번 여름, 기후위기의 현실과 마주했다는 것을 비로소 실감하게 됐어요. 시도때도 없이 비가 왔다가 바로 해가 뜨고, 길을 걷기조차 힘들만큼 더웠잖아요. 그리스, 터키, 미국, 인도, 이라크 등 많은 나라는 40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사투를 벌여야 했고요.

유례없는 기후변화의 다른 이름, 지구 온난화입니다. 지구의 평균기온은 이미 산업화 이전보다 1.1도 가량 올랐고, 더 오를 거란 전망도 나왔어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IPCC)’에서 20년 안에 지구 평균기온이 1.5도 상승할 거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거든요.👆 기존에 예상했던 것보다 10년이나 앞당겨진 거예요.

당장 지구가 망하거나, 영화 속 재난처럼 삽시간에 뭐가 어떻게 되는건 아니예요. 조용히, 또 서서히 일상이 변화하는거죠. 폭염이 지금보다 8배 이상으로 심해질 거고, 식량 물가가 폭등하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밥상이 사라질 수 있어요. 기후가 아열대로 변하면서 곤충을 매개로 한 감염병이 확산될 수도 있죠.

우울해지는 시나리오 앞에서 저는 환경운동가 데릭 젠슨의 말을 떠올려요. ‘모든 게 엉망진창일 때 좋은 점은 어딜 둘러보더라도 할 일이 눈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가만히, 잠자코, 무기력하게 있기보다는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요? 인류가 만든 위기는 인류가 해결해야 하니까요.

 
기후대응도 한걸음부터, 지구의 온도를 후~후 낮추는 사람들
 

기후대응의 핵심은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줄이는 거예요. 개인이 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어요. 실제로 정부와 기업의 책임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고요. 그런데, 뭐든 안하고 그냥 가만히 있을 순 없잖아요. 우리의 오늘과 내일을 결정하는 일인만큼 정확하게 이해하고, 어떤 목소리를 낼지도 정해야 해요.

어렵게 느껴지거나 막막하다면 일단 먼저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건 어떨까요? 제가 만나고 온 사람들은 이미 함께 모여서 뭔가 사부작 사부작하고 있더라고요.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뭐라도 하다보면 같이 하는 사람들이 생긴다’였습니다. 식품을 담을 용기를 가지고 다니고, 가까운 거리는 공유자전거로 오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는걸 보면 느껴지지 않나요? 뭐부터 해야할지 몰라 망설였다면 오늘 한 발 떼어봐요!

#1. 소비기한, 멸균팩 재활용… ‘쪽수의 힘’으로 만든 변화
 

태어나서 죽는 그 날까지 우리 모두는 소비자입니다. 자급자족이 어려운 세상에서 반드시 누군가가 만든 물건을 구매하고, 쓰고, 버리게 되어있으니까요. 올해 1월 발족한 비영리단체 ‘소비자기후행동’은 모두가 소비자로 살아가는 세상이라면, 기후대응의 동력도 그들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힘을 모아서 ‘소비기한 표시제’ 도입을 위한 앵그리푸드 캠페인을 진행했고요. 멸균팩을 일반쓰레기로 바꾸려하는 환경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거 한다고 되겠어?’라는 의문에 보란듯이 ‘하니까, 되더라!’라고 말할 수 있을 만한 성과도 있었습니다. 소비자기후행동 이차경 공동대표와 함께 다같이 ‘쪽수의 힘’을 충전해봐요. (인터뷰 바로 보기👆)

#2. 타들어가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지키는 산타들이 있다
 

녹아내릴 것 같은 더위에도 지리산을 꼬박 오릅니다. 기쁨이 자리해야 할 산행의 끝에는 씁쓸함만이 가득합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쓰이는 구상나무들이 허옇게 속살을 드러내고 죽어있으니까요. 해발 1,500m 이상의 저온지대마저 평균 기온이 상승한 결과입니다.

한반도 기후 모니터링을 진행해온 녹색연합 서재철 전문위원은 인터뷰 당일에도 지리산에 있었어요. 기후로 인해 생태계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살펴보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필요한 것들을 찾아나가고 있죠. 기후위기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도 산행에 함께하고 있는데요! 이 산행의 의미가 무엇인지, 우리는 무엇을 시작해야할 지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인터뷰 바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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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깜짝코너! 후후레터 구독자들이 말하는 우리 곁의 변화

지난 7월호 끝무렵에 ‘일상에서 발견한 변화’를 공유해달라는 요청을 드렸었어요. 여기저기서 질문이 너무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당장 인터넷만 켜도 부정적인 뉴스가 넘쳐나잖아요. 곁에서 변화를 발견한다는건 진짜 어려운 일이겠더라고요. 그 어려움을 뚫고 일상에서 변화를 포착하고 나누어주신 구독자님들이 계셨어요. 읽는 내내 호랑이 기운을 얻게 만든 그 귀한 이야기들을 한데 모아봤어요.

후후레터 구독자들이 보내준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