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기부자에게 ‘나눔’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나눔에는 사회의 변화를 바라는 수많은 마음과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오랜 시간 아름다운 나눔을 함께해 주고 있는 양윤희 기부자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
나를 찾아가는 나눔
“벌써 15년이나 되었나요? 제가 그동안 잘 살아온 것 같네요! 15년 동안 기부를 했다는 게 그 세월 동안 잘 살아왔구나, 잘 이겨내고 여기까지 잘 왔다는 생각이 들어서 감사해요.”
아름다운재단과 15년의 인연을 맺어오고 있는 양윤희 기부자에게 나눔은 스스로에게 격려를 해주는 일이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일이었습니다. 어렵고 슬픈 시간을 거치는 동안 스스로의 존재감을 찾고자 봉사활동과 기부를 시작하며 버겁다고만 느끼던 현실에서 자신도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걸 느끼며 용기를 가졌습니다.
환한 미소와 에너지 가득한 양윤희 기부자는 공릉동에서 작은 부동산을 운영하며 이웃에 긍정의 에너지를 전파하고 있었습니다. 긴 시간동안 잘 견디며 살아온 자신에게, 그리고 기부를 할 수 있었던 사실 자체에 감사하다며 밝게 웃었습니다.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행복
골목길 코너에 자리 잡은 양윤희 기부자의 공인중개사 사무소. 이곳은 동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이웃들의 말벗이 되어주고 동네에 대해 물어오는 사람들의 정보 창고가 되어줍니다. 타로학회 카운슬러 자격증을 취득할 만큼 타로 공부에도 열심입니다. 덕분에 집을 알아보러 오는 손님 외에도 주변에서 상담과 고민을 물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골목이 많아 집을 찾는 데 한참 걸렸죠. 공릉동은 안으로 들어오면 오래된 우리 부모님 세대가 사는 동네예요. 주변은 정감 있는 모습들이 아직 남아 있죠. 제 사무소는 과거로 치면 사랑방 같은 곳이에요. 많은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이런 분위기를 추구하지는 않죠. 저는 사람을 좋아하고, 얘기를 듣고 소통하는 것을 좋아해요. 저와 알게 된 사람들은 깊고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가요. 그러다 보니 주변 이웃들이 사소한 것을 물어보러 잠깐 들리시고, 별일 없는지 안부를 물어봐 주시고 그래요. 각 지역마다 그 지역의 운치가 있는데 이곳은 정이 넘치는 동네인 것 같아요.”
세대를 불문하고 사람들과 소통을 즐기며 공감을 잘 하는 양윤희 기부자. 얼굴에 띈 미소가 빛나는 모습에서 좋아하는 일을 즐기고 있다는 게 보입니다. 지역행사에서 도움을 요청해 와도 양윤희 기부자는 서슴없이 ‘그 정도의 나눔은 할 수 있다. 그게 어려운 것은 아니잖아요’ 라고 말합니다.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나눠줄 수 있다면 행복하다고, 오히려 나눔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찾아가는 것이라며 기꺼이 발벗고 나서 줍니다.
일상의 소소함이 불러온 행복
“나눔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 같아요. 저의 존재 이유와 살아가기 위한 힘이 필요했어요. 예전에는 과거에 대한 집착과 슬픔이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변했어요.”
밝은 모습에 에너지가 넘치지만 양윤희 기부자에게도 혼자 두 자녀를 키워야 하는 힘들고 어려운 시기가 있었습니다. 힘든 시절 보살핌을 받아 온 일들을 추억하며 자신이 받은 만큼 돌려줘야겠다는 생각을 마음에 품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나눔의 실천은 양윤희 기부자에게 즐거움이자 삶의 원동력이었습니다.
“큰 돈도 아니고 기부를 하고 있다고 아이들에게 말하지 않았어요. 언젠가 아이들에게 우리가 어려울 때 많은 도움을 받았고 풍족하지는 못했지만 마음이 찌들게 살지는 않았던 걸 기억해서 너희들이 직장에 다니게 되면 한 군데 정도씩은 좋은 나눔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아이들에게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이 말을 기억했는지 작은딸이 착하게도 나눔을 하고 있더라고요. 아이들도 자기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고 있어서 고마워요. 나누는 마음을 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고마운 거죠.”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필요로 하면 어느 누구라도 와서 계약을 하든 말든 알고 있는 정보를 줘요. 중개라는 게 꼭 계약의 중개뿐만 아니라 다른 것의 중개 역할도 한다고 생각해요. 공인중개사지만 사람들이 방문해서 얘기하다 보면 개인적인 얘기나 다른 부분에 대해 얘기를 하기도 해요. 내가 알고 있는 부분에 대해 전달할 수 있는 행복의 단위를 전달하는 거예요. 상대방이 충분히 만족을 느낀다면 그것으로 돼요. 그렇게 하는 나눔도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베풀고 알려준다기보다는 서로 나눈다고 생각하죠.”
삶이 힘들었던 시기에 마음치유하는 법을 찾고, 타로 공부로 위안을 얻은 양윤희 기부자. 나눔도 스스로가 필요로 하고 하려는 의지가 있어 즐거움과 재미를 느낍니다. 누군가 알려준 게 아닌 스스로 찾아 나서는 게 살아가는 힘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삶에서 소소한 것에 재미있는 게 많다는 것을요. 저는 그 안에서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찾아가려고 해요. 작은 것을 놓치지 않고 살았으면 해요.”
빛을 품은 아름다운 사람
“제가 어떤 책에서 봤어요. 아름다움의 어원이 알음알음이더라고요. 무언가를 아는 것. 지금 삶에서 모르는 영역을 알아가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그런 뜻에서 제게 나눔은 ‘아름다운 사람’이에요.”
현재를 즐기며 소소한 것에 감사하는 양윤희 기부자의 삶. 그 모토는 알아가는 삶을 사는 것이고, 아름다운 사람으로 존재하는 것입니다. 양윤희 기부자는 자신처럼 한부모 여성들이 사회에서 만들어진 인식과 차별, 편견 앞에 위축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자신의 현실을 인정하고 스스로의 힘을 찾았듯이 많은 여성이 내면을 강하게 해 당당하게 사회에 나가기를 바랐습니다. 그 옆에 아름다운재단이 아름답게 사회에 필요한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함께 건넸습니다.
기억의 창고에 켜켜이 쌓아둔 순간들. 그때를 떠올리며 살아가는 삶에 대해 자연스럽게 얘기를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양윤희 기부자의 꿈을 응원하며 환한 미소처럼 빛나는 순간들을 만들어 나가길 바랍니다.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글ㅣ정희은 간사
사진ㅣ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