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청소년공익활동지원사업 ‘나눔교육X유스펀치’(이하 유스펀치)는 청소년의 시민성을 증진하고, 더 나아가 공익활동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청소년들의 공익활동을 지원합니다. 2021년 10개의 청소년 모둠이 참여해 한 해동안 진행한 프로젝트 활동과 작은변화를 나누는 결과공유회 <본격 변화자랑! 작은변화 페스타>를 개최했습니다. 각 모둠의 활동을 지지하고 이후의 연결을 약속하는 축제의 장이 되었습니다. 한 해 동안 우리의 동료시민 청소년들이 만든 작은변화를 공유합니다. |
지난 12월 19일, 2021년 유스펀치 결과공유회 <작은변화 페스타>가 열렸습니다. 코로나 상황에 맞춰 결과공유회는 온라인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진행됐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이 위치한 경복궁역과 재단의 건물이 놓여진 가상공간의 광장에 접속하니 “작은변화 페스타”라는 현수막이 눈에 띕니다. 길을 따라 입장하니 이제 막 접속한 유스펀치 청소년들과 아름다운재단 간사가 인사를 나누고 있습니다. “유스펀치 결과공유회 작은 변화 페스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앞쪽으로 쪽 가서 아름다운재단 건물 안으로 입장하세요!”라는 안내 인사에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건물 강당으로 입장하니 벽에 걸린 세 개의 게시판이 눈에 띕니다. 가까이 다가서자 2021년 한 해 동안 펼쳐온 유스펀치 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게시판이 펼쳐집니다. <전시 담벼락>은 활동 사진과 영상, SNS게시글 등을 전시한 공간으로 활동 기록물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유스펀치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직접 촬영한 <우리들의 셀프 인터뷰> 게시판에서는 각 팀의 활동에 관한 소개와 소감을 담은 인터뷰 영상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활동의 결과가 담긴 <결과 발표 자료>를 보자 1년간의 유스펀치 활동이 꿰맞춰 지는 기분이 듭니다.
[활동발표] “나도 변화에 참여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사회자가 행사의 시작을 알리고 첫 결과공유 발표가 시작되었습니다.
첫 발표를 맡은 <꽃친 체인져스>는 16~17살 청소년기에 있는 꽃친 친구들이 봉사의 진정한 의미를 찾고 먼저 적극적으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회참여의 방식을 배우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들은 점수를 위한 도구로 여겨지기 쉬운 봉사 활동의 진정한 의미와 즐거움을 찾고자 직접 유기견 보호소 봉사 활동에 뛰어들었습니다. 자신들의 활동 사례가 퍼져 다른 청소년들이 봉사에 도전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러나 처음 해보는 활동에 어려움이 많았고, 중도에 그만둔 팀원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꽃친체인져스>의 즌즌은 이 과정을 회고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활동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저희가 만든 변화는 어른들이 만들어준 계획보다 허술하기도 했고 실패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중요했던 건 팀원들 한 명 한 명이 ‘내가 스스로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작은 일부터 점차 바꾸어 나간다’라는 감각을 배웠다는 것입니다.”
<늘픔>은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 그들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는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이를 위해 학교 밖 청소년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구상한 정책을 ‘민주주의 서울’이라는 플랫폼에 제안하였습니다. 이들이 제안한 정책은 자퇴서 제출 후 2주간의 숙려 기간 동안 청소년들이 자신의 진로를 찾아볼 수 있도록 관련 기관이나 체험, 탐색 프로그램을 연계하자는 제안입니다. <늘픔>의 홍설은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학교 밖 청소년을 직접 만나 그들의 꿈과 삶을 알게 되었고, 앞으로 더 알아가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도란도란>은 강원도 정선의 임계지역의 돌봄 사각지대 아동들을 만나며 학습, 음악, 오락, 공예, 체육 등 다양한 활동 진행했습니다. 돌봄의 부재를 줄이고 청소년이 보호의 대상에서 지역사회의 일원인 임을 부각 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계획했던 소풍을 가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5월부터 12월까지 매주 꾸준히 아이들을 만났다고 합니다. “<도란도란>의 가장 큰 성과는 돌봄 아이들이 재밌어하고, 행복해했다는 것입니다. 매일 오고 싶다고 한 아이들의 말이 저희에게는 활동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뿌듯한 말이었습니다.”
<마블리>는 지역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페인트가 벗겨진 벽화가 있는 낡고 어두운 골목길을 바꾸는 활동을 했습니다. 직접 벽화 그리는 법을 배워 그림도 그리고, LED 조명도 설치해 어두운 밤길을 밝게 빛냈습니다. 벽화에는 달, 별, 구름, 뛰어 노는 아이들 모습과 같이 희망찬 이미지와 함께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힐링 메시지도 적었습니다. 이전에는 그저 불편하다고 생각만 했던 동네 골목길을 직접 바꾸는 과정에서 마블리 모둠원들은 “마을의 변화에 나도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고 마을 주체로서의 활동소감을 공유했고 유스펀치 활동에 참여한 청소년들에게 “오늘도 잘했고 지금까지 잘해왔고. 내일도 잘할거야!”라고 힐링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부곡 T.E.C>는 생활 속에서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온, 오프라인 환경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사용한 플라스틱 컵을 활용해 화분으로 만드는 워크숍, 일회용품이 아닌 텀블러 사용을 장려하는 챌린지,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플로깅, 주민 대상 환경교육 등 환경과 관련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습니다. 직접 환경교육 매뉴얼을 제작해 워크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e-book을 배포하였는데, 이를 다른 모둠도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하기도 하였습니다.
<아하피플>은 많은 시민이 사회문제에 공동체적 책임감을 갖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사회문제 공감 라이브러리’를 설치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이들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다양했지만, 사회 문제가 곧 나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만은 공통되었습니다. 얼마 전 오픈한 사회문제 북 큐레이션의 베타 서비스의 참여자를 즉석에서 모집하기도 했는데 참여를 원하는 청소년들의 신청이 올라오며 이후의 연결을 약속했습니다.
<유스체인지메이커스>는 ‘청소년 체인지메이커스’라는 양성과정을 운영했습니다. 2021년, 코로나의 어려움 속에서도 43명의 청소년이 이 과정을 마쳤습니다. 이 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은 지역 사회에 숨은 사회 문제를 발굴하고, 이를 학습한 후 해결을 시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청소년대표 민정은 “청소년들의 활동이 이후 체인지메이커로 성장하는 씨앗이 되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청소년운영위원회 랩소디>는 “왜 우리는 우리의 권리에 대해 잘 모르는 걸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이에 모둠원들이 먼저 청소년의 권리와 정책에 관한 공부를 했고, 알게 된 내용을 카드 뉴스나 영상 등 콘텐츠로 만들어 전달했습니다. 활동 공유회와 정책 제안 대회도 열어 청소년 권리에 대한 관심을 모으고 격려했습니다. “지난 1년간의 활동을 통해 많은 청소년의 권리 의식을 바꿨을 뿐 아니라 참여한 구성원들의 배움과 생각도 깊어졌다.”고 말했습니다.
<화빈>은 ‘베트남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영화, 책, 역사 탐방이라는 프로그램을 매개로 전쟁을 겪어보지 못한 청년, 청소년들에게 전쟁의 고통과 평화의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화빈>의 은경은 활동을 통해 일군 변화를 다음과 같이 평했습니다.
“전쟁기념관 탐방 후 참여자 중 한 분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혼자 왔으면 곧이곧대로만 전시 내용을 받아들였을 텐데 공부하고 와서 관람하니 비판적으로 볼 수 있었다’라고요. 우리가 만든 작은 변화는 이처럼 참여한 사람들이 베트남전쟁을 기억하는 국가의 태도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된 점입니다. 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모이고 널리 퍼져 더 평화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크콘서트] 코로나 시대에도 계속된 청소년 공익활동
작년에 이어 2021년에도 코로나19의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활동을 막 시작할 7월에는 사회적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었고 모일 수 있는 장소와 인원에 한계가 생겼습니다. 그래도 유스펀치 프로젝트는 계속되었습니다. 토크콘서트를 통해 코로나 시대라는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꿋꿋하게 활동을 이어갔는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유스체인지메이커스> 박민정 청소년 대표는 비대면 시대라는 변화에 움츠리기보다는 적극 대응해 오히려 활동이 확장되었다고 합니다.
“저희 역시 모든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진행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변화가 있었어요. 이전에 오프라인으로 모일 때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이 참여했다면, 온라인으로 진행한 이후 다양한 지역의 참여자들이 왔어요. 시간,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은 온라인 활동의 장점이 오히려 만나는 사람들을 넓혀 주었습니다.”
활동하며 어려움을 겪었던 순간의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아하피플> 강채현 청소년대표는 유스펀치 활동을 하며 이전에 3개월간 준비하고 구상했던 서비스를 완전히 바꿔야 했을 때가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어려움은 결국 <아하피플>이 한 걸음 더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합니다.
“3개월 준비해온 걸 바꾸는 게 마음이 아팠지만,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으로 유저(사회문제공감 라이브러리 사용자)들과 인터뷰를 하며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번 기회를 통해 유저들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주목하는 문제를 재정의했고 서비스 자체를 개선해나갈 수 있었어요.”
<화빈> 정린 청소년 대표는 계획했던 박물관, 기념관 등의 탐방은 다하지 못했지만 어렵게 활동하며 인상 깊었던 장면을 나눴습니다. 베트남전쟁 민간인 학살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기억의 전쟁’을 학교 졸업생과 마을 주민들과 함께 감상한 했습니다. 나에게서 타인으로, 마을로 문제의식이 퍼져나가는 순간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제가 베트남전쟁 문제를 알게 된 건 수업 시간이었어요. 당시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공부를 하다 보니 이 문제가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관심 있는 친구들과 팀을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어요. 이번 공동체 상영회에서 감독님과 마을 분들을 모셔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이 문제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장을 열었다는 데 스스로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포부와 이후 연결을 위한 제안을 하며 토크 콘서트를 마무리했습니다.
강채현 팀 대표는 “사회 문제에 관해 고민하고 싸운다는 것은 우리가 굉장히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사회 문제 고민하다 힘들 때는 서로 연대해서 도와주면 좋겠습니다”라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행사의 막을 내리며 참여자들은 야외정원에 모여 단체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결과공유회는 끝났지만, 유스펀치의 청소년은 이미 다음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격변하는 코로나 시대를 꿋꿋이 통과하며 다양한 활동을 해온 이들이 다음에 어떤 활동을 펼쳐나갈지 기대 됩니다.
<작은변화 페스타> 축제현장 영상으로 보기
글 | 우민정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