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은 공익활동을 하고자 하는 시민모임, 풀뿌리단체, 시민사회단체를 지원합니다. 특히 성패를 넘어 시범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공익활동의 다양성 확대를 꾀합니다. ‘2021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서 어떤 활동들이 진행되었는지 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제주 바다를 기록하는 <강정 연산호 시민 모니터링>은 ‘2020년 제주 강정 해군기지 연산호 수중 모니터링’의 연속 사업입니다. 매년 계절 별로 진행하던 정기적인 수중 조사를 포함하여 강정 활동가들로 구성된 ‘강정 다이버스’팀의 역량을 강화시켜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가려 합니다. 동시에 ‘연산호’를 주제로 한 사진 전시, 영화 상영회, 수중 음감회 등의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시민들과 만남의 장을 이어나가려 합니다. 2021년에 하였던 다양한 사업을 소개 합니다.
강정 연산호 모니터링 정기조사
1) 강정등대 : 강정등대 남단 수심 15m 지점, 강정 등대 수중 동굴. 이곳은 문섬과 범섬, 산호정원의 연산호 서식지와 송악산 해역의 연산호 서식지를 연결하는 아주 중요한 지역으로 평가된 지역이다. 단 30분의 수중 조사에서 9종의 멸종위기종이 발견될 정도로 생태적으로도 상당히 의미 있는 지역. 2) 제주 해군기지 30도 항로의 이른바 ‘암초’ 2지점에 대한 수중조사를 진행하였다. 기존 77도 항로와 100m 이내 가까이 인접한 지역이고, 수심은 10m 안팎이었다. 신규 30도 항로로 예측되는 지점이다. 직접 다이빙을 해 산호충류 서식 현황을 개괄할 사진과 영상을 확보하였다.
*강정등대 변화 : 강정등대 남단 70m, 수심 15m 지점에서 촬영한 분홍바다맨드라미 군락지다. 깨끗하던 바다가 부유물로 가득했고 해상공사 당시 연산호의 크기는 손가락 한마디 정도로 줄어들었다. 이곳은 문섬과 범섬, 산호정원의 연산호 서식지와 송악산 해역의 연산호 서식지를 연결하는 아주 중요한 지역으로 평가된 지역이다. 2007년 당시 단 30분의 수중 조사에서 9종의 멸종위기종이 발견될 정도로 생태적으로도 상당히 의미 있는 지역이었으나 현재는 분홍바다맨드라미만 드물게 분포하고 있다.
2) 서건도 : 강정천 동쪽에 위치한 조그만 섬으로 썰물 시 도보로 건널 수 있다. 서건도는 수직 암반 지대가 남쪽으로 길게 형성되어 있다. 서건도 일대의 물밑 수심은 15m이고 폭 3m 높이 3m 크기의 수중동굴이 있고 동굴 주위로 분홍바다맨드라미, 큰수지맨드라미가 밀집되어 있다. 또한 빛단풍돌산호, 거품돌산호, 금빛나팔돌산호 등 돌산호류가 쉽게 관찰된다.
이번엔 서건도 지역 방형구 조사를 진행하였고 매번 관찰하던 지점, 분홍바다맨드라미의 밀도를 기록하기로 하였다. 더불어 서건도 조사지점 전체 스케치 영상을 기록하였다. 작년 조사 때 서건도 주변 거품돌산호에 나타난 백화현상이 관찰되었다. 돌산호류는 산호의 폴립 속에 들어간 미세조류(주산셀라)가 광합성과 먹이 섭취를 통해 산호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방식의 공생관계로 생존한다. 백화현상은 산호 속 공생 관계인 미세조류가 탈락하고 몸을 지탱하던 석회질만 남아하얗게 변하는 현상이다. 올해는 어떤지 지속적으로 관찰 및 기록을 하였다. 백화현상이 확장된 것처럼은 보이지 않았지만 돌산호류의 양적 팽창이 인상적이었다.
* 서건도 변화 : 서건도 남단 100m, 수심 15m 지점 수중동굴 주변의 분홍바다맨드라미 군락지를 촬영하였다. 폭 3m높이 3m 크기의 아치가 있고 그 주위로 분홍바다맨드라미, 큰수지맨드라미가 밀집되어 있었다. 해상공사 당시 암반 주변의 분홍바다맨드라미 개체수가 상당히 줄었고 감태 역시 사라졌다. 준공 이후 서건도 지역은 부유물이 심하게 쌓여 있고 빛단풍돌산호, 거품돌산호 등의 돌산호류가 쉽게 관찰되고 있다.
제주 바당 연산호 기록집 『코랄 블루』 시민/단체/제주지역책방 배포
총 1000부를 찍었고 대중들에게 제주 연산호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제주 지역 책방에도 판매하고 있어 강정 연산호 모니터링 활동을 소개하고 해군기지 준공으로 인해 변해가는 바다 생태를 알리고 있다. 더불어 연산호 북토크를 책방 및 마을을 방문하는 단체팀에게 진행 하여 현재 강정 바다의 상황과 연산호 모니터링 활동에 대한 소개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영화 <코랄 러브>
*시놉시스
해양 생물들의 터전, 제주 연산호 군락지가 위험에 처했다. 서귀포시 강정마을 앞바다의 ‘산호 정원’은 세계 최대의 연산호 군락지로, 해양 생물종의 절반이 서식지로 삼고 있는 해양 생태계의 보고다. 그러나 2012년에 시작된 해군 기지 준설로 인한 조류의 변화와 기후 변화로 인해 연산호가 파괴되고 있다. 지속되는 변화를 막고자 강정마을에 모인 다이버들은 카메라를 들고 물 속으로 향한다.
*스틸컷
*이후 영화제 혹은 공동체 상영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해군기지 쓰레기 줍기
*취지 : 강정친구들과 강정 다이버스팀은 해군기지 준공 이후 기지 주변에 살아가고 있는 연산호를 조사하고 기록하는 것과 함께 물 밖에서는 해안가에 버려져 있는 쓰레기를 주워보려고 합니다. 해양 쓰레기로 고통받는 해양 생물들, 지기 운용으로 인해 고통받는 생명들을 생각하며 해군기지 일대를 걸으며 버려져 있는 쓰레기를 줍고, 이야기 나누려고 합니다. 바다를 지키는 행동과 동시에 해군기지를 감시하는 일환으로 아름다운 마을, 내가 살고 있는 지구와 마을을 돌보는 시간입니다.
*해양 쓰레기 줍기 참가 소감 – 오연재
하나 둘 사람들이 왔고 총 8명이 모이게 되었다. 볕 좋은 날 함께 걸으며 쓰레기를 주우며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때론 더운 날씨에 신경이 곤두서기도 했고, 멍을 때리기도 했다. 이곳을 지나는 관광객, 주민, 낚시꾼 등 누가 버렸는지는 모르겠으나 보물찾기 하듯 곳곳에 숨어있는 쓰레기를 찾을 때면 괜히 뿌듯해지다가도 하다가 현재 내가 줍고 있는 쓰레기를 누군가 버렸다는 생각에 괜히 짜증이 나기도 했다. 낚시를 하거나 올레길을 걷는 멧부리와 강정 포구 정자와 같이 사람이 많이 오가고 머무는 곳에 집중적으로 쓰레기가 많이 있었다. 길가에는 담배꽁초가 대부분이었다.
함께 걸으며 “우리가 치워야 할 쓰레기는 해군기지인데”라는 이야기가 오갔다. 해군기지를 치우는 심정으로 언젠가는 해군기지가 폐쇄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쓰레기를 주웠다. 그런 의미에서 참 좋은 시간이었다. 해군기지를 중심으로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 좋았다.
중간에 강정천에 발을 담갔다. 더위가 날아가는 차가움이 좋았다. 쓰레기를 주우며 땀 흘린 내가 강정천에서 씻으면서는 이 또한 강정천과 바다를 오염 시키는 행위가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날이 더워지고 종종 강정천으로, 월평바다로 수영을 간다. 뼈가 저리는 시원함이 고통스러울 때도 있지만 늘 즐겁다. 스노쿨을 하며 만나는 물고기도 반갑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물을 더럽히는 건 아닌지 고민을 하게 된다. 몸에 묻은 먼지, 머리카락에 남아있는 샴푸 찌꺼기 등 내가 강정 앞 바다를 지키고 싶다면 무얼 해야 하고 무얼 하면 안되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으나 고민해보게 되었다.
일상적으로 쓰레기를 줍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아니나,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함께 모여서 진행하니 즐거움은 배가 되었다. 같이 무언가를 할 때 나오는 힘이 확실히 존재했다. 크게 품이 드는 일이 아니니 해군기지 감시를 위해서, 강정마을을 함께 지키자는 의미에서 시민들과 지속적으로 소소하게 이어가면 좋겠다. 이어가고 싶다.
2021년 강정연산호 모니터링을 함께 하며 – 오연재
기지반대운동의 일환으로 강정 앞바다 연산호 모니터링에 함께 했다. 스쿠버다이빙 경험이 많지는 않았지만, 연산호에 대해 잘 알고 있지는 못했지만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바다에 들어갔다. 범섬 산호정원에서 가시수지맨드라미를 처음 보았다. 사진과 영상으로만 보았던 연산호를 실제로 보았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조류에 방향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이 특히 아름다웠다. 라이트 여부에 따라 색이 다르게 보이는 것이 신기했다.
스쿠버다이빙 경험이 많지 않았기에 조사와 기록에 방해가 될까봐 관찰에 집중을 보다 제 몸 가누기 바빴다. 중성부력이 잘 되지 않아 바닥에 핀이 닿아 부유물이 생겨 기록을 하고 있는 곳의 시야를 방해했다. 내가 이 조사에 피해가 될까봐 충분히 눈으로 담지 못한 것이 아쉬운 점이기도 하다. 범섬 산호 정원범섬과 서건도, 강정등대 포인트에서 수많은 바다 생명들을 만났다. 신기하게 나는 아무리 봐도 보이지 않는 생명들이 혜영님 옆에 붙어 있으면 볼 수 있었다. 여기에 흰갯민숭달팽이가 있다고 가시복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객체를 구별하지도, 종을 알지도 못하지만 바다에서 많은 해양생물을 만났고 그들이 궁금해졌다. 다이빙을 그저 재미와 경험으로 하기보다는 바다에 대해서 그리고 해양생물에 대해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 순간이었다. 나의 경험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이빙을 다녀오면 기록한 영상과 사진을 보며 디브리핑을 진행했다. 그러면 나는 보지 못했던 연산호도, 해양생물들도 많이 있었다. 다시 다이빙을 한다면 조금 더 알차고 많은 것을 보고 오고 싶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곁에서 설명해주지 않으면 찾지도, 구별하지도 못하는 스스로에게 화도 났지만, 앞으로를 기대하기로 했다. 군사기지반대 평화운동과 환경, 기후운동의 교차점에 대해 고민하던 적이 있다. 분명 같은 맥락에서 이야기 할 수 있는데 나의 언어가 없었다. 하지만 연산호 조사에 함께하며 해양의 역할과 생명의 안녕을 바라는 관점에서 ‘두 가지 이야기를 묶을 수 있겠거니’ 생각했다. 해양은 지구표면의 70%을 차지하고 있고, 지구 생명체의 80~90%가 서식을 하는, 엄청난 탄소를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 해양에서 연산호의 역할은 해양생물들의 집이 되기도 하고, 먹이가 되기도 하며 균형이 깨지지 않게 지지를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강정 연산호 모니터링을 통해 연산호 군락의 변화과정을 기록하는 것은 단순히 연산호라는 종의 멸종을 넘어 해양생태계 파괴와도 직결되는 것이다.
반환된 부지 오염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강정 연산호 모니터링을 생각하게 되었다. 강정 해군기지 준공 이후 강정 앞바다의 연산호 군락의 변화를 조사하고 기록하는 것은 안보라는 이름으로 이해되고 감춰지며 진행되는 환경적 훼손을 더 이상 하지 못하도록 저항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군사기지가 들어선 부지와 그 인근의 환경은 이미 기지 운용 만으로도 또 다른 형태의 전쟁이 진행 중인 셈이다. 기지 운용에 있어 배출되는 오염물질에 대한 제대로 된 보고도 무엇도 없기 때문에 이 연산호 정기 조사는 중요한 활동이었다.
기지 준공 이전, 직후의 모습은 기록된 사진과 영상으로 밖에 보지 못했기에 경험으로 부터의 변화에 대해 올해 조사만으로는 알 수 없지만 올해 연산호 존재 자체가 가지고 있던 아름다움 하나는 알 수 있었고, 계속해서 기지가 운용이 되고 서귀포 앞바다가 난개발로 형태를 변해간다면 이번에 본 모습조차 사진으로밖에 남지 않게 될 까봐, 그런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안보라는 이름으로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깨달았다. 멸종위기, 보존식물이라는 국가적 세계적 보호지역이라는 단위에 대한 경각심 없이 환경을 파괴하며 기지를 짓고, 기지 운용에 따른 피해에 대해서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에 대한 분노가 생겼다. 육안으로 볼 수 없으니 침묵하고 은폐하며 감추고 있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이야기 하고 기록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제주 지역 언론사 인터뷰
헤드라인제주 <황폐화 되어가는 해양 군락지, 천연기념물 제주 연산호 ‘수난’>
ttps://www.headlinejeju.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5818
<강정친구들>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와 평화활동가를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2012년 12월 결정된 <강정친구들>은 해군기지 준공 이후에도 꾸준하게 강정 해군기지 평화운동 소식을 알리고 평화활동가를 양성해 내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시민감시 기지 모니터링과 평등한 문화 만들기 등으로 시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합니다.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