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의사회]가 2021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에 참여하여 코로나19이후 의료취약계층 현황조사 자료집을 발간했습니다. 이 글은 행동하는의사회에서 보내온 사업후기입니다.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은 공익컨텐츠의 생성과 확산을 위해 5인 이하의 소규모 단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
코로나로 인해 멈추고 고립되어, 손길이 닿지 못하는 이들
코로나로 인해 우리의 일상도, 우리의 진료활동(무료 양·한방진료)도 멈춰버렸습니다. 3년 넘게 다달이 만나오면서 웃으며 인사하고, 건강을 물어보며, 안녕을 기원했던 일상들이 그리웠습니다. 무엇보다 코로나로 인해 멈추고 고립되어, 손길이 닿지 못하는 이들(장애인,쪽방촌,여인숙 거주민들)의 일상이 걱정되었습니다. 약은 잘 먹고 계실까? 건강이 더 악화된 건 아닐까? 누군가의 돌봄을 받고 계실까? 우울증이 더 심해진 것은 아닐까?
이러한 고민과 걱정들이 모여, 아름다운재단의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으로 <코로나19 이후 의료취약계층 현황조사>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코로나19와 관련되어 있지 않은 취약 해진 의료상황에 집중하고, 의료적 지원을 넓히고자 보건의료계열 조사단원을 모집했습니다. 현직 간호사, 간호학과 ·의대 학생들 총 12명의 조사단원이 마음을 모아주었고, 우리의 활동은 시작되었습니다.
첫 모임에서 단체 소개와 우리의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후 총 3회의 강의를 통해 우리가 만날 대상자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습니다. 주제교육 강연 1강은 쪽방·여인숙 거주민들의 다양한 사회적 배경과 복지 상황, 인천의 건강, 보건의료 현황 등에 대해 알아보았고, 2강은 장애인 당사자의 삶과 투쟁으로 일궈낸 다양한 장애인 복지체제와 현황에 대해, 3강은 장애인이 장애인이 될 수 밖에 없는 사회적 시선과 차별, 그리고 그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우리가 함께 어떻게 살아가고 연대할 것인가에 대한 강연이었습니다. 조사원 인터뷰 교육에서는 우리가 만날 분들을 어떻게 인터뷰를 해야 하는지 이론부터 방법론, 그리고 마인드맵을 통한 설문지 문항 초안 작성 시뮬레이션을 진행하여, 실제 인터뷰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설문 문항지를 조사단원들이 직접 만드는 활동은 그야말로 양쪽 모두 대만족이었습니다. 본인이 어떤 흐름으로 어떤 의도로 질문을 해야할지, 어디에 집중해야하는지, 어떤 질문을 어떻게 해야 할지 파악할 수 있었고, 실제 인터뷰 활동에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인터뷰는 8월 중순부터 말까지 3주에 걸쳐서 진행이 되었습니다. 장애인파트와 쪽방·여인숙 파트를 나누어서 2인 1조가 되어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은 개인과 그룹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언론으로만 보고 들었던, 그분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모두 고립되고, 외롭고, 우울한 날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괜찮다고,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신다고 웃어 넘기십니다. 하지만 그 웃음 뒤에는 사회적으로 돌봄을 받지 못한, 어디에다 내색하지 못했던 닫혀진 마음의 주머니들이 있었습니다. 그 주머니를 하나하나 조금씩 함께 풀어나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조사단원분들도 인터뷰를 통해 많은 감정을 느꼈습니다. ‘다각화된 지원제도를 체계화해서 도입해야한다.’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어야한다.’ ‘외면하지 말아야한다.’ ‘취약계층은 사회적인 연결망이 다양하고 두터워야한다.’ ‘코로나 이전에도 그들의 삶은 코로나였다.’ ‘결국 어려움이 나아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우리의 연결로 그분들의 삶이 조금 더 나아지면 좋겠다,’ 등등 많은 고민과 생각과 느낌을 담아주셨습니다. 앞으로 할 일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
코로나19 이후 의료취약계층 현황조사의 의의
언론, 뉴스에서 사건, 사고로 들었던 이야기들을 의료취약계층(쪽방, 여인숙, 노숙인, 장애인, 소수자 등) 당사자들의 목소리로 직접 들으니, 사회적 고립과 일상의 돌봄의 어려움을 크게 알 수 있었습니다. 조사원들(보건의료계열 학생들)도 의료취약계층에게 실제로 필요한 다양한 지원과 복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고, 이후 의료지원, 복지체계 마련과 가능하다면 정책 마련까지 지속· 연계 해야할 필요성을 각자 인식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나아가 장애인단체, 쪽방상담소 등 협력다체의 적극적 협조를 이루어 냈고, 긴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습니다. 또 의료취약계층(대상자)에 대한 사례 관리의 중요성, 이후 연계사업 구상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쪽방여인숙, 장애인들의 코로나로 인한 정신건강의 어려움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후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심리 상담 및 정신과 진료 등 연계하여 인프라를 형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의 시간이 짧을 수도 있는 활동이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과 정성을 다해 마무리 하였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라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하나의 단편 조사사업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을 준비하고, 미래를 계획해보는 시간이길 바라봅니다. 또 다른 시작을 이 자리에 함께 했던 분들과 꼭! 같이 나누고 싶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고생해주신 여러분께 무한한 감사 인사드리며, 모두 모두 너무나 고생 많으셨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