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 ‘작은 공동체’로 모이자, 누리자!
전례 없는 팬데믹으로 단절과 고립이 일상이 되어버린 지도 어느덧 3년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연결’되기 위해 포기 않고 애써왔던 지난 시간들이 스쳐갑니다.
2022년 1월. 모두가 한 자리에 모이는 일이 작년보다 더욱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 ‘전면 온라인’으로 진행할 것이냐 아니면 수고롭더라도 ‘작은 공동체’ 단위로 여러번 모일 것이냐 고민하던 끝에 – 역시나 우리는, ‘작은 공동체’로서 조금 더 긴밀히 함께 하는 쪽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이참에 팀별로 모여서,
작은공동체로서 누릴 수 있는 유익을 최대한 맛볼 수 있도록 힘써봅시다!”
그렇게 ‘작은 공동체’로 모이고자 애쓰며, 서로에게 보다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었던-
2022년 아름다운재단X리커버리센터의 ‘팀별’ 장학증서 전달식 및 오리엔테이션의 이모저모!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1. 일곱 개의 ‘작은변화팀’, 일곱 번의 오리엔테이션
40명의 장학생, 29명의 길잡이, 7개의 팀. ‘작은 공동체’로 모이기 위한 시작부터 쉽지 않은 관문을 넘어야만 했는데요. 바로 총 70명에 육박하는 청년들과 OT 일정을 잡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어마어마한 일을 뚝딱! 해치워버린 이가 있었으니, 그이는 바로 ‘용찬쌤’! 각 팀의 리더들과 일일이 소통하며 그들이 무리 없이 팀 안에서 일정을 조율할 수 있도록 묵묵히 뒷바라지한 끝에 일곱 팀의 일정을 모두 확정지을 수 있게 되었지요. 한 팀에 10명 이상의 팀원들이 소속되어 있는데, 각기 다른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그 인원들을 한 날, 한 시, 한 자리에 모이게 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은,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시죠? 그렇다 보니 각 OT 일정을 확정 지은 것만으로도 이미 모든 행사를 치르고 난 것처럼 마음이 홀가분해지더라구요.
하하, 이제 모든 일정도 잡혔겠다! ‘팀별 오리엔테이션’의 알맹이를 어떻게 채워나갈지에 대한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할 수 있었습니다.
[ 용찬쌤이 뚝딱 완성해낸, 7개의 작은변화팀 오리엔테이션 일정 ]
(1) 22년 3월 12일 토요일, 첫 번째 팀별OT |
#2. 어둠을 밝히고, 순간을 담을
장학증서 전달식 및 오리엔테이션을 준비할 때 가장 심혈을 기울인다 해도 과언이 아닌(?) 영역이 하나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선발된 장학생, 그리고 길잡이들에게 줄 ‘기념품’을 고르는 일이랍니다. ‘어떤 선물을 주면 청년들이 기뻐할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실용성, 트렌드, 의미 등등을 생각하며 한 땀, 한 땀 고심하며 고르곤 하는데요! 심사숙고 끝에 고른 2022년도의 선물은 바로……!
청년들의 방 한 켠을 은은하게 비춰줄 ‘무드등’. 그리고 행복하고 즐거운 순간들을 담아낼 일회용 ‘필름카메라’랍니다.
‘무드등’은 어두운 방뿐만 아니라 청년들이 안고 있는 걱정, 두려움, 불안, 막막함까지도 모두 조금씩 밝혀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또 ‘필름카메라’는 올 한해 청년들에게 조금 더 행복하고, 조금 더 소중한 순간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고르게 되었어요. 심혈을 기울여 선택했지만 ‘더 좋은 것 해주면 좋았을걸’이라는 아쉬움은 늘 남는 것 같아요.
#3. 둥글게 모여 앉아
“애들아 어서와! 먼길 오느라 정말 고생 많았어!”
반갑게 맞아주는 쌤들의 환영인사와 함께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의 짙은 파란색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바로 보이는 미니테이블. 여기에 서로의 이름을 알아갈 수 있도록 장학생은 ‘노란색’, 길잡이는 ‘파란색’에 자신의 이름을 적을 수 있게끔 스티커 명찰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센터의 가장 좋은 자리에 우뚝 자리하고 있는 큰 테이블 위, 반짝거리는 예쁜 조명 아래에는 장학생들과 길잡이들을 위해 준비해둔 간식들과 선물들 그리고 장학증서와 위촉장을 진열해 놓았어요. 이들과 만날 날을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며 환영하고 환대하고자 준비하고 있었던 쌤들의 반짝거리는 마음들이 조금이라도 더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에요.
2022년 한 해 동안 진행될 크고 작은 사업들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 이곳에 모이기까지 한 사람, 한 사람의 발걸음과 기분이 어떠했는지 귀 기울여 들을 수 있던 시간, 어색한 공기에 균열을 만들고 그 틈으로 웃음이 비집고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었던 레크레이션 시간,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이름을 넘어 서로의 존재에 대해 한층 더 깊이 알아갈 수 있었던 일대일 나눔의 시간, 아름다운재단의 장학생으로 선발된 것을 축하하기 위한 장학증서와 ‘프로 내리사랑꾼’으로 위촉되었음을 증명하는 길잡이 위촉장 전달식, 그리고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팀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지켜줄 ‘우리들의 약속’까지. 긴장하고 있던 아이들의 마음은 어느덧 안도와 기대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처음에 ‘여는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오늘 제 기분이 ‘회색’이라고 말씀드렸었잖아요.
낯가림이 있는 편이라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을지 걱정됐었다고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은요.
저기 저 조명과도 같이 반짝거리는 노란색으로 바뀌었어요.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정말 즐거웠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게 되었다는 생각에 기대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이렇게 일곱 번의 서막이 오른 2022년 아름다운재단의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 한 해 동안 알차게 지원될 다양한 프로그램도, 빠듯한 생활에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장학금도 모두 다 좋지만 그 모든 것들보다도 가장 좋은 것이 바로 ‘사람’이라는 사실을 장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한 길잡이의 말이 또 다른 이의 ‘돌림노래’가 될 수 있기를, 이번 해에도 부디 장학생들이 옆에 있는 이들을 통해 위로받고, 회복하고, 배우고, 성장하며 나아가는 아름다운 연대를 경험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다른 이에게 주었던 것 뿐이에요.”
– 영화 ‘바베트의 만찬’ 중에서
문득 1987년작 ‘바베트의 만찬’이라는 영화를 소개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서로에 대한 오해, 불신, 원망 등을 오랜 시간 품고 있으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가면을 쓰고 살아온 동네 사람들이 ‘바베트’라는 인물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준비한 그들을 위한 ‘밥상’에 둘러 앉아 함께 식사하면서 오랜 시간 서로에게 쌓아두었던 보이지 않는 담을 점점 허물게 되고, 결국 진실된 모습으로 마주하고 포옹할 수 있게 된다는 멋진 내용을 담은 영화입니다.
갑작스럽게 이 영화를 소개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던 이유가 무엇일지 곰곰히 들여다보니, 아마 아름다운재단의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에도 ‘바베트의 만찬’과 겨룰 만한 ‘만찬’이 늘 있어왔음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만찬 또한 첫 만남의 어색함, 누군가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던 오해, 사람에 대한 불신과 기대없음마저도 언제 그랬냐는 듯 깨끗이 씻겨내는 특별한 만찬이었거든요.
그리고 그 특별한 만찬을 준비했던 이들은 다름 아닌 ‘길잡이들’이었습니다. “그동안 받았던 사랑을 장학생들에게도 흘려 보내주고 싶다”며 기꺼이 자신들의 시간과 마음, 물질, 모든 것을 쏟아부어 각기 상관없는 다른 인생을 살아왔던 장학생들을 ‘우리’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엮어내는 길잡이들의 모습은 ‘저들에게 한 수 배워야겠구나’라는 깊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곤 했었지요. 가히 ‘바베트의 만찬’에 필적할 만한 ‘아름다운 만찬’이었습니다.
2022년 올해의 작고 소박했던 만찬 또한 부족하나마 이와 같은 ‘아름다운 만찬’이 되었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더불어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에게도 둥글게 모여 앉아 서로서로 기대어 함께 웃음 지을 수 있는 아름다운 인연들이 더해지는 한 해 되시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작은 빗방울이 세상을 푸르게 하듯이.
부드러운 것이 세상을 강하게 하듯이.
앞으로도 계속 작은 꿈을 꾸는 청년들과 함께 걷는 ‘한 사람’이 되어주시기를 –
다시 한 번 요청드리며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총총.
글 : 이화란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
사진 : 최지은 (아름다운재단 변화확산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