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3일, 라임글로브 주최로 ‘2014 사회공헌 혁신포럼’이 열렸습니다. 라임글로브가 국내 굴지의 기업들과 사회공헌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어서 일까요. 이번 포럼은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우선은 올해 대한민국 사회공헌 전망을 시작으로 삼성 사회봉사단의 발표, 그리고 해외 사례와 함께 기업사회공헌의 트랜드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2014 기업사회공헌 트렌드 ‘이해관계자 니즈 반영’
발표에 의하면, 사회공헌 트렌드의 핵심은 ‘이해관계자 니즈 반영’에 있습니다.
과거 몇 년 전만해도 임직원들과 함께 참여하는 사회공헌활동이 진행되었다면 점차 진화되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트렌드는 바로 이해관계자 관리의 중요성이 급부상된 것입니다. 즉 위기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는 기업 입장에서 대중들과의 소통과 참여가 기업 사회공헌 활동의 장기적 비전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작년 한 해동안 몇 몇 중견기업들의 갑을논란 촉발 등의 이슈가 떠올랐었죠. 이번 세미나의 주제는 위기를 맞은 기업들이 어떻게 극복해갔느냐의 내용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세미나를 들으며 주제와 맞물린 3가지의 질문이 떠올랐고, 나름대로 아름다운재단 간사의 입장에서 정리해보았습니다.
1. 기업사회공헌과 위기관리
이건 별개의 문제처럼 보였습니다. CSV(Creating Shared Value)라는 개념이 대두되면서 이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 엄연히 다르다는 내용이 강조되었습니다. CSV 는 ‘경제적 가치’를 출발점으로 생산성 향상, 새로운 시장의 가치를 목적으로 하는 반면 CSR은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데서 출발한다는 것입니다. 이미지 제고, 리스크 관리의 측면입니다. 엄연히 서로 다른 카테고리라 할 수 없지만, 원인에서 결과로 바로 이어지는 직접적 연결성은 없다는 것입니다. 작년 한 해 갑을논란 촉발로 이해관계자(대리점,종업원,국민 등) 식별에 실패했고, 사회공헌 활동을 통한 이해관계자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었다는 것입니다. 기업에서 사건이 터지면 임원들이 사회공헌팀에 와서 어떻게 좀 해보라는 압박감의 고충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기업 사회공헌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비중으로 이야기했던 부분은 바로 ‘고위 임원진들의 인식 개선’이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도 투자비용 대비 실적을 추구해야 하는 고위 임원들의 인식이 열려 있지 않으면 기업 사회공헌이 악용될 수 있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2. ‘온라인 플랫폼’ 영향력
다수의 기업들이 SNS,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대중참여 사회공헌 플랫폼들을 구축하고 있지만, 아직도 이 중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은 바로 미디어(신문/방송)입니다. ‘어떤 경로로 기업 사회공헌 활동을 인지하십니까?’라는 질문에 82.7% 미디어가 1위, 포털사이트 26.2% (2위), 이벤트 행사 15.5%(3위), 기업 홈페이지 14.2%, SNS 7.9% 순위였습니다. (라임글로브 자체 조사) 영향력으로는 낮은 수준에 머물지만, 대중들이 야외행사,봉사활동 등 오프라인 방식의 참여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있는 점을 감안해 볼 때, SNS와의 병행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3. 대중의 참여 요소
토요타 자동차기업의 경우, 지난 미국에서 허리케인 샌디의 영향으로 뉴욕에 수 만명의 수재민이 발생했을 당시 ‘Meals per hour’라는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영상을 클릭할 때마다 수재민에게 한 끼 식량을 전달한다는 방식인데, 여기에는 기업과 대중, 그리고 수혜자들의 다양한 욕구가 반영되어 압축되어 있었습니다. 수 만 명의 수재민들에게 식량품 하나 하나를 포장하여 정리하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고, 여기에 토요타의 성공적인 생산기법으로 널리 알려진 TPS (Tpyota Productivity System) 방식을 도입하여 생산 능력을 도입시킨 것입니다. (식량품 배급 시간 3시간에서 1.2 시간으로 단축)
[ TOYOTA – ‘Meals per hour’ 영상 ]
영상 속에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의미뿐만이 아니라, 기업의 우수한 생산 방식을 통해 수재민들이 효율적 식량을 배달받을 수 있는 과정이 압축되어 있습니다. 수재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집에 있는 사람들도 영상 클릭을 통해 그들에게 식량을 전달할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 참여자’의 역할을 하게 한 것입니다.
이해관계자가 다양하게 섞여 있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요구가 뭉쳐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였다는데서 토요타 자동차의 Meals Per Hour 사회공헌활동은 효과적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의 절충, 그 시작은?
마지막으로 기업사회공헌 트렌드와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였지만, 저는 아름다운재단 모금 담당자 입장에서 여러 측면들을 고려하게 되었습니다.
예컨대,
1) 기업은 기본적으로 영리를 추구하는 집단입니다.
2) 재단은 모여진 기부금으로 돈을 공익적인 목적에 맞게 사용하는 곳입니다.
3) 고객은 댓가를 지불하며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사람들입니다.
4) 기부자는 내가 가진 것을 남에게 나누기 위해 돈을 내어 놓는 사람들입니다.
이라고 정의한다면, 기업과 재단, 고객과 기부자는 서로의 입장을 언제든 다른 이름으로 바꿔 달 수 있지만, 각자 그 자리에 있을 때 만큼은 지향하는 바가 확연히 다르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의 고충이 이해가 되었고, 재단 모금팀 담당자로서 느끼는 괴리감도 떠올랐습니다. 모두가 다른 입장에 서서 각자의 고충을 이야기하겠지만, 바라보는 가장 큰 카테고리는 바로 ‘나눔’ 이었습니다. 내가 갖은 것을 타인에게 나눔.
기업의 위기 상황을 사회공헌으로 대신할 수는 없지만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면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처럼…
한 푼이라도 더 깎아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한 푼이라도 더 내고 싶은 기부자가 되는 것처럼…
우리는 언제든 다른 자리에 서서 다른 이름표를 달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에 대한 관심‘. 이것이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내가 놓여진 상황이 아닌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 회사 내부가 아닌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 ‘기부, 정치, 예술’ 등.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에 관심 갖게 될수록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 더욱더 감사하게 되고, 서로 다른 이해관계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에 대한 관심을 통해 기업과 대중, 기업과 재단, 기업과 수혜자가 서로 다른 입장에 대해 이해할 수 있기를.
아름다운재단은 기업의 사회공헌을 돕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의 경험과 지식,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부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에게 적절한 기부의 방법과 분야를 제시합니다. 기업은 아름다운재단의 사회공헌컨설팅을 통해 투명하고 공정한 기부금 운영의 과정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글 | 손영주 간사
kayomi
글 내용이 틀린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Toyota의 meals per hour 영상에서
(식량품 포장 시간 3시간에서 1.2 시간으로 단축) 이 아니라
식량품 배급 시간이 3시간에서 1.2시간으로 단축 된 것으로 나옵니다. ^^
sooruka
의미있는 내용들이네요 ㅋ 포스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