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및 시민모임의 다양한 공익활동을 지원하는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2021년 그 뒷이야기를 담아 보았습니다. 익산참여연대는 2021년 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를 통해 ‘시시 프로젝트'(시민이 시장이 되어보는 ‘시시’)를 하였습니다. 지역화폐, 환경문제, 일자리 정책 등 지역 시정 모니터링 활동으로 간담회 4회, 지역단체 및 기관방문 20회. 정책평가단 서포터즈 25명, 시민정책평가단 410명, 정책평가투표 1,111명 참여 등 시민참여를 적극적으로 끌어내 단체 지속성 강화에 힘이 되었습니다. |
지방자치단체에서 결정하는 정책에 시민들의 의견은 과연 얼마나 반영될까. 익산참여연대는 행정가들의 판단으로 결정되어온 시 정책에 시민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시민정책평가단을 운영하며 익산시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평가단 모집에서부터 교육, 예산, 운영에 이르기까지 실무를 담당해온 김란희 정보공개팀장은 2021년, 2022년 2년간 평가단 역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저 꿈꾸기만 했던 ‘시민정책평가’
익산참여연대가 시민정책평가단 운영에 대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5~6년 전이다. 익산시에서 결정하는 정책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또 예산은 적절히 쓰였는지 꾸준히 감시할 수 있는 평가단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당시에도 익산참여연대로서는 맡고 있는 현안이 많아 ‘시민정책평가단 구성, 온라인 소통공간인 플랫폼 구축’이라는 큰 틀과 방향성만 가진 채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아이디어에 불과했던 시민정책평가가 추진력을 얻게 된 것은 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로 선정된 것이 결정적인 계기였다고 김란희 팀장은 말한다.
“회원들의 후원금 100%로 운영되는 익산참여연대로서는 평가단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고민이었거든요. 과연 우리가 잘 해낼지도 물음표였고요. 사업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시민정책평가단 운영, 정책간담회 개최, 홍보물 제작 등을 계획해서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었어요.”
시민이 시장이 되어보는 의미는 ‘시시’
익산참여연대는 ‘시시’라는 이름으로 시민정책평가단을 모집했다. ‘시시’는 ‘시민의 목소리를 담는 시민이 시장이다’라는 뜻의 줄임말로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시장이 되어 익산시의 정책을 관심 있게 살펴보자는 의미를 갖는다. 시시를 모집하고, 운영하는 데 있어서 익산참여연대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된 것은 다름 아닌 코로나19였다.
하루하루 주어진 생업과 학업, 살림, 육아 등에 집중해야 하는 시민들이 시 정책에 신경을 쓰기 어려운 만큼 익산참여연대는 교육을 선행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집합 모임과 대면 교육은 불가능했고, 온라인 교육으로 진행해봤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을 이해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교육만 반복해서 할 수는 없었어요. 일단 한 번 경험해보고 나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는 생각에 지난해 익산시민들의 관심사였던 지역화폐 ‘다이로움’을 먼저 평가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보편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투표와 설문으로요.”
다행히 익산참여연대의 예상은 적중했다. 정책평가를 어렵게만 느꼈던 시민들이 간편한 온라인 투표와 설문 방식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한두 명씩 참가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면서 어느새 평가단은 410명으로 늘어났다. 목표로 한 500명에는 못 미쳤지만,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면 높은 참여율을 기록한 셈이다.
시의 정책을 직접 평가해본 시민들의 반응
지역화폐 ‘다이로움’을 평가해본 시민들의 반응은 놀라웠다. 그동안 정책평가를 너무 어렵게만 생각했는지 어떤 평가자는 온라인 설문의 정책평가 방식이 망치로 얻어맞은 것처럼 신선한 충격이었다고 평했다.
이렇게 ‘시시’는 익산시 지역화폐를 시작으로 익산시의 대중교통, 환경 문제, 일자리 문제 등 16가지 의제를 도출하고, 그중 7가지를 평가했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인 만큼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졌다. 연말에는 이러한 평가를 다 마친 후, 익산참여연대의 정책평가 방식에 대해서도 평가받았다. 무려 81%의 평가단이 만족스러워했다.
평가단으로부터 이렇게 높은 만족도를 얻기까지 사실 익산시민연대의 노력이 컸다. 평가단으로부터 유의미한 답변을 얻기 위해 양질의 질문을 뽑고, 정책에 대한 이해를 도울 적합한 예문과 웹자보 등을 활용해 공을 들였다. 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님과 익산참여연대 지도위원, 지역 언론인의 조언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설문지의 완성도를 높였다.
익산시에서 주목하기 시작한 ‘시시’의 목소리
시시의 정책평가는 과연 성과가 있었을까? 김란희 팀장은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강조했다. 시시가 익산시와 협력하는 구조가 되었기 때문이다. 지역화폐의 경우, 익산시가 가장 비싼 수수료를 주고 용역을 맡기고 있었는데, 그러한 점을 시시가 공론화하면서 주목을 받은 것이다. 그 덕분에 지역화폐와 관련된 유통상승발전회에 익산참여연대가 일원이 되어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했고, 그것이 결국 조례 개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환경 문제나 일자리 문제 같은 경우는 패널들과 함께 정책간담회를 열어 거기에서 나온 유의미한 결과를 시의원에게 제공했다. 정책 개선에 대한 근거와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2022년 현재 평가단의 인원수는 704명. 시민들의 목소리가 하나둘 더 더해져 익산시에서도 ‘시시’의 의견에 주목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시민정책평가를 향한 발걸음
2021년의 ‘시시’는 시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정책평가에 참여하는 데 의의를 두었다면, 2022년의 ‘시시’는 ‘지속가능한 방식’을 고민하며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시민들의 정책 참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이뤄질 수 있도록 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그중 하나가 ‘리빙랩’이다. 리빙랩이란 일상생활 영역의 사회문제를 지역 주민, 전문가 등이 참여해 실험을 통해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시시’는 분야별 리빙랩을 통해 충분히 논의된 의제를 익산시 예산 편성(보통 10월) 전에 제안해 정책에 반영시키고자 한다.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속에 시시가 익산시민들의 문화로 자리 잡지 않을까요? 시민들이 정책을 평가하고 의견을 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것이 정책에 반영되는 효능감을 느끼면서 지역사회가 함께 발전해나가는 것이죠.”
김란희 팀장은 시시가 익산시민들의 문화로 완전히 정착되어, 성공적인 시민운동으로 남길 바라고 있었다. 현재에 머물지 않고 프로젝트를 지속할 방법을 고민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시시. 앞으로 어떻게 더 확장되고 발전해 나갈지 기대된다.
익산참여연대 김란희 팀장의 한마디
내 삶은 내가 관심이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정책에 대한 나의 관심과 참여가 사회의 작은 변화를 이끕니다. 사회 변화를 일으키는 선한 영향력, 시민 스스로가 할 수 있습니다. 기부 형태가 아니더라도, 정책에 대한 나의 관심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선한 영향력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