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장동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조돈중(50세)님은 근래 들어 이웃들로부터 웃음이 헤퍼졌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곤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3년 전 동종 업계 줄도산을 부른 광우병의 한파를 견뎌내고 이때껏 점포를 건실하게 키운 데다, 혼자 힘으로 기른 아이들도 이제는 장성해서 하나둘 자리를 잡았기에 크게 근심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지요.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조돈중님의 마음을 새털처럼 가볍게 만든 또 하나의 기쁜 일이 생겼습니다. 지난 2004년 광우병 파동으로 임대아파트 관리비도 못 낼 정도로 생활이 어렵던 조돈중님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을 안겨준 아름다운재단에 3년이 지난 오늘, 기부자로 당당히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 ||||
아름다운재단의 ‘빛한줄기희망기금’의 지원 혜택을 본 이가 훗날 재기에 성공해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나눔의 선순환’. 서로 돕고 살리는 공동체의 아름다운 전통이 조돈중님의 마음씀씀이에서 활짝 피어났습니다. 지난 4월 3일 상계동 인근 식당에서 만난 조돈중님은 “뭐, 그까이 거”라며 큰 일 아니라는 듯 손사래 치다가도 이내 “3년이 흐른 뒤에야 기부해서 미안해유”라며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안타까운 속내를 털어놓습니다. “도움 받을 걸 다시 되돌려 줘야겠다는 생각을 지난 3년 간 한 번도 잊어먹은 적이 없어요. 좀 더 벌고 해야지, 벌고 해야지 하다가 벌써 3년이나 지나버렸네요. 정말 미안해요. 사실 시간 들여 자원봉사하는 사람들이 대단한 거지, 돈 기부하는 건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그 사람들이 진짜 대단한 사람들이에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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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덕에 한 숨 돌렸죠. 그거 해결하고 나니 일할 힘이 생기더라고요. 때문에 지금부터 내가 기부하는 돈이 나와 같은 처지의 또 다른 사람에게 일할 힘을 불어넣는다고 생각하면 참 뿌듯해요. 그 생각하면 이까이 거, 뭐. 큰일도 아닌데…(웃음)” 퉁명스럽게 “뭐, 이까이 거”를 연발다가도 말미에 빙그레 흡족한 미소를 보이는 조돈중님이십니다. | ||||
기부의 수혜자가 다시 기부자로 나서는 사례는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은 일입니다. 때문에 조돈중님의 나눔 이야기는 아름다운재단과 노원나눔의집 그리고 그의 이웃사촌들에게 올 봄 최고로 기쁜 소식임에 분명합니다. 2004년 당시 임대아파트 동대표 자격으로 조돈중님을 지원 대상자에 추천했던 이금순(여) 전동대표는 “조 씨에 대한 소문이 아파트단지에 퍼지면서 입주민들 사이에서 더 늦기 전에 나눔을 실천해야겠다는 이야기들이 돌고 있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우리 마을은 정말 살맛나는 동네가 될 것 같다”고 전해주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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