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리는 것보다 키우는 게 더 힘들다
오빠, 그거 뭐야?” 막 유치원을 다녀온 하은이(4)가 큰오빠 인호(7)에게 물었다. “이거 빵이야. 하은이도 줄까?” 인호는 거실에 누워 있는 하은이에게 잼을 바른 식빵을 먹여주었다. 하은이는 입에 넣은 빵을 한참동안 오물거리다가 또 인호를 불렀다. “오빠, 하은이도 데려가!” 인호는 둘째 준호(5), 막내 예은이(3)와 작은방에서 놀려던 참이었다. 사물을 보거나 혼자 걷지 못하는 하은이는 자주 인호를 찾았다. 2008년 여름, 하은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10여 주 이른 28주 만에 태어났다. 임신 28주. 엄마 이지은씨(37)는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했다. 배가 살살 아프기는 했지만 참을 만했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정기검진을 받으러 가기 전날, 분비물이 나왔지만 요실금인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검사를 마친 의사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양수가 파열되었다고 했다. 손쓸 틈이 없었다. 하은이는 다음 날 밤, 자연분만으로 태어났다.[아름다운 재단 & 시사IN 공동캠페인] “나는 어린 생명이 위협받는 것에 반대합니다”이른둥이’는 2.5㎏ 미만 또는 37주 미만으로 태어난 아기를 일컫는다. ‘미숙아’가 ‘똥오줌 못 가리는’ ‘도덕적으로 미숙한’ 따위 한참 모자람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자 편견을 없애기 위해 ‘이른둥이’라는 새 이름을 지었다.
하은이 같은 이른둥이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 의학기술 발달에 따른 이른둥이 생존율 증가, 고령 출산 증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2009년 태어난 이른둥이는 2만2000여 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5%였다. 10년 전에 비해 13% 가까이 늘어난 수치이다. 교보생명과 아름다운재단이 공동으로 시작한 이른둥이 지원사업 ‘다솜이 작은숨결 살리기’는 2004년 9월 첫발을 내디뎠다. 2012년 1월 현재 6564명이 모은 기금으로 아이들 184명이 지원을 받았다. 기부총액만 46억원에 이른다.
시사 IN 226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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