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단법인 언론인권센터]가 2022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에 참여하여 청년 미디어 리터러시 향상을 위한 자료집을 발간했습니다. 이 글은 언론인권센터에서 보내온 사업후기입니다.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은 공익컨텐츠의 생성과 확산을 위해 5인 이하의 소규모 단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이 일상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편리하지만, 그와 동시에 ‘사이버 렉카’와 같은 이들이 허위 정보를 폭발적으로 생산하고 있고, 혐오와 갈등을 유발하는 여론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정보는 말 그대로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 거센 물길 속에서 어떤 정보를 가려내고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인지는 이제 필수적인 역량일 것입니다.
지금의 청년 세대는 과거보다 디지털 환경에 훨씬 익숙하고 이를 사용하는 데에도 비교적 능숙하지만, 디지털 환경이 열어 준 풍부한 정보를 어떻게 가려내고 활용해야 하는지, 그 속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혐오와 갈등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어떻게 잡아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이 많은 것처럼 보입니다. 이 고민의 양상 역시 청년 각자가 처한 상황과 조건에 따라서 다릅니다. 언론인권센터가 2020년 발간한〈2020년도 서울시 청년 인권의식 및 혐오표현 실태조사〉 보고서 속 여성과 남성, 성소수자와 장애인, 소외 계층 등 다양한 그룹의 FGI(Focus Group Interview)결과를 보면, 혐오표현이나 차별, 공정성 등 각각의 이슈별로 복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양상이 ‘나에게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알고리즘 등이 보편화된 지금의 미디어 환경과 함께라면 어떻게 확장되게 될까요?
언론인권센터는 매년 청년미디어인권교육 커리큘럼과 청년기자단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프로그램은 코로나19가 겹치면서 더더욱 서로 간 폭넓은 소통 창구가 줄어드는 이 상황 속에서, 혐오와 차별로 향하는 확증편향이 심화되고 있는 현 상황을 완화하고 다양한 인권 의제를 공유하고 인권감수성을 높이는 데 그 목표를 두고자 했습니다.
청년, 인권, 미디어 리터러시 – 2022 언론인권센터 청년미디어인권교육
올해 언론인권센터의 청년미디어인권교육 기획은 현 미디어-언론 생태계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됐습니다. 언론인권센터는 2022년 초, 이른바 ‘사이버렉카(Cyber-wrecker)’의 해악과 이를 거들거나 그에 준하는 보도를 쏟아내는 언론들과 ‘유사 언론’들, 유튜브를 비롯한 각종 미디어 플랫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논평을 발행한 바 있습니다.
“(…)커뮤니티, 유튜브, 언론이 함께 만들어낸 사이버렉카의 무분별한 의혹 제기가 잇달아 두 사람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 간 현재의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더 이상의 비보가 들리지 않도록 사이버렉카를 규제하는 것이다. 유튜브는 사이버렉카의 방치를 멈추고, 언론은 사이버렉카 받아쓰는 것을 멈춰 그들의 영향력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 논평이 지적한 지점은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현 미디어 생태계를 잠식하고 있는 이 허위정보의 생산-유통망은 여전히 수많은 ‘찌라시’들을 생산하고 유포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비판 의식 없이 소비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또다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지요. 사회의 약자들과 소수자들을 향한 혐오와 차별이 자라나고 견고해지는 것 역시 순식간입니다.
이번 2022 청년미디어인권교육에서는 사회 전반은 물론 각자의 삶 속에서 미디어가 미치는 영향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교육에 참여한 청년들 스스로 현 상황의 문제점을 진단해 보고 이를 극복할 수 있을 방법들을 고민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자기의 능력만큼 돌려받고, 돌려받아야 한다는 능력주의가 시대정신이 된 지금 이 순간에도 소외되는 청년들과 소수자들, 사회적 약자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이 얼핏 ‘공정’해 보이는 능력주의 바깥에서 고민해보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올바른 인권의식에 기초한 연대와 그 연대의 선순환을 구축해 나가는 것, 지금의 미디어 환경 속에서도 매우 필요합니다.
2022 언론인권센터 제4기 청년기자단
청년미디어인권교육과 마찬가지로, 언론인권센터가 매년 기획하여 진행 중인 프로그램 중에서는 청년기자단이 있습니다. 청년들 스스로 시민기자가 되어, 지금 이 순간 꼭 필요한 의제들과 드러나야 하는 사건들을 취재하고 보도하는 활동 프로그램이지요. 올해에는 총 9명의 청년 기자가 모였습니다.
여성, 아동·청소년, 장애 등, 기자단으로 모인 청년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인권 의제의 영역 역시 다양했습니다. 매월 초 기획회의를 진행하며 관심 있는 주제들과 사건들을 나누고, 이를 어떻게 기사로 작성해볼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자’로서 활동하고 싶어 참여했지만 기사의 형태로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는 경험이 많지 않았던 청년들도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고민들도 이 자리에서 공유되곤 했는데요. 취재는 어떻게 할 수 있을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을 표현은 어떤 것이 있을지, 기사라는 형태 속에서 자신의 생각과 의도는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지, 혹은 드러내야 하는 것인지, 기사의 객관성이란 무엇인지… 기자로서의 고민들이 쌓여 갔고, 언론인권센터에서도 현직 기자를 초빙하여 기자단의 질문으로 구성한 특강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시대가 바뀌고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과거와 다른 새로운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것 같아요. 교권 문제라든지, 공무원의 퇴사 문제라든지, 과거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들이 문제가 되기도 하고, 기술의 발달에 따라서 또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요.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꾸준히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고 싶어요.”(제4기 청년기자단 이윤진 님과의 인터뷰)
청년기자단의 이런 고민들과 노력이 매달 한 편의 기사로 응축되어 발행되었습니다. 이 기사들은 언론인권센터 블로그에도 꾸준히 발행되었고, 언론인권센터의 메일링 서비스인 ‘언론인권통신’이나 공식 인스타그램 및 트위터 계정 ‘미픽(@me_pick_)’으로 공유되기도 했지요. 7월부터 매달 한 편씩, 벌써 27편의 기사가 모였습니다. 청년 스스로 만들어 낸, 인권과 미디어에 대한 솔직한 고민을 담은 소중한 기사들이지요.
제4기 청년기자단은 올해 연말까지 활동을 이어나갑니다. 남은 기간 동안의 활동 역시 꾸준히 언론인권센터의 다양한 창구들을 통해 공유될 예정입니다. 그동안 제4기 청년기자단이 어떤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어떤 기사를 빚어낼지 궁금하시다면, 언론인권센터의 홈페이지와 다양한 SNS를 꾸준히 확인해 주시는 것은 어떨까요?
글 : 언론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