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법연구회]가 2022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에 참여하여 발달장애인과 함께 만들어가는 인권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이 글은 장애인법연구회에서 보내온 사업후기입니다.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은 공익컨텐츠의 생성과 확산을 위해 5인 이하의 소규모 단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나를 지키는 힘! – 발달장애인과 함께 만들어가는 인권교육>을 진행한 강사, 이주언 변호사의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사단법인 두루에서 공익변호사로 활동하는 이주언입니다.

저는 2022년 하반기에 <나를 지키는 힘! – 발달장애인과 함께 만들어가는 인권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2022년 부산으로 활동지역을 옮기면서, 부산의 함세상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이용하는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했습니다.  그동안 시각, 청각장애인을 대리한 영화관람권 보장 소송이나 휠체어 이용 지체장애인을 대리한 시설물 접근권 보장 소송 등을 수행하였고, 동료로 친구로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 중에는 장애인 당사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발달장애인과는 상대적으로 깊이 교류할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사회에서는 발달장애인이 범죄의 피해자나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계속 생기고, 민사책임이 문제되는 경우도 있지요. 발달장애인을 대리하거나 발달장애인과 관련된 제도 개선 활동을 하면서도 정작 발달장애인과 함께 어울리면서 다름이 있다면 이것을 이해하는 노력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재단의 변화의 시나리오를 통해 장애인법연구회가 진행한 발달장애인 인권교육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부산의 함세상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교육 프로그램을 제안드렸을 때, 흔쾌히 수락을 해주셨어요. 그리고 선생님들 10분이 수강생이자 보조교사로 수업에 적극적으로 함께 해주셨고, 회의와 SNS 단톡방을 통해 수업에 관한 조언을 듣고, 사진과 정보도 공유하면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발달장애가 있는 수강생들 중에는 수시로 저에게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어 일상을 공유해주는 ‘친구’도 생겼어요. 친구 한분을 자랑해보자면, 이 분은 항상 아침에 굿모닝부터 굿나잇까지 여러 이모티콘을 한꺼번에 보내고 “하하하 하하하 진짜 많이 웃겼습니다 선생님 잘보내세요 네 선생님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잘보내세요 선생님 잠자요 선생님 이제 텔레비전 드라마 보고 있어요 선생님”라는 카톡만 반복해서 보냈어요.

그러다가 12월초쯤에는 “네 선생님 나중에 사무실 가서 봐요 선생님 선생님 인권 교육 뭐해요 선생님”이라고 물어보더군요. 제가 “오늘 안전에 대해서 배울거에요^^”라고 보냈더니 “네 선생님 아 진짜 요 안전 대해서 해요 선생님” 라고 얘기해주었어요. 선생님들이 센터에 코로나가 확산되어 모두 경황이 없어 미처 저에게 연락을 못주셨을 때, 이 분이 카톡을 보내주어 교육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것도 알았지요. 주말에도 저에게 “선생님 사랑에 합니다 선생님”라고 SNS로 마음을 표현해주어 감동을 받았습니다.

수강생들과 법원에 간 경험은 특별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저에게 법원은 익숙한 공간이지만, 수강생들과 함께 가서 수강생들의 눈높이에 맞게 법정의 구조나 재판에 관한 설명을 듣고. 함께 재판을 방청한 경험이 좋았고, 특히 발달장애인들과 판사님이 눈을 마주치면서 대화를 나누는 순간은 뜻 깊었습니다. 법원의 담당 실무관님도 발달장애인 단체견학은 처음이라고 신경을 많이 써주셨지요. 법원은 장애인 편의제공에 적극적인 편이지만, 발달장애인을 위한 편의제공은 상대적으로 미흡한데, 이러한 경험이 법원에도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발달장애인들은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특별한 행사나, 사건에서만 만나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이웃으로, 친구로, 동료로 함께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발달장애인 스스로 ‘나를 지키는 힘’을 키워나가면서 권리와 책임의 주체로서 당당히 살아갈 수 있길 바라고, 이번 교육이 작은 변화의 씨앗이 되길 바랍니다. 좋은 기회를 주신 아름다운 재단과 장애인법연구회, 함세상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함께 교육을 진행하면서 지루한 순간도 잘 참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수강생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글 : 장애인법연구회

 

댓글 정책보기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