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복잡해질수록 우리 사회의 의제들도 다양해집니다. 그에 발맞춰 공익활동 또한 새로운 영역에서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아름다운재단은 신생 공익단체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1년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에 선정된 ‘부산인권플랫폼 파랑’이 지원 1년차 활동을 전해주셨어요! |
우리가 기다려온 사람은 바로 우리, 지역인권운동에 힘이 되는 플랫폼을 만들자!
안녕하세요. 사단법인 부산인권플랫폼 파랑(波浪)입니다. 파랑은 “여럿이 함께, 더 힘차게, 오래 멀리 갈 수 있는 인권운동을 위해” 부산에서 인권운동을 해온 인권활동가들이 오래 함께 꿈꿔온 지역기반 인권운동 플랫폼인데요. ‘우리가 기다려온 사람은 바로 우리’라는 생각으로 부산지역 인권단체와 활동가, 연구자와 동료시민들이 쉽게 모이고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친근한 운동장이자, 인권운동의 지속과 성장을 뒷받침하는 중간지원조직이 되고자 합니다. 파랑은 2021년 아름다운재단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 선정으로 2021년 10월부터 12월까지 준비기간을 거쳐, 2022년 2월 창립총회와 3월 출범기념행사로 파랑의 탄생을 알리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인권단체와 활동가들을 제대로 도울 수 있는 중간지원조직이 되려면 우선 파랑의 기반이 튼튼해야겠지요? 그래서 상반기에는 힘 있는 조직체계를 갖춘 단체설립을 위한 기반구축에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연초 100인의 설립추진위원회를 조직하고 재정발전기금 모금을 통해 2월 접근성과 너른 공유공간을 갖춘 전용공간을 오픈하고, 업무를 개시한 사무국에서 법인등록을 위한 행정절차를 빠르게 추진하여 4월 사단법인 등록과 9월 공익법인 지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파랑의 주요사업 및 활동소식을 전하기 위한 홍보플랫폼으로 홈페이지와 SNS채널, 뉴스레터도 구축했어요. 기틀을 다졌으니, 하고팠던 일들을 시작해야겠지요?
사람을 지키지 않는 운동에는 사람이 남지 않고, 사람이 남지 않는 운동에는 미래가 없다.
파랑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사람을 지키지 않는 운동에는 사람이 남지 않고, 사람이 남지 않는 운동에는 미래가 없기 때문입니다.
부산지역 인권운동이 넓어지고 단단해질 수 있도록 인권활동가들과 인권단체들을 매개하고 지원하는 중간조직으로서, 파랑은 척박한 지역인권현장을 지키고 버텨온 활동가들이 각자의 현장에 집중하고 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활동가들과 작은 인권단체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 비어있는 구석들을 채워 나가려 합니다.
이를 위해 5월부터 지역 인권단체와 활동가, 중간지원조직들과 7차례 간담회를 연속으로 진행하는 한편, 7월~9월 3개월간 <부산지역 인권단체 및 인권활동가 현황조사>를 통해 지속가능한 지역인권운동의 필요조건과 중간지원조직에 대한 기대를 확인하며 파랑의 역할을 점검하였습니다. 또한 민간기금과 지역기업, 유관기관 및 단체들과 구체적인 사업에 기반한 업무협약을 4차례 체결하고, 차별금지법제정부산연대와 미얀마민중항쟁연대부산네트워크 등 연대활동 참여로 인권운동의 지속과 성장을 함께 고민하는 협력네트워크도 꾸준히 확대해가고 있습니다.
(*파랑의 핵심사업은? : 인권활동가의 쉼과 성장, 지역기반 인권의제 연구조사, 인권현장지원을 위한 모금배분)
파랑의 핵심사업은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진행되는데요. 첫 번째는 활동가들의 쉼과 성장을 위한 교육과 재충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쉼과 성장], 두 번째는 부산지역 인권운동 담론의 생산과 확산을 위한 [연구조사], 세 번째는 [모금배분]을 통해 활동가와 단체, 현장과 현안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먼저 [쉼과 성장] 사업은 활동가를 위한 자체 교육 진행이 어려운 인권단체들의 공동교육에 대한 욕구를 반영해 ‘내일의 리더’를 위한 활동가 성장프로그램으로 기획했어요. 활동가들이 지치지 않고 활동에 자부심을 느끼며 인권운동의 전문가로 성장해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인권운동의 가치와 활동가로서 비전과 팀워크에 방점을 둔 <내일의 리더> 프로그램을 마음돌봄 워크숍과 병행했는데요. 10명의 활동가들과 5차시 프로그램을 마치며, 참여한 활동가들 사이의 네트워크는 물론 파랑과 활동가들의 우정도 깊어졌습니다. 더불어 인권활동가와 연구자, 동료시민들이 함께 하는 <부산인권아카데미>를 반기별 주제(상반기: 공정, 하반기: 인권-도시-공동체)에 따라 7회차 진행했는데요. 시의성 있는 이슈를 인권의 관점으로 톺아보는 열린 세미나를 통해 지역사회에 파랑을 조금 더 알리고, 인권운동의 문턱을 조금 더 낮추는 친근한 공부자리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두 번째 [연구조사] 사업은 부산지역 인권운동 현황부터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했습니다. <부산지역 인권단체 및 인권활동가 현황조사>를 기획하고, 활동가들로 구성된 연구팀을 꾸려 부산지역 66개 단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12명의 활동가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조사시기가 파랑이 출범한 지 반년도 되지 않은 시점이었음에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신 인권단체와 활동가들의 참여로, 부산지역 인권단체들이 기본현황과 지속가능한 인권운동을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확인하는 한편, 중간지원조직으로서 파랑의 역할과 향후 활동 방향에 시사점을 얻는 중요한 성과가 있었습니다. 부산지역을 특정해 인권단체와 인권활동가 현황을 조사한 첫 연구라 지역 안팎의 관심도 높아서, 파랑 홈페이지에 웹진 형태의 결과보고서를 게재하고 부산지역 주요 인권단체를 지도 형식으로 시각화하여 단체 현황을 파악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지역에 필요한 인권의제 연구조사를 지속해나가며 지역기반 인권담론을 생산하고 축적해갈 계획입니다.
끝으로 [모금배분] 사업은 부산지역 인권활동가와 작은 인권단체들, 긴급한 인권현안 및 인권현장에 필요한 재정지원을 위한 모금기획과 기금배분인데요. 인권운동 중간지원조직에 기대되는 효과적인 모금과 공정한 배분, 투명한 회계 등 전문적인 역량을 갖춰나가야 할 사업입니다. 1년차에는 모금기획과 기금배분 사업의 기초를 익히고 필요한 역량을 점검하기 위한 2가지 시범사업을 소규모로 진행해보았는데요. 먼저, 활동가들의 교류와 활력을 더하기 위한 인권활동가 소모임지원 <모여랑>을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부산경남지부와 협력사업으로 진행했어요. <권리 찾는 청소년>, <쉬어갈 결심>이라는 청소년인권활동가 2팀을 선정해 독서모임, 타지역 활동가와 간담회, 캠핑 등을 내용으로 하는 소모임을 지원했습니다. 사업공유회를 겸한 간담회를 통해 모금배분사업이 단순히 사업비 지원을 넘어서 활동가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지원체계를 안내하고 연결하는 역할을 모색할 수 있음을 확인했어요.
한편,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인권현안 및 인권현장 지원사업>은 부산반빈곤센터의 1인 가구 권리 찾기 <보듬다> 프로젝트를 선정해 연말까지 기초수급권리교육과 일자리사업을 지원하였습니다. 사업종료 후 사업을 진행한 단체와 후원처가 함께 간담회를 갖고 인권현장지원사업의 운영과 확대를 위한 논의를 예정하고 있고, 2023년도에는 사업규모를 확대해 운영할 계획입니다.
파랑의 2022년, 커다란 포부를 맞들어준 동료들이 있어 가능했던 순항(順航)!
2022년 출범 1년차 활동을 갈무리하며, 파랑의 시작을 함께 해주신 창립발기인 여러분과 함께 <순항보고회>를 열었습니다. 부산지역 인권운동의 잔물결과 큰 물결을 아울러 인권의 가치를 확산하고 경계를 확장하겠다는 파랑의 포부가 워낙 큰 까닭에 뜨거운 응원과 격려에 더한 염려도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지역인권운동현장에 생동하는 물보라를 일으켜나가고픈 파랑의 야무진 꿈을, 함께 상상하고 실현해온 동료들이 있어 파랑의 2022년은 순항(順航)할 수 있었습니다.
2022년 파랑이 부산지역 인권활동가와 인권단체들을 위한 단체로 힘찬 출발을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신 <아름다운재단>에도 깊은 감사와 연대의 인사를 전합니다. 끝으로, 빛나지 않는 지역인권현장을 오랜 세월 지키고 버텨온 수많은 인권활동가들과 인권단체들이 있기에 파랑이 존재할 이유를 갖습니다. 사단법인 부산인권플랫폼 파랑은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활동가들의 삶이 건강하고 풍요로운, 그런 인권운동을 꿈꾸며 인권운동을 자신의 몫으로 삼은 이들과 함께 오래 멀리 걸어나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글 | 사진 부산인권플랫폼 파랑
부산지역 인권현장의 활동가와 작은 인권단체들의 지속가능한 활동을 돕고, 부문별 운동, 현장과 이론, 시민의 연대를 참여로 견인해 인권의 가치를 확산하고 인권의 경계를 확장해갑니다. (부산인권플랫폼 파랑 홈페이지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