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의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은 보호종료청년들이 안정적으로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학업유지 및 자기계발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한 자립준비를 위한 역량강화 및 지지체계가 만들어지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2022년에도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이하 리커버리센터)와 협력사업으로 40명의 장학생을 지원하였습니다. 본 사업의 이전 장학생들이 현 장학생들과 작은변화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면서 관계를 형성하고 든든한 ‘선배’가 되어주는 ‘길잡이’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활동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
장학생과 함께 걸어가는 존재, 길잡이를 만나다 – ‘길잡이’ 인터뷰
아름다운재단 장학생 프로그램에는 ‘길잡이’라는 특별한 존재가 있다. 기존에 장학생으로 활동했던 청년 중에서, 장학생 기간이 끝난 후 자발적으로 지원해 다음 장학생들을 돕는 역할을 하는 이들을 ‘길잡이’라고 부른다. ‘길잡이’들은 새롭게 장학생으로 활동하게 될 자립준비청년들과 동행하며 그들이 장학 지원 프로그램에 잘 적응하고 서로 좋은 관계를 맺어갈 수 있도록 자기 시간을 내는 이들이다. 다른 사람을 섬겨야 하는, 쉽지 않은 일에 지원한 ‘길잡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장학생들과 함께하고 있을까? 김민정, 김종석, 김요한, 이윤상(이상 가명) 네 명의 길잡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소개해주시겠어요?
민정 : 안녕하세요. 저는 2019년부터 아름다운재단과 인연이 맺고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김민정입니다. 2021년에 대학을 졸업했고 현재는 다양한 직업들을 경험하며 꿈을 탐색하는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종석 : 안녕하세요. 저는 김종석이고요. 작년에 장학생이었다가 올해는 길잡이가 됐습니다. 이제 건설사에 취업해 일하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요한 : 네, 안녕하세요. 저도 작년에 장학생으로 활동하다가 올해부터 길잡이로 함께하고 있는 김요한입니다. 올해 2월에 취업이 돼서 지금 간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윤상 : 안녕하세요. 저는 창원에서 온 이윤상이라고 합니다. 저는 작년에 장학생으로 활동하고 올해 길잡이로 활동하고 있고요. 올해 대학교 졸업하고 학원에서 수학 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Q. 다들 바쁘실 텐데 주말에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상 씨는 멀리 창원에서 와주셔서 특별히 감사드리고요. 먼저, 길잡이로 지원하게 된 동기가 궁금해요.
요한 : 제가 작년에 장학생으로 활동할 때, 코로나19 때문에 길잡이 분들과 제대로 만나지 못해 아쉬움이 많았어요. 그래서 올해에는 길잡이로 활동하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싶었어요. 그리고 장학생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해서 길잡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윤상 : 저도 작년에 장학생으로 활동했었는데 그때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설레기도 하면서 조금 두렵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만나보니까 다 좋은 사람들이고 도움도 많이 받고 고민도 털어놓을 수 있었어요. 좋은 경험을 많이 해서 올해도 다른 방식으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지원했습니다. 저도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서 지원하게 됐습니다.
민정 : 장학생 때 ‘작은변화 프로젝트’로 길잡이와 장학생들을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요. 그때 열심히 노력하는 길잡이들을 보면서 ‘아, 나도 길잡이들처럼 받은 만큼 함께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원하게 됐어요.
종석 : 저는 앞의 분들과 조금 다른데요. 제가 장학생 때 서로 편하게 시간을 함께 보내고, 삶을 나눌 수 있는 부분이 너무 좋았거든요. 같이 놀고, 같이 먹고, 같이 수다 떠는 좋은 시간을 1년만 보내기에는 아쉬워서 길잡이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Q. 길잡이들은 각 팀에 배정돼서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각자 어떤 팀에 속해 있는지 소개 부탁드릴게요.
윤상 : 저는 ‘페이스메이커’라고 같이 운동하는 팀에 속해 있습니다. 저희 팀은 기본적으로 ‘러닝 크루’를 목표로 했어요. 운동 크루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만들어진 팀이어서, 운동하면서 같이 화합을 이루어가는 팀입니다. 주로 러닝을 하고, 서핑 체험도 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많이 활동하지는 못했고, 제대로 활동한 거는 세 번 정도입니다.
민정 : 저는 ‘드림 프로젝트’라고 책 만드는 프로젝트에 속해 있어요. 글의 주제는 구성원들이 회차마다 다르게 정하고 있고요. 김00 길잡이님이 2020년부터 3년째 운영하는 곳이에요. 올해 글의 메인 테마는 ‘꿈’입니다. 매년 각자 책 한 권을 만들어서 홈커밍데이에 모여서 성과물을 발표하기도 합니다.
종석 : 저도 같은 팀인데, 저는 작년에 ‘드림 프로젝트’ 하면서 무척 좋았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드림 프로젝트’에 길잡이로 들어갔습니다. 작년에는 각자 원하는 주제를 책으로 만들자고 해서 잡지 형식으로 만들었고, 올해는 나의 꿈 혹은 나 자신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길잡이는 특별히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준다기보다 경험을 바탕으로 글쓰기에 대해 조금 조언해주는 정도고요. 글을 직접 쓰는 건 장학생분들입니다.
요한 : 저는 ‘줍줍 여행’이라는 팀입니다. 저희는 여행하면서 놀기도 하고 쓰레기를 줍기도 해요. ‘플로깅(조깅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이라고 하죠. 제가 ‘줍줍 여행’에 들어가게 된 이유는 여행을 할 수 있다는 데 있었어요. 이전에 혼자서 제주도 여행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혼자 여행하면서 나중에는 누군가와 함께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 생각을 하던 시기에 ‘줍줍 여행’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제가 장학생 때는 ‘러닝 크루’팀에 속해 있었는데 그때 같이 플로깅을 해보자고 얘기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때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았거든요. (모두 웃음) 그런데 마침, 여행하면서 플로깅을 할 수 있다고 해서 들어가게 됐습니다. 그렇게 ‘줍줍 여행’팀과 태안에 갔다 왔는데, 태안 앞바다에서 캠핑하고 그다음 날 바닷가 주변에 쓰레기 주우러 갔었습니다.
Q. 혹시 길잡이로서 어려움을 느꼈던 사건이나 사람이나 상황이 있었는지 한번 들려주세요.
민정 : 저는 이 질문을 받았을 때, 딱 한 가지 어려운 점이 바로 떠올랐어요. 장학생이든 길잡이든 무언가를 하자고 했을 때 단톡방 같은 데서 반응이 없었던 게 힘들었어요. 멤버들이 무엇이 좋은지 싫은지를 구별할 수 없고, 무슨 생각하는지 알 수 없으니까 그게 조금 어렵더라고요.
종석 : 저는 애초에 길잡이가 된 이유가 좀 더 즐거워지고 싶어서였기 때문에, 그렇지 못할 때 좀 힘들었어요. 다들 사는 지역도 다르고 직장과 학교에서 처한 상황도 다르다 보니까 함께 만날 시간 맞추기가 가장 어렵기도 했고요.
요한 : 저도 같은 맥락인데 저희는 1박 2일 여행 일정을 잡다 보니까 날짜 선정부터 어렵더라고요. 저희도 직장인들이 있고 학생도 있어서 일단 시간 맞추는 게 어려웠는데, 지역 선정하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아무래도 거주하는 지역이 모두 다르다 보니까 어느 지역에 치우치면 누군가는 거리가 가까워서 유리하고 누군가는 더 멀리서 와야 했거든요. 그래서 최대한 중간 지점에서 만나려고 노력했고, 그렇게 정하게 된 지역이 태안이었어요. 길잡이는 장학생들에게 어디로 여행 가고 싶은지 질문을 던져주거나, 어떤 콘셉트로 여행을 갈지 이야기를 나누는 역할을 주로 했어요. 최대한 질문을 많이 하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어느 장소가 괜찮다더라 하는 정보를 나눠주는 역할도 했습니다.
윤상 : 저는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그래도 저도 시간 맞추고 장소 정하는 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과 장소를 다 정해도 급하게 빠지는 친구들이 생기기도 했거든요.
Q. 길잡이로서 뿌듯했던 적, 그러니까 보람을 느꼈던 적이 있는지 그 이야기도 궁금해요.
종석 : 장학생과 길잡이가 그 역할은 정해져 있지만, 활동할 때는 따로 구분이 없거든요. 같이 놀 때 같이 놀고 활동할 때 같이 활동하면서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게 좋았습니다. 특별히 뿌듯했다거나 그런 건 없고요.
요한 : 저는 여행 갈 때, 오기로 약속했던 사람들이 다 왔다는 게 정말 뿌듯했어요.
민정 : 그거 정말 뿌듯했겠다.
요한 : 저녁 시간에 같이 고기 굽는 과정도 무척 좋았어요. 고기 구우면서 캠프파이어도 같이 했는데, 불 지피면서 사람들이 같이 즐거워하고 사진도 찍고 했던 순간들이 좋았어요. 불에 마시멜로 녹여서 먹었던 것도, 너무 좋았고요. 그 순간들이 뿌듯했습니다.
윤상 : 장학생들이 저를 편안하게 생각할 때 뿌듯함을 느꼈어요. 저를 편안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나름 노력해서 그런지 제게 고민을 털어놓는 장학생들도 있었거든요. 그럴 때, 제가 그들의 필요를 조금이나마 채워주는 것 같아서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민정 : 저는 어떤 성과가 있었던 순간보다, 저희 팀 길잡이들과 함께하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습니다. 사실 책 만드는 게 쉬운 과정은 아니에요. 일정도 정해야 하고, 멤버들에게 부탁할 것도 많고, 소재도 정해야 하는 등 여러 일이 많거든요. 그런데 저희 팀 길잡이분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열정을 가지고 모두 잘 해줬어요. 각자 역할을 따로 정하지 않았는데도 자발적으로 일이 이루어져서 참 좋았습니다.
Q. 길잡이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을까요?
민정 : 드림 프로젝트 책이 나와서 책을 실물로 봤을 때일 것 같아요. 11월 초에 나올 예정입니다. (인터뷰는 10월 말에 진행했답니다!)
혜은 : 미래형이네요? (웃음)
종석 : 저도 비슷한데요. 책이 딱 보이면 그때가 가장 기억이 남을 것 같아요. 저도 미래형입니다. (모두 웃음)
요한 : 저는 뿌듯함까지는 아니고, 여행 갔다가 사고 없이 잘 돌아왔을 때 안도감을 느꼈어요. 안전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아까 말씀드렸던 고기 구워 먹고 저녁 시간에 대화했던 순간이 기억에 남아요. 그날 유독 제가 많이 웃었던 것 같아요. 저는 길잡이도 처음인데 길잡이분들을 보는 것도 처음이었거든요. 어색할 수도 있었던 순간인데 어색함 없이 많이 웃었던 것 같아서 그 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화란쌤 : 제가 말을 좀 얹자면, 그 여행 가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 않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요한 길잡이가 신규 길잡이인데도 헌신하고 섬기는 역할을 해서 ‘줍줍 여행’팀이 편하게 여행을 잘 갔다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윤상 : 저는 5월에 다 같이 진주로 피크닉을 갔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때 5시간 정도 그냥 피크닉만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편안하게 내려놓고 쉬고 놀았어요. 자전거도 타고 보드게임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맛있는 것도 먹었던 그때가 무척 기억에 남아요.
Q. 내 인생에 길잡이가 있다면 누구일까요?
민정 :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저희 팀이 너무 좋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저희 팀 김00 길잡이님과 이00 길잡이님을 꼽고 싶어요. ‘드림 프로젝트팀’ 언니들 최고! (하트)
종석 : 저한테 길잡이는 저 자신이에요. 저는 제 발 가는 대로 가는 인생이라서 딱히 누구를 보고 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요한 : 저는 특정 누군가보다는 모두가 길잡이라고 생각해요. 장학생이든 길잡이든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들을 공유하거든요. 그런 모습들을 볼 때마다 비록 제가 길잡이로 있지만, 상대가 오히려 더 멋져 보이고 저도 동기부여를 받아요. 그런 이유로 모든 사람이 길잡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상 : 저는 저희 팀 길잡이 리더 형이 생각나요. 그 형에게 배울 점이 아주 많거든요. 인스타그램을 보면 형이 너무 바쁜데 그 와중에도 사람을 잘 챙겨요. 그런 부분은 제게 부족한 부분이어서, 형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해봐야겠다’ 하고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Q. 장학생들에게 길잡이란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는지 혹은 나에게 길잡이는 어떤 존재였는지 얘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민정 : 길잡이는 조금 앞선 선배로서 함께 걸어 나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목적성을 가진 프로젝트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만남으로 얻게 되는 정서적 친밀감도 있거든요. 함께 만나서 이야기하고 성과물 내면서 함께 걸어가는 사람이 길잡이라고 생각해요.
종석 : 저는 ‘길잡이’ 하면, 리커버리 선생님들인 화란 쌤이랑 용찬 쌤이 생각나요. 보통 장학생과 길잡이가 다 같이 모이면 선생님들이 ‘아이스 브레이킹’해주시면서 어색한 거 풀어주시거든요. 그 역할을 길잡이들이 장학생들 만나면 해준다고 생각해요. 작은 선생님 느낌입니다.
요한 : 길잡이란 학교 선배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요. 장학생들이 무언가 질문을 했을 때, 그때마다 제가 느꼈던 것이라든가 필요한 정보를 나눠주는 게 길잡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상 : 저도 장학생이랑 길잡이가 크게 차이가 없다고 생각해요. 조금 더 먼저 경험한 사람으로서 조언해주고, 고민만 들어줘도 길잡이의 역할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Q. 자립준비청년들에게 길잡이라는 존재는 어떤 의미일까요.
윤상 : 자립준비청년들은 기댈 곳이 많이 없거든요. 비록 전적으로 기댈 수는 없지만 나보다 앞서 여러 경험을 한 길잡이가 있다는 것,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고 마음의 부담이 덜어지거든요. 그런 역할을 해주는 게 길잡이의 존재 의미라고 생각해요.
요한 : 길잡이는 자립준비청년들의 또 다른 지지 체계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자립준비청년들은 의지할 사람이 부족하거든요. 길잡이들은 장학생 친구들의 지지 체계만 되어주어도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종석 : 제가 처음 장학생으로 길잡이분들을 봤을 때, 그분들은 정말 바쁘시고 삶을 스스로 잘 꾸려나가고 계신다고 느꼈어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저도 저렇게 되고 싶었어요. 자립준비청년에게 길잡이는 멋있는 사람이자 닮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민정 : 저는 중도 퇴소를 해서 주변에 사람이 없었어요. 인적 자원이 없었죠. 그런데 장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장학생들과 길잡이들을 만나면서 ‘나 같은 사정을 가진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 그리고 ‘저들이 이렇게 잘살고 있으니, 나도 저렇게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때 정말 강하게 소속감을 얻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소속감의 장’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여기에서 여태 장학생들과 길잡이들을 만났고, 앞으로도 길잡이들과 장학생들을 만나면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기 때문에 저는 여기를 ‘소속감의 장’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그리고 자유롭게 생각나는 말씀 해주시면 좋겠어요.
종석 : 저는 딱 한 마디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용찬 쌤이랑 화란 쌤이 진짜 고생하시거든요. 정말 감사해요. 저는 길잡이 활동하는 것도 힘든데, 선생님들은 저희 한 명 한 명 다 챙기시느라 정말 고생하시거든요. 그래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요한 : 저는 자립준비청년들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저는 어렸을 때, 저 자신을 그냥 ‘보육원생 김요한’으로만 생각했어요. 저의 나머지 부분은 생각하지 못하고요. 분명 장학생분들 중에서도 그냥 딱 ‘나는 보육원생’이라는 데에 멈춰서서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한 사람이 어떤 한 부분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거든요. 저는 간호사 김요한이기도 하고, 길잡이 김요한이기도 해요. 그렇게 어떤 분야를 잘 해내는 ‘나’가 또 있거든요. 그래서 자립준비청년들도 ‘또 다른 나’에 대해 더 집중해서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윤상 : 저도 자립준비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를 하기 전까지 선입견 혹은 편견 같은 게 있었어요. 자립준비청년이라고 하면 조금 위축돼 있을 것 같았는데,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다들 자신감도 넘쳐 보이셨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도 덩달아 자신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립준비청년분들에게 어떤 것이든 프로젝트에 속하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민정 : 조금 형식적일 수 있지만 저는 이 말을 꼭 하고 싶어요. 2019년부터 약 4~5년을 아름다운재단과 함께했는데, 그 시간 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아름다운재단과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 관련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감사를 표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공개적으로 말해본 적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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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생 기간을 보내고 자발적으로 길잡이까지 택한 이들에게서는 강한 자부심과 안정감이 느껴졌다. 장학생으로 처음 이 공동체에 속하게 되고, 공동체에서 누군가의 섬김을 받아 자기 자리에 더욱 단단하게 서게 되고, 이제는 또 다른 사람을 섬기기 위해 길잡이로 활동한 이들을 보며,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어 서로를 일으켜내는 생생한 힘 또한 볼 수 있었다. 지금 이들을 만나고 있는 장학생들은 이 다음에 또 누군가의 길잡이로 세워지겠지? 그런 생각을 하니, 벌써 다음에 길잡이로 세워질 이들이 궁금해진다.
글 : 박혜은 (글작가)
사진 : 리커버리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