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은 시민모임, 풀뿌리단체, 시민사회단체의 공익활동을 지원합니다. 성패를 넘어 시범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공익활동의 다양성 확대를 꾀합니다. ‘2022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 참여한 한국이주인권센터의 이주여성 양육가이드 제작 활동을 전해드립니다. |
한국사회에 이주한 아랍여성들이 또 다른 아랍여성들을 생각하는 마음
이주의 삶이란 어떤 것일까요? 말도 통하지 않고 문화도 관습도 모두 다른 곳에서 출산하고, 양육하고, 교육을 시키는 그 여정은 어떤 것일까요? 한 이주여성은 ‘어떤 감옥 속에 갇힌 기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이주인권센터는 인천지역에 이주하여 살고 있는 16명의 아랍계 여성들과 의기투합하여 새롭게 한국에(또는 인천에) 이주할 아랍여성들을 위해 ‘양육/교육 가이드 <웰컴 투 학교 가는 길>’을 제작하였습니다. 우리 역시 출산, 양육, 교육의 여정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 모여 우리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면서, 궁금했던 지점이 있으면 해답을 찾아보고, 전수하고 싶은 우리의 경험이 있으면 기꺼이 나누는 작업을 하고자 했습니다.
책 작업 과정에서 각자의 경험이 왜 발생했는지 함께 이해하기 위한 공부의 시간들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예를 들어 M님은 한국에 이주해서 자녀를 학교에 보내려고 했는데, 내년부터 입학하라고 하여 자녀의 학업이 1년 늦어졌었습니다. 지금까지 그 이유를 정확히 모르고 있었는데 진학하려는 학년의 전체 수업 일수 중 2/3 이상이 지난 시점에는 진학이 불가능하므로 내년에 다시 오라고 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아동양육, 교육 시스템에 대해서 배우기 위해서 우리는 아동전문가와 교육기관 종사자(초등학교 중학교 선생님)를 초빙하여 배움의 시간을 갖기도 하였습니다. 우리의 자녀가 왜 특정한 행동을 하는지, 특정한 행동을 했을 때 어떻게 대해야 할지, 특히 학교 안에서의 소외감, 외로움을 부모가 어떻게 도와줘야 할 지, 이런 경험들의 답을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학교와 관련해서는 학교에서 왜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는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인지, 한국에서의 성교육은 왜 너무 자세한 것인지, 아이들의 성공적인 학교생활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지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고 배우는 시간들을 가졌습니다.
우리의 노력과 배움의 결과들은 ‘아랍여성들을 위한 양육/교육 가이드 <웰컴 투 학교 가는 길>’이라는 책자로 만들어졌습니다. 어떤 부분은 너무 자세하고, 어떤 부분은 조금은 엉성하며, 어떤 부분은 같은 고민을 갖고 있어 선주민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고, 어떤 부분은 매우 새로울 것입니다. 이것은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는 이주여성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선주민들이 당연하게 넘어가는 부분에 있어서 고민하기도 하고, 선주민들에게는 중요한 부분인데 별로 중요하지 않기도 하며, 같은 생각을 갖고 있으면서 또 어떤 부분은 다릅니다.
우리의 경험과 고민과 배움, 그리고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들 함께 읽어 주세요.
글, 사진 : 한국이주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