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35 아프다고 말하지 못한 사람들
퀴즈🧐 엔지니어, 사무직, 제빵사, 물리치료사, 헤어디자이너, 필라테스 강사, 사진작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모두 아름다운재단 ‘청년여성 산재회복 지원사업’에 신청했다는 점입니다. 일터에서 얻은 부상, 질병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는 점도 동일했고요.
 
“산재라는 건 그냥 있을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저희 회사 기준에서는 그런 걸 생각할 거면 나가도 상관없다는 기본 태도가 있기 때문에.”
-청년여성 산재회복 지원사업 신청자 A씨
 
지원사업 참여자들은 ‘산재가 되지 않을 것 같아서’, ‘산재로 받아들여질 거란 기대가 없어서’ 산재를 신청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어요. 혼자 참고 견디다가 결국 회사를 그만둔 경우도 적지 않았고요.
 
지금처럼 산재를 개인이 감당하게 되면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사적인 문제로 축소될 수 있어요. 누가 일하다가 어떻게 다치고 아픈 건지 그래서 사회적으로 필요한 지원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없게 되니까요.
 
아름다운재단은 일터에서 경험하고 있는 개인의 고통을 사회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간 존재가 드러나지 않았던 청년여성들의 산재 사례를 듣고, 지원하기 시작했죠. 산재보험이 주로 사고나 중대재해만 보상한다는 인식이 있다 보니 청년여성들은 노동 과정에서 얻은 질환이 산재보상 대상이라는 것을 인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거든요.
 
사업을 진행하며 몇 가지 변화를 마주하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 중대재해처벌법이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에도 적용되었고요. 임신 중 유해물질에 노출된 태아*의 산재가 처음으로 인정됐어요. 산재를 산재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로 좀 더 빠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아름다운재단이 포착한 산재 사각지대를 공유하고,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봤습니다.  
 
※ 태아산재법: 임신 중인 노동자가 건강에 해로운 노동 환경에 노출된 탓에 자녀에게 선천성 질병이나 장해가 발생하면, 해당 자녀(건강손상자녀) 또한 산재를 입은 노동자로 보고 보험급여를 지급하도록 한 산재보험법 개정안  
  
청년여성 산재회복 지원사업이 포착한 현실, 그리고 변화
 
2023년 한 해 동안 아름다운재단과 노동건강연대는 청년여성 산재회복 지원사업을 통해 산재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청년여성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60명에게 생계비를 지원하고, 노동환경 실태를 조사했습니다.
 
청년여성 산재회복 지원사업 결과보고서에서 발췌한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청년여성 산재회복 지원사업에 신청한 청년여성의 62%가 20대였어요. 별도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들어보니 특성화고를 졸업한 뒤 바로 취업하거나, 중·고등학교에 재학할 때부터 아르바이트 등을 시작해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노동을 시작한 여성들은 여러 형태의 폭력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일을 가르친다는 핑계로 폭언이 가해지거나, 급여·근무시간을 회사가 임의로 조정하는 등의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불안정한 상황에서 일을 하다 보니 산재신청을 해 본 인원도 소수였습니다. 인턴, 아르바이트와 같은 고용형태나 앓고 있는 병의 종류로 인해 산재보상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거나 받아들여질 거란 기대가 없기에 신청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많았어요.
본 사업에 신청한 200명 중 산재보험으로 치료비를 해결한 사람은 단 3명(1%)뿐이었어요. 모두 사고로 다친 사례였고요. 한 명은 퇴근길에 발생한 교통사고, 다른 두 명은 사업장 내에서 넘어져 다친 경우였습니다. 반복된 노동으로 생긴 디스크나 손목 터널증후군 같은 근골격계질환을 산재보험으로 처리한 경우는 한 건도 없었죠. 산재보험을 통한 치료가 ‘사고’에 한정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원사업을 통한 주요한 변화! ‘정기적 또는 비정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하게 되었다’는 응답이 60%로 가장 많았습니다.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하거나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등의 변화가 그 뒤를 이었어요. 이 외에도 ‘돈이 부족하다고 아픈 걸 방치하지 않게 되었다’, ‘돈을 떠나서 직장에서 받지 못한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다’는 메시지도 남겨주셨어요.
 
보다 자세한 통계와 이야기는 아래 보고서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산재 지식 테스트!
어느 날 친구가 묻습니다. ‘고객에게 폭언을 듣고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워서 병원에 다니고 있어. 나도 산재신청할 수 있을까?’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헷갈린다면? 지금 바로 산재지식을 테스트해보세요. 산재에 대해 정확히 알고, 대처할 수 있도록 바로 곁의 친구들에게도 공유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책 증정 이벤트! OO에 들어갈 단어를 맞혀주세요. 힌트는 이미지에 있습니다.
어린이들의 방과 후 학습을 도와주는 활동을 한 적이 있어요. 사소한 칭찬에도 행복해하고,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어린이들을 보며 제 기억 속의 좋은 어른들을 떠올려보게 됐습니다. 결핍은 끌어안아주고, 장점은 크게 키워준 따뜻한 어른들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이 나더라고요. 
 
얼마 전 출간된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OO이 되는가’를 보며 좋은 어른을 만난 것처럼 마음이 들떴어요. 강지나 선생님은 빈곤가정에서 자란 여덟 명의 아이들과 10여 년간 만남을 이어오며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자라는지 기록했는데요. 어디서도 접한 적 없는 당사자의 이야기라서 더욱 인상 깊었어요. 부모의 질병과 절망 앞에서, 누군가의 지원 뒤에서, 꿈과 현실 사이에서 어떤 고민을 하며 성장했는지 알 수 있었으니까요.
 
각자 성장한 배경은 다르지만 단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면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하고, 선생님을 응원해 주었다는 점입니다. 책이 궁금하시다면 지금 아래 링크를 눌러 이벤트에 참여해 주세요. 10분을 선정해 책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OO이 되는가’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아름다운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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