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에서 우리도 모르게 만나고 있는 유해물질,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유자학교’는 유해물질로부터 자유로운 건강한 학교를 말합니다. 유자학교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집과 학교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지내는 방법을 공부합니다. 2023년 한 해 동안 유자학교에 참여한 학급 담임 선생님께서 활동 후기를 남겨 주셨습니다. 우리 사회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행복하게 성장할 권리를 누리고,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위해 함께 만들어 나가는 유자학교 모습을 소개합니다. |
성남 중앙초등학교 5학년 1반 이야기
저희는 성남 중앙초등학교 5학년 1반 학생들로 23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학급별로 운영하는 동아리 활동에서 ‘지구환경부’ 활동을 하고 있어요. 까불기도 1등! 노는 것도 1등! 귀여움도 1등! 진지함도 1등이랍니다. (그런데, 공부는… 흠흠. 비밀이에요!)
학교가 가장 안전한 곳 아니었나요?
선생님의 주도로 강제적으로(!) 유자학교에 참여하게 되어 얼떨떨하기는 했습니다. 사실, 환경 문제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지요. 더욱이 우리 주변에 유해물질이 가득 널려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학교라는 곳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가장 안전한 곳 아니었나요? 처음 유자학교 이야기를 들었을 땐 좀 시큰둥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유자학교를 통해 우리 주변 환경 문제에 더욱더 관심을 갖게 되어 좋았습니다.
가장 재미있었던 활동은 비누 만들기 활동이었습니다. 만들기 활동은 언제나 신나니까요. 우리가 사용하는 비누나 샴푸에 유해물질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을 못 했는데, 유자학교에서 공부하니 문제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여기저기서 “이제 뭘 써야 하나?” 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는데 안전한 만능비누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 사용한다니 얼마나 기쁘던지요. 수업 중간에 PD님께서 촬영을 와 주신 것도 정말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우리 얼굴이 활동지에 나오게 된다고 해서 한껏 마음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또, 열심히 공부하는 장면들이 나중에 영상으로도 제작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됩니다.
자랑스럽고 흥미로운 유자 활동
저희가 했던 활동 중에 분리배출 활동이 가장 자랑스러웠습니다. 예전에는 어떤 것을 어느 분리수거함에 넣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플라스틱에 대해 배우고 난 후 분리법을 잘 알게 되었고, 교실과 급식실에서 분리배출을 잘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집에서도 분리배출을 잘하니까, 부모님도 칭찬해주셔서 기뻤습니다. 우리 선생님이 직접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셨다는 옷과 미세플라스틱에 관한 공부를 했는데, 다큐멘터리가 엄청 인상적이었습니다. 옷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쓰레기 산에서 소들이 풀을 뜯듯이 옷을 뜯어 먹는 장면에서는 “우웩!”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염색약으로 오염된 강을 보았을 때도요. 옷을 매일 세탁하는 것이 최고인 줄 알았는데, 거기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살금살금 나온다고 하니 걱정이 되었습니다. 잘 몰랐던 것들이 많았는데, 배울 수 있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화장품에 대해 배울 때 남자아이들은 싫다며 소리를 질렀는데, 사실 흔히 사용하는 로션이나 선크림에도 나쁜 물질이 들어있고,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비누와 샴푸, 세제 같은 것에도 유해물질이 있을 수 있다고 해서 다들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른들이 쓰는 색깔 있는 화장품만이 전부가 아니라, 우리 주변의 향기 나는 많은 제품에도 유해물질이 있다고 해서, 앞으로는 좀 더 꼼꼼하게 성분을 살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유자학교 탐정단 활동에서 보드게임도 하고, 유자 캐릭터 그리기, 이모티콘 만들기도 해서 재미있었습니다. 교실 곳곳에 있는 유해물질을 찾아보는 활동도 했는데, 특히 PVC가 나쁘다고 해서 지우개 등의 학용품을 다시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XRF라는 멋진 장비를 사용해서 어떤 성분이 있는지 측정해 본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새로운 눈을 갖게 됐어요
유자학교 공부를 한 이후 가장 좋았던 점은 우리 삶 속에 있는 다양한 물질 정보를 탐색하는 새로운 ‘눈’을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세정제나 화장품뿐만 아니라 내 장난감, 벽지, 가구 등에 혹시 유해물질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 아끼고 절약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배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옷을 좀 덜 사 입어야겠다든지, 화장품을 적게 사용해야겠다, 플라스틱은 분해가 잘 안 되니까 ‘용기내’ 활동에 참여해야겠다 등 생활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즐겁게 활동했던 것 같습니다. 용기내 캠페인을 할 때는 커다란 봉지에 있는 과자를 서로의 그릇에 나누어 먹으면서 행복을 느꼈고, 알뜰시장(유자마켓)을 통해 아나바다 정신을 배우며 함께 즐길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적극적인 격려와 친구들의 기대가 합쳐져 유자학교를 공부하는 시간이 늘 즐거웠습니다.
작은 실천으로 안전한 미래를 만들어요
시간이 많지 않아 3D프린터 같은 주제는 깊이 있게 공부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원래 우리 반 전체가 급식실에서 캠페인을 벌이면서 분리배출을 강조하려고 했는데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바느질 용구가 제대로 준비되지 못해서 토시 만들기도 넘어갔는데, 그것도 아쉽네요. 배운 것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집에서도 용기내 캠페인을 실천하고, 유행에 따라 옷을 사지 않기로 다짐했습니다. 또, PVC 제품은 피하고, 소독제나 향기 나는 제품들도 멀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가 스스로 하는 작은 실천들이 우리가 살아갈 미래를 더욱 안전하고 건강하게 만들 것이라는 생각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글 I 성남 중앙초등학교 남세은 선생님
2023 유자학교에 참여한 선생님들이 작성해준 활동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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