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은 많은 비영리 공익단체들이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기회의 문을 넓게 열어두고 1%가 100%가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다양한 공익활동을 지원합니다. ‘2023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 참여한서구평화복지연대의 활동을 전해드립니다. |
서로서로 함께하는 네트워크 만들기
2020년부터 구체적인 형태로 드러나기 시작한 인천 서구의 마을공동체들.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 첫 해에는 이 점들을 어떻게든 연결해 선을 만드는 활동에 매진했다. 이번 2년 차에는 마을공동체를 비롯한 각 단체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상호의존적 관계임을 확인하게 된 해였다. 중간지원조직이 행정 직영으로 바뀐다거나 주민 자치 기구가 퇴행하는 씁쓸한 현실에 굴하지 않고 우리는 애써 만들어 놓은 서로의 연결망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오히려 지역의 노동조합과 진보정당까지 포괄하는 전에 없던 <서구시민넷>이라는 새로운 조직도 만들어냈다. 이들과 10·29 참사, 기후 위기, 돌봄 문제 등 지역사회와 나라, 전 지구적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하며 실천 동력을 높여갈 수 있었다.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 무엇을 먹을 것인가, 어떤 것을 줄일 것인가, 누구를 만날 것인가, 어디서 일을 벌일 것인가를 고민했다. 그리고 마을에서 활동가들을 만나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으며 무수한 이야기를 하고 함께 배우고 실천했다. 돌봄 사각지대 아이들에게 풍족하지는 않더라도 밑반찬과 과일을 정기적으로 제공한 일, 10·29 참사 유가족을 만나 진상을 파악하고 아픔을 나눈 일, 지하철역에서 콘서트와 함께 진행한 기후 행동, 송년전체 모임으로 함께 진행한 ‘환멸의 시대를 어떻게 전환해 갈 것인가’를 모색하는 김누리 교수 특강은 특히 많은 활동가들에게 인상 깊을 것이다.
영역별 네트워크들은 월 1회 정기모임을 하며 자체 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공통의 사안에 대해서는 각 단위를 넘어 함께 논의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네트워크 파티는 우리가 연결되어 언제든 소통하고 연대할 수 있는 느슨한 듯 끈끈한 관계임을 확인할 수 있는 장이었다.
활동가교육과 서구 포럼은 기후 위기와 자원 순환 등 활동가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열성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분야로 진행하였다. 청년들과 어우러져 공부하고 토론하고 지역사회에서 후속 활동을 이어가는 장을 마련한 멋진 활동이었다.
각종 회의와 간담회, 교육과 탐방, 공론장과 현장 방문, 연대 서명과 모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바쁘게 진행한 사업의 성과는 네트워크다. 올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협력한 기관의 수는 총 67개에 이른다(서구공동체복지협의회 11개, 서구먹거리넷 6개, 서구시민넷 10개, 서구마을넷 40개 등).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나는 ‘짱가’처럼 서로에게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는 네트워크의 힘을 체감하게 해준 변화의시나리오. 이 프로젝트는 우리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 서로가 서로에게 의존하며 함께할 때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토양이 되어주었다. 고립이 가속되는 시대를 부정하는 튼튼한 녹색 줄기들이 여기서 뻗어 나올 수 있었다.
글, 사진 : 서구평화복지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