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은 많은 비영리 공익단체들이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기회의 문을 넓게 열어두고 1%가 100%가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다양한 공익활동을 지원합니다. ‘2023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 참여한 직장갑질119의 활동을 전해드립니다.

우리 회사의 젠더감수성은 몇 점?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

사장이 화장을 안 하고 옷을 예쁘게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저를 따로 불러 면담까지 했습니다. 과도하고 부당한 업무 지시에 외모 지적까지 하니까 앞뒤가 너무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유부남 상사가 사적으로 만나자는 헛소리를 해댑니다. 그만두기 어려운 상황이라 웃으며 참았더니 만만해 보였는지 성추행을 시도하거나 밤에 전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제가 자신을 거절했으니 혹독하게 일을 시키겠다고 합니다.”

직장갑질119로 들어온 상담내용 입니다. 카카오톡과 이메일로 직장인들이 겪는 갑질이나 노동법 위반을 상담하는 직장갑질119는 ‘젠더갑질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제보와 상담을 받았습니다. ▲외모 평가 ▲성차별 역할 강요 ▲구애갑질 ▲특정 성에 대한 차별발언 등. 믿기 힘든 제보, 분노를 부르는 사연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직장인 여성 3명 중 1, 직장 내 성희롱 경험

직장갑질119는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아 젠더특위에 들어온 제보와 상담을 바탕으로 문항을 만들어 전문여론조사기관에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직장 내 성희롱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여성은 35.2%, 남성은 18.9%였습니다. 성추행・성폭행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여성은 24.1%(남성 8.1%)였고, ‘스토킹’을 당했다는 여성도 10.1%(남성 6.4%)나 되었습니다.

현행법상 성범죄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는 젠더갑질 경험도 심각했습니다. 아줌마, 아가씨와 같은 ‘특정 성별을 지칭하는 부적절한 호칭’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여성이 55.9%(남성 31.3%)였습니다. ‘성차별적 편견에 기반한 혐오 발언’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여성이 45.1%(남성 14.2%)나 되었습니다. ‘외모 지적’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여성이 28.7%(남성 10.1%), 외모 비하를 경험했다는 여성은 20.0%(남성 12.4%)입니다.

위의 경험은 성별과 무관하게 누구라도 경험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상황을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조사결과를 보니 여성이 남성에 비해 젠더 갑질 피해 경험이 2~3배 높더군요. 이런 물음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데도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건가요?”

젠더감수성 지표 개발

2018년 ‘미투 운동’ 이후 한국 사회에서 젠더 이슈는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주요 이슈 중 하나입니다. 무엇보다 그동안 침묵했던 피해자들이 젠더폭력 사실을 공유하고, 서로 연대하는 ‘미투 운동’의 경험은 한국 사회에서 젠더폭력을 주요한 사회 현안으로 만들었습니다.

직장갑질119는 젠더폭력 사실을 공유하고 연대하는 것을 넘어 조직(회사)의 현재를 측정하고, 변화하고자 하는 목표치를 설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직장갑질119는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아 젠더특위에 접수된 600여건의 제보사례와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하여 ‘젠더감수성 지표’를 개발했습니다.

젠더감수성 지표는 직장에서 벌어지는 젠더갑질에 대한 한국 사회의 ‘표준 인식’을 확인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들이 심각한지 점검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문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젠더감수성 지표 문항

문항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은 편이다

보통이다

그런 편이다

매우 그렇다

능력과 무관하게 특정 성별을 선호해 채용한다

100

75

50

25

0

동일한 업무를 하는데 성별에 따라 임금이나 노동조건에 차이가 있다

100

75

50

25

0

성별을 이유로 교육, 배치, 승진 등에 차이가 있다

100

75

50

25

0

전체 직원 성비 대비 특정 성별이 상위 관리자급 이상 주요 직책에 압도적으로 많다

100

75

50

25

0

임신·출산·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렵다

100

75

50

25

0

특정 성별에게 커피, 손님 접대, 회의 준비, 서무업무 등 잡무를 요구한다

100

75

50

25

0

아줌마, 미쓰김, 아저씨 등 특정 성별을 지칭하는 호칭을 한다

100

75

50

25

0

성적인 대화나 농담을 한다

100

75

50

25

0

야동(성적인 동영상·사진·짤)을 보거나 주고받는다

100

75

50

25

0

친한 동료들의 단톡방에서 성적 대화가 오간다

100

75

50

25

0

손잡기, 어깨동무, 포옹 등 신체 접촉을 한다

100

75

50

25

0

“여자가 예민해서”, “남자가 눈물을” 등과 같은 성별에 따른 특정 표현을 한다

100

75

50

25

0

특정 성별에게 애교, 웃음, 친절 등을 요구한다

100

75

50

25

0

예쁘다, 못생겼다 등 외모에 대한 평가를 한다

100

75

50

25

0

옷차림이나 화장에 대한 지적을 한다

100

75

50

25

0

사적인 만남을 요구하거나 원치 않는 구애를 한다

100

75

50

25

0

원치 않는 상대와 사귀라고 하거나 소문을 낸다

100

75

50

25

0

연애, 결혼, 출산 등 사생활에 대한 질문을 한다

100

75

50

25

0

성희롱 이슈 때문에 특정 성별끼리 회식이나 만남을 한다.

100

75

50

25

0

성별을 이유로 해고나 권고사직 등 불이익이 있다

100

75

50

25

0

해당 문항에 ‘매우 그렇다’를 선택하면 0점이고, ‘전혀 그렇지 않다’를 선택하면 100점입니다. 나의 또는 우리 조직의 젠더 감수성을 측정하는데 활용해보세요. 참고로 2023년 대한민국 젠더감수성 평균지수는 100점 만점에 73.5점이 나와 C등급입니다.

젠더 갑질의 공론화, 더 큰 변화로 이어지길

직장갑질119가 개발한 지표와 실태조사 결과들은 공공기관 등 다양한 조직에서 구성원들의 인식 수준 진단에 활용돼 개선책을 마련하는 데 활용되고 있습니다. 정기적이며 연속적인 한국 사회의 젠더 표준 인식 조사를 위한 안정적 기반 조성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직장갑질119는 앞으로도 일터에서의 ‘젠더갑질’을 공론화하고, 이를 의미있는 제도개선으로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글, 사진 : 직장갑질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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