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의 돌봄과 교육에 큰 역할을 하는 지역아동센터의 대표적 고충은 인력 부족입니다. 오후 2시부터 저녁 7시까지 돌봄을 책임지는 지역아동센터는 30여명의 아동 청소년들에게 매일 프로그램과 학습을 지원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두루 있는 센터는 안정적인 돌봄과 학습을 위해 인력이 꼭 필요합니다.

2024년 아름다운재단과 JB우리캐피탈은 센터의 이러한 고민에 공감하여 ‘희망선생님’ 지원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지역아동센터 인력지원과 센터를 졸업한 청년의 일경험을 위해 졸업청년이 센터에서 일할 때 인건비를 지원하는 것입니다. 황금들판이 무르익어 알찬 결실을 기다리는 가을날, 새수원지역아동센터에서 아동들과 함께하고 있는 ‘희망선생님’ 김주경 선생님, 김미숙 센터장님을 만나 빛나는 활약상을 들어보았습니다.

새수원 지역아동센터 김미숙 센터장님

닻 오른 ‘희망선생님’ – 도움을 주면서 배우고 성장합니다.

JB우리캐피탈의 <지역아동센터 환경개선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처음 시작된 ‘희망선생님’ 지원사업. ‘희망선생님’은 지역아동센터를 다녔던 청년이 지역아동센터에서 아동들의 배움과 돌봄을 돕는 선생님으로 활약하는 활동입니다. 2024년 지역아동센터 6개소에서 ‘희망선생님’ 7명이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십 년 전, 초등학년 3학년 열 살의 반짝이는 눈망울로 새수원지역아동센터를 다니기 시작한 어린이였던 김주경 씨는 음악가의 길로 꿈을 키워 예술대학에 진학해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희망선생님’이 되어 새수원지역아동센터로 돌아왔습니다.

“아이들과 엄청 친해졌어요. 처음 보자마자 보드게임을 들고 와서 같이 하자고 하는 아이도 있었지만, 낯설어서인지 거리를 두던 아이도 있었거든요. 이제는 저를 보자마자 다들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소소한 일상을 미주알고주알 얘기해줍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아, 내게 마음을 열어주었구나!’하고 기쁩니다. 전에 도움을 받는 입장에 있던 제가 처음으로 도움을 줄 수 있게 되고, 저 또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좋은 ‘희망선생님’ 활동을 하게 되어 참 감사합니다.” 김주경 선생님

아동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희망’이 됩니다

새수원지역아동센터에는 초중등생 33명이 다니는데, 김주경 선생님은 대학교 수업이 없는 시간과 방학에 틈틈이 초등학생의 학습을 지도하고 돌보며, 중학생에게는 영어를 가르칩니다. 또 음악 전공을 살려 초등학생 다섯 명에게 음악교육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음악을 접하면서 아동들은 자아존중감도 높아지고 정서도 안정됩니다.

새수원 지역아동센터 희망선생님 김주경 청년

김주경 선생님의 열정적인 지도에 힘입어, 얼마 전 한 아동은 수원지역아동센터연합회 주관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에 바이올린 연주자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답니다. 중학교 진학 후 영어 학습에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던 아동들도 학업에 흥미를 갖게 되고, 성적도 향상되었습니다.

이렇듯 ‘희망선생님’은 아동들이 다가서기 편해서 사제지간에 신뢰감과 유대감 형성·구축을 통한 상호작용이 활발하고, 교육효과와 교육만족도도 매우 높습니다. 또 ‘희망선생님’이 해당 지역아동센터를 졸업했고 지금도 근처에 살고 있어, 접근성이 좋을 뿐만 아니라 지역의 특성이나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들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깊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무엇보다도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했던 아동이 자라서 어른이 되어 다시 지역아동센터로 와 선생님으로 활동한다는 것만으로 아동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희망’이 됩니다. 게다가 지역아동센터를 나온 ‘희망선생님’이 공부뿐만 아니라 고민 상담도 같이하며 살피니, 누구에게도 마음 문을 열지 못한 채로 있던 아동들에게 크나큰 지지와 공감이 되고 있습니다.” 김미숙 새수원지역아동센터 센터장

지역아동센터의 인력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희망선생님’이 “귀한 도움의 손길이 되고 있어서 무척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하는 새수원지역아동센터 김미숙 센터장님. 제자이던 김주경 선생님이 이제 ‘희망선생님’으로 함께 한다는 점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예전에 김주경 선생님이 자랄 때 영어를 가르쳐준 새수원지역아동센터의 김창경 선생님도 김주경 선생님이 ‘희망선생님’이 되어 돌아온 날, 얼마나 반겼는지 모릅니다.

공부와 연습의 재미를 일깨우는 ‘희망선생님’

요즘 새수원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은 ‘희망선생님’이 오시는 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김주경 선생님이 바쁜 학업으로 인해 조금 늦게 도착하는 날이면, 아동들은 센터 사무실로 한걸음에 달려와서 “선생님, 언제 오시냐”고 연신 되묻습니다. 맘에 들지 않는 일이 생길 때 불평하다가도 김주경 선생님이 “선생님도 그랬어” 하면서 선생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면, 아동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가만히 귀 기울입니다.

‘희망선생님’ 활동은 아직 학생인 김주경 선생님에게 경제적인 면에서 보탬이 됩니다. 더욱이 김주경 선생님은 아동들을 가르치고 돌보면서 활력이 생긴다고 합니다. 밖에서 지치거나 속상한 일이 있을 때 아동들과 가벼운 대화만으로도 금방 회복할 힘이 생기고 즐거워집니다.

“아이들에게 공부나 음악연습의 재미를 알려주는 ‘희망선생님’ 활동이 제게 무척 뿌듯하고 뜻깊습니다. 좀 반항심을 내보인다거나 쉽게 싫증을 내는 아동들도 실제로는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인 걸 제가 알거든요. ‘다른 친구들처럼 학원도 다니고 싶고 비싼 옷도 사 입고 싶고’ 딱 그런 마음이 드는 나이잖아요. 아이들과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노력하면 할 수 있어. 마음을 굳게 먹자”고 격려합니다.” 김주경 선생님

뭐든 도전해볼 수 있도록 희망을 전하는 ‘희망선생님’

타 지역아동센터에서 ‘희망선생님’으로 활동하는 또래 친구와 대화한 일화를 들려준 김주경 선생님. “어떻게 하면 지역아동센터에 더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하고 진지하게 대화하던 도중, 문득 서로에게 “우리, 많이 컸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서 너무 좋다”고 활짝 웃었다고 합니다. ‘희망선생님’ 활동을 통해 느낀 보람과 긍지를 정답게 나누었습니다.

새수원지역아동센터가 어린 시절 김주경 선생님에게 발 딛고 커나갈 토대가 되어주었기에, 김주경 선생님은 아동들에게 “시야를 넓혀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뭔지 좀 더 찾아보자”고 북돋습니다. 김주경 선생님이 ‘희망선생님’ 활동의 소중한 의미를 차근차근 짚습니다.

“지역아동센터에서 생각보다 많은 아동들이 자신의 꿈보다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 등 환경적인 요인을 헤아려서 ‘빨리 커서 빨리 돈 벌어야지’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그런 면이 좀 안쓰럽습니다. 저도 안 그랬던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항상 아이들에게 얘기해주고 있습니다. “너는 절대 혼자가 아니고, 그러니까 이 세상에 너무 겁먹지 않아도 된다”라고요. 자신의 꿈에 한계를 미리 설정해두지 말고 뭐든 도전해볼 수 있도록 희망을 전하는 이가 바로 ‘희망선생님’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주경 선생님

중대한 영향력을 실감한 ‘희망선생님’ 지원사업

‘희망선생님’이 충분한 역량을 발휘하여 활동할 수 있도록 든든히 돕고 있는 새수원지역아동센터 김미숙 센터장님. 지역아동센터의 아동들이 ‘희망선생님’을 통해 희망과 꿈을 발견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끊임없는 관심과 지속적인 지원을 당부하였습니다.

“아이들의 희망이 되어주는 ‘희망선생님’이 계셔서 아이들의 꿈도 자라나고 있습니다. ‘희망선생님’ 활동의 효과와 중대한 영향력을 직접 실감했습니다. 정말 좋은 지원사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희망선생님’이 앞으로 한 분, 두 분 늘어날 때마다 아이들의 꿈도 무럭무럭 함께 자라나기를 바랍니다.” 김미숙 새수원지역아동센터 센터장

글. 조승미 | 사진. 임다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