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주거위기청년 지원사업 ‘주거비상’은 사회적으로 지원정책이 미비한, 주거 사각지대인 거리 노숙 또는 노숙위기군에 있는 주거 취약상태의 청년에게 주거 기반 개별 맞춤형 통합지원을 통해 노숙 재진입을 방지하고 탈노숙을 위한 자립 안전망을 마련하고자 기획되어 진행되고 있습니다. 

※ 본 사업은 신한은행 지원으로 아름다운재단과 다다다협동조합과의 협력사업으로 진행됩니다.

‘청년’과 ‘노숙’. 이 두 단어는 영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시절에 집도 절도 없이 떠도는 노숙이라니. 아직 새파랗게 젊은데 벌써 그토록 절망 가득한 삶이라니. 하지만, 어쩌면 이 낯설고 어색한 느낌은 우리의 편견이 작용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노숙인은 아무런 희망도 미래도 없이 무기력하게 살아갈 것이라 여기는 편견.

서울시립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 이태용 실장

서울시립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의 이태용 실장은 ‘노숙인은 그저 힘든 과정을 지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노숙위기청년에 대한 지원이 많이 부족하고, 연령대에 맞는 세밀한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19년째 노숙인을 지원해 온 베테랑이다. 또한 아름다운재단 ‘2024 주거위기청년 지원사업’의 심사(자문)위원이기도 하다.

어렵게 성장한 청년들, 노숙위기 몰리면서 인간관계도 끊겨

아름다운재단의 ‘주거위기청년 지원사업’은 주거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을 찾아내고 연결하고 지원하는 개별 맞춤형 통합적 접근이 특히 돋보이는 사업이다. 청년거점공간 운영을 통해 주거위기에 처한 청년들을 발굴한다. 긴급 지원이 필요한 청년을 선정해 보증금은 물론 임대료, 주거환경 조성비, 부동산 수수료 등을 지원한다. 청년들이 주거를 안정적으로 지속하기 위해서는 구직 및 사회활동도 꼭 필요하기에 개별 맞춤형으로 교육비나 의료비 등을 지원한다. 이뿐만 아니라 심리검사·상담 등을 지원하고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서 청년들의 마음도 두루 살핀다.

지원정책 미비한 청년 시기 주거 사각지대 발굴하고자 기획된 아름다운재단 주거위기청년 지원사업

제대로 된 정책은커녕 실태조사조차 수립되지 않은 현실에서 이번 사업의 현장은 주거위기청년을 지키는 최전선이다. 그러나 아직 사업은 초기 단계이고 갈 길도 멀다. 어떻게 하면 주거위기청년의 문제를 우리 사회 공동의 과제로 끌어올리고, 더 나은 공공정책과 민간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까? 누구보다 가까이 문제를 고민해 온 이태용 실장과 함께 고민을 나누어보았다.

Q. 노숙위기 상황에 놓인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현황은 좀 어떤가요?

A. 보건복지부 조사에서 노숙인 자활시설 입소자 중 청년(40세 미만)이 15.7%라고 하는데, 현장에서 체감하긴 사실 좀 어려워요. 저희가 운영하는 일시보호시설은 청년들이 이용하길 꺼리거든요. 아무래도 시설 안에서는 단체생활을 해야 하고, 또 다른 이용자가 대부분 중장년층이다보니 어울리기도 어렵고요. 청년들은 만화방·피시방 같은 비주거시설에 머물거나 친구 집에서 묵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유형의 노숙 사례는 통계에서 잘 드러나지 않아요.

Q. ‘노숙’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지하철역이나 기차역 인근 등 거리에서 지내는 중장년층 이상의 남성입니다. 청년이 노숙을 한다고는 잘 생각하지 못하죠.

A. 노숙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자체가 굉장히 부정적이에요. 계절에 안 맞고 더러운 옷차림에다 술을 드시고 길에 널브러진 모습만 떠올리죠. 하지만 실제로 만나보면 노숙인의 스펙트럼은 정말 다양해요. 취약한 분들도 물론 있지만, 깔끔하게 자기관리하고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도 아주 많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노숙인의 특정한 모습만 강하게 인식해요. 그래서 저희 같은 지원기관에 대해서 ‘노숙인을 재워주고 먹여주니까 계속 그렇게 사는 거다. 며칠 굶으면 (자립하겠다고) 정신이 들 거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청년의 경우에는 여기에 더해서 ‘한창 젊은데 대체 왜 저렇게 사냐’는 말이 덧붙여지고요.

하지만 노숙인은 고정된 신분이 아닙니다. 그저 힘든 과정을 지나고 있을 뿐이에요. 살다 보면 누구나 힘든 시기를 겪죠. 그럴 때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지만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많잖아요. 그런데 어떤 사람은 어렵게 자라왔다든지 질환이 있다든지 하는, 자기가 선택하지 않은 이유로 조금 더 어려운 상황이에요. 가족이나 친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고요. 물론 본인의 의지는 중요하지만, 노숙인이라고 그런 의지가 왜 없겠습니까. 아무리 의지를 가져도 상황을 잘 해결할 수 없는데, 당사자가 가장 힘들죠.

주거위기상황은 그저 누구나 겪을 수도 있는 힘든 과정을 지나고 있는 것일 뿐

Q. 청년들은 어떻게 노숙위기에 이르게 되나요? 아무래도 중장년층과는 상황이 좀 다를 것 같은데요.

A. 중장년층은 어느 정도 평범하게 잘 지내다가 부채나 실직, 정신질환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하면서 노숙에 이른 경우가 많습니다. 청년층은 비교적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분들이 많이 있어요. 보살핌을 잘 받지 못했고, 경제적으로도 많이 힘들었고요. 때로는 가정폭력이나 성폭력 때문에 집을 나오기도 해요. 물론 어렵게 살았다고 다 노숙하게 되는 건 아니지만요.

Q. 노숙은 그 자체로도 위기지만, 연쇄적으로 다른 문제를 발생시킵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해치고, 주거지가 안정적이지 않으면 직장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빈곤의 악순환’에 빠지기도 하고요.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무기력과 우울감을 느끼고 심지어 범죄에 노출되기도 쉽다고 알고 있어요. 청년들이 겪는 특수한 어려움도 있을까요?

A. 일반적인 상황은 다른 연령대의 노숙인과 비슷할 거예요.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자존감도 떨어지고, 자기 상황을 드러내기 어려우니 친구 관계도 끊어지고요. 그래도 청년들은 자립의 가능성이 더 무궁무진합니다. 일단 의지가 강해요. 시설에 와도 단기간 이용하고 빨리 나가는 편이고, 구직에 대해서도 관심이 큽니다.

외롭고 불안한 청년들,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Q. 현장에서 보시기에 노숙위기청년을 위한 공공정책은 좀 어떤가요? 어떤 사각지대가 있으며 무엇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 궁금합니다.

A. 지원이 많이 부족하고, 연령대에 맞는 세밀한 정책이 보이지 않습니다. 청년기는 정말 중요하잖아요. 한번 노숙을 시작하고 장기화하면 30~40년을 갈 수도 있어요. 또한 노숙위기에 몰리는 청년들은 있는데, 이에 대한 실태조사나 연구가 없습니다. 그런 것부터 필요하겠죠. 그렇다고 노숙인정책 안에 청년에 대한 내용을 따로 만드는 것보다는 청년정책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좋겠다고 봅니다. 이런 시설에 와서 지원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더 중요하거든요. 청년들이 노숙위기까지 몰리지 않도록 사회안전망이 더 확대되면 좋겠습니다.

Q. 민간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아름다운재단 사업은 어떻게 보시나요?

A. 개인맞춤형 통합지원이 인상적이었어요. 부동산 수수료나 주거환경 조성비는 물론이고 교육비, 심리적 지원까지 섬세하게 설계했더라고요. 특히 심리적 지원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심사하는 동안 신청서류를 보면서 느낀 건데, 노숙위기청년들은 다들 외로워하더라고요. 꼭 청년이 아니더라도 노숙인들은 가족이나 친구 없이 혼자 노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노숙에 이르는 과정에서 기존의 관계가 깨어진 거죠. 또 아무래도 노숙을 하면 자존감이 떨어지지 않을 수가 없어요. 노숙하기 전부터 가정폭력 등으로 이미 상처 입은 경우도 많고요. 청년들끼리 고민도 나누고 서로 지지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한 것 같아요.

청년들이 노숙위기까지 몰리지 않도록 사회안전망이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램

Q. 마지막으로, 노숙위기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살아가면서 어려운 시기는 누구든 있습니다. 본인의 힘과 의지로 이겨낼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구조적 상황도 있죠. 그래도 청년들이 너무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직 살아갈 날이 더 많잖아요. 모든 것은 지나가는 한 시기일 뿐이에요. 저도 돌아보면 생각대로 잘 된 때도 있지만 여러 도움으로 헤쳐 나간 때가 있거든요. 그리고 도움받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우리 시설에서 만난 노숙인 분들이 미안해하실 때도 늘 ‘이건 당연한 권리’라고 말씀드리곤 해요. 혼자 해결하기 어려울 때 당당하게 도움을 요청하시면 좋겠습니다. 여러분과 함께할 곳이 많이 있으니까요.

글: 박효원 │사진: 김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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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재단의 ‘주거위기청년 지원사업’을 지원하는 신한은행은 고객과 사회의 가치를 높이는 ESG Leading Bank를 중장기 ESG 비전으로 설정하여 다방면에서 ESG 경영을 확대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 본업에 기반하여 녹색금융과 상생금융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재단과 함께하는 ‘주거위기청년 지원사업’과 더불어 전세사기 예방을 위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험료 지원, 청년 전세대출 고객 공과금 지원 등 청년주거안정 등을 통해 미래세대 청년을 위한 다양한 상생금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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