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은 개인의 삶과 사회의 긍정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고자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을 통해 다양한 공익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은 우리 모두를 위한 사회로 나아가는 데 마중물이 되어주는 공익 콘텐츠 제작 및 확산을 지원합니다. 아무도 나서지 않을 때 제일 먼저 앞장서는 공익단체들이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으로 진행한 활동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이하 국시모)은 지난 겨울 멸종위기종 산양 집단 떼죽음의 발생 원인과 정부 대응을 분석 및 평가하여 재발 방지 대책과 보전관리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자 프로젝트를 계획하였습니다. 산양 피해 재발 방지를 위한 ASF 차단 울타리 철거 시나리오 및 산양 서식지 보전 방안 제언을 위한 이슈리포트 제작 후기를 전해 드립니다.

[이슈리포트] 2024 천연기념물 산양 집단 떼죽음 원인과 대응 방안_배포용

산양에게 너무나도 가혹한 겨울

2023년에서 2024년으로 넘어오던 지난 겨울, 우리나라의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산양에게 큰 비극이 닥쳤습니다. 1,022마리의 산양이 집단 떼죽음을 당한 것입니다. 정부에 따르면 전국에 약 2,000마리의 산양이 서식하는데, 절반 이상이 지난 겨울 폐사하여 산양 개체군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습니다. 산양 집단 떼죽음의 원인으로는 폭설과 혹한이라는 자연적 요인도 있었지만, 인간의 개입이 이 비극을 더욱 가중시켰다는 사실이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국시모)의 조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ASF 차단 울타리 주변 산양 출현 조사 중인 자원활동가들 모습

갑작스러운 산양 집단 떼죽음의 원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 울타리

국시모는 산양 집단 떼죽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ASF 차단 울타리를 지목했습니다. 뉴스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ASF(African Swine Fever)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출형성 돼지 전염병으로, 치사율이 100%에 이르고 현재까지 백신이나 치료제가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전염병의 확산이 양돈 농가에 엄청난 피해를 주는 질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방역 홈페이지).

2019년 9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ASF가 발생한 후 북부 지역부터 ASF 차단 울타리가 설치되었습니다. 이 울타리는 야생 멧돼지의 이동뿐만 아니라 모든 야생동물의 이동을 심각하게 제한하기 시작했습니다. ASF 차단 울타리는 전국에 약 3,000km가 설치되어있고, 산양 서식지에만 1,179km가 설치되어있습니다.

ASF 차단 울타리 때문에 이동하지 못하는 산양

국시모가 국가유산청에 접수된 산양 멸실(사망)신고서 549건을 한국일보와 공동으로 분석한 결과 산양 10마리 중 6마리는 폭설 속 ASF 차단 울타리에 가로막혀 먹이를 구하지 못한 채 탈진하거나 굶어 죽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추가 자료를 확보하여 YTN과 공동으로 GIS를 분석한 결과, ASF 차단 울타리 인근에서 산양 폐사체가 다수 발견되었으며, 이는 울타리가 산양의 먹이 활동과 이동을 방해하여 생존에 큰 위협이 되었음을 객관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 산양

ASF 차단 울타리와 산양 폐사 지점 분석부터 산양의 죽음을 표현하는 단어를 변화시키는 일까지

국시모는 한국일보, 경향신문, YTN, MBC 등 언론사와 함께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데이터를 수집·분석했습니다. 이를 통해 ASF 차단 울타리와 산양 폐사의 연관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에 대해 각 기관장들에게 질의하여 정책적 관심을 끌어내었고, 정부의 합동대책 발표를 이끌어 냈습니다. 더불어 현재 천연기념물 산양이 죽었을 때 사용하는 용어인 ‘멸실(멸망하여 사라짐)’을 ‘폐사(짐승이나 어패류가 갑자기 죽음)’로 변경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용어 변경이 아니라, 생명 존중 의식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시도였습니다.

폭설과 ASF 차단 울타리에 갇혀 이동하지 못하는 산양

이 역시 산양 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정부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 냈습니다. 결과적으로, 환경부는 ASF 차단 울타리 일부 구간을 시범적으로 개방하게 되었습니다.

천연기념물,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제대로 보호하기 위해서

국시모는 산양 떼죽음이 재발되지 않기 위해서는 ▲ASF 차단 울타리의 단계적 철거 또는 개선 ▲체계적인 산양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정부 부처 간 (환경부, 국가유산청 등) 원활한 정보 공유 체계 마련 ▲구호 및 구조 대책 등 적극적인 현장대응 방안 수립 ▲시민 참여형 보호 활동 확대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산양 떼죽음으로 산양 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다가오는 겨울에는 더 이상 산양의 비극적인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와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적극적인 보호 활동을 펼쳐야 합니다. 산양은 우리의 소중한 자연유산이며,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원입니다. 그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입니다. 우리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산양을 지키는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올겨울, 그리고 앞으로도 산양과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024 천연기념물 산양 집단 떼죽음 원인과 대응 방안 이슈 리포트

👉자료집 다운받기

[이슈리포트] 2024 천연기념물 산양 집단 떼죽음 원인과 대응 방안_배포용

글, 사진 |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모임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은 국립공원의 자연생태계와 아름다운 경관을 보존하여 우리 세대는 물론 우리 아이들이 자유롭게 보고, 느끼고, 배우며 쉴 수 있는 곳으로 지키는 시민사회단체입니다.

▶️단체 활동 더 알아보기 https://npcn.or.kr/

댓글 정책보기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