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은 개인의 삶과 사회의 긍정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고자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을 통해 다양한 공익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은 우리 모두를 위한 사회로 나아가는 데 마중물이 되어주는 공익 콘텐츠 제작 및 확산을 지원합니다. 아무도 나서지 않을 때 제일 먼저 앞장서는 공익단체들이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으로 진행한 활동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연분홍치마는 10.29 이태원 참사 이후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1030 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애도 문화를 만들어 보고자 본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이태원 참사의 또래 세대인 형제자매, 친구, 연인이 사랑하는 이를 떠나 보낸 후 추모와 애도의 메세지를 담은 쇼츠 제작 후기를 전해 드립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이후 2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사회적 참사는 희생자들과 유가족, 친구, 그 거리에 있었던 생존자와 목격자, 지역 주민들에게는 큰 트라우마로 남아있습니다. 그 참사를 뉴스로, SNS의 피드로 접했던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참사 이후의 감정들은 소화하지도 꺼내지도 못한 채 몸 속 어딘가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거창하게 애도하지 않더라도 참사 이후의 경험과 감정들을 조금 더 쉽게 나누는 것이 참사 이후의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첫 번째 단계일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사회적 참사 이후 애도의 감정들은 버겁고 무겁습니다. 미안함, 죄책감, 우울함, 불안, 분노의 감정들은 참사로부터 멀어지고 싶은 마음을 갖게 만듭니다. 당연하게도 고통을 수반하는 애도을 과정을 조금 더 가볍고 일상적으로 풀어낼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참사 이후의 사회를 다시 재건해나갈 에너지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애도의 5가지 단계 ‘우울,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을 표현한 애도에이드 영상 중

새로운 미디어 형식을 애도와 접목하기

참사 이후의 내면의 풍경이 늘 폐허와 같다면, 우리는 참사 이후를 상상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입니다. 늘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현장으로 나가 기록하는 일을 해왔던 미디어 활동가들이 모여 이번에는 내면의 풍경을 다르게 그려낼 수 있는 영상을 제작해보자고 마음을 모았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긴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는 관객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핸드폰으로 짧은 콘텐츠에 익숙한 청년 세대는 긴 영상이나 복잡한 이야기를 듣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여, 우리는 숏폼과 세로 영상을 활용해 애도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무엇보다 이태원참사 이후 다양한 현장에서 작업과 활동들을 이어가며 참사 이후의 삶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작업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한 시도였습니다. 그렇게 만난 팀원들과 함께 ‘일공이구’라는 팀을 결성하고, 함께 활동을 기획해 나갔습니다.

애도 <모루인형만들기> 영상 제작 현장

 

참사 이후 내면의 풍경

이태원 참사 이후를 살아가는 1030 세대가 참사 이후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나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쇼츠 영상을 기획했습니다. 우리는 ‘모루인형 만들기’, ‘보드게임’, 그리고 ‘애도에이드’라는 컨셉을 가지고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모루인형 만들기는 애도의 감정을 손으로 만지고 형상화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영상을 함께 기획했던 한 친구는 개인적인 경험을 나눠주었습니다. 친한 친구가 세상을 떠난 이후, 함께 놀았던 다른 친구들과 주말마다 모여서 보드게임을 했다고 했습니다. 느끼는 감정은 모두 달랐지만 함께 게임에 몰두하면서 해소할 수 없었던 감정을 나눌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 이야기에서 착안해서 스토리텔링 보드게임에 ‘참사와 애도‘를 주제로 하는 질문들을 추가한 보드게임을 만들었습니다. 쉽게 대화하기 어려운 주제를 게임을 통해서 조금 더 쉽게 나눌 수 있기를 바라며 제작한 영상입니다. 그리고 ’애도에이드‘는 삼키기도 내뱉지도 못하는 감정이 체한 것처럼 답답할 때 시원한 에이드를 마시는 것을 상상하며 만든 영상이었습니다. 애도의 다섯가지 단계인 ’우울,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을 인사이드 아웃의 감정처럼 다섯가지 색깔로 표현해보닌 레피시 영상으로 기획했습니다. 이런 영상 기획들을 통해서 사회적 참사라는 무거운 주제를 개인적인 감정 안에서 일상적으로 떠올리고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인스타그램의 쇼츠로 제작한 짧은 영상이 단순히 놀이가 아닌,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는 과정이 되며, 애도를 개인적인 경험이 아닌 공동체의 경험으로 만들어 줄 수 있기를 바라며 기획했습니다.

‘참사와 애도‘ 주제를 담은 보드게임 영상 촬영 현장

이태원 참사 이후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이야기

또 하나의 목표는 이태원참사 이후 사회적으로 잘 들리지 않았던 청년 세대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것이었습니다. 이태원참사를 기억하고 애도하면서도 여전히 이태원을 사랑하는 나연과 메훌 두 사람의 인터뷰를 통해서 이태원참사가 우리에게는 어떤 질문을 던져주었는지 들어보고자 했습니다. 이들은 참사 이후에도 여전히 이태원에서 살아가며, 그 공간과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태원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사랑하는 이들은 이 아픔을 어떻게 애도하고 있을까요?

특히 이태원참사에는 26명의 외국인 희생자들이 있었고, 이태원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특별한 공간입니다. 이곳은 다양한 문화가 교류하는 장소로, 외국인들이 겪는 소외감을 잊고 자유롭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참사 이후, 외국인들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이태원을 자주 방문했던 외국인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나연과 메훌의 이야기는 이태원 참사 이후를 어떻게 살아가야할지를 고민하는 많은 청년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인터뷰 영상을 확인해 주세요!

‘일공이구‘가 제작한 영상과 더 구체적인 기획이 궁금하다면 ’일공이구‘의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해주세요 🙂

프로젝트에 참여한 멤버들과 함께

제작 영상 자세히 보기

글, 사진 | 연분홍치마

연분홍치마는 2004년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모임’으로 발족한 연분홍치마는 여성주의적 삶을 지향하며 일상의 경험과 성적 감수성을 바꾸어 나가는 감수성의 정치를 실천하고 새로운 성적 문화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시민사회단체입니다.

▶️단체 활동 더 알아보기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1029×159.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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