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참사에서 언론보도는 어떠해야 할까? – 2024변화의시나리오스폰서지원사업

2024-01-10

아름다운재단은 개인의 삶과 사회의 긍정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고자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을 통해 다양한 공익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은 우리 모두를 위한 사회로 나아가는 데 마중물이 되어주는 공익 콘텐츠 제작 및 확산을 지원합니다. 아무도 나서지 않을 때 제일 먼저 앞장서는 공익단체들이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으로 진행한 활동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사회적 참사에서 언론보도는 어떠해야 할까?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은 ‘오송참사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 소속으로, 참사 이후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심경을 담은 기록집을 제작하여 출판하는 등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진상규명을 실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참사 1년이 훌쩍 지났음에도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여전히 길에서, 기자회견장에서, 국회에서 울분을 토하고 있습니다. 참사 해결이 지연되는 동안 재난의 서사는 훼손되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는 점차 줄어들었고, 자극적이고 가십성 보도로 참사를 도구화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수도권 참사에 비해 비수도권 소식은 빠르게 뉴스에서 사라지고, 오송참사는 대부분 단신 처리되는 형편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상업화된 언론, 내부 관행, 네이버가 장악한 뉴스 유통 시스템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방대한 양의 보도와 댓글을 손에 넣다

10월의 어느날, 밤을 꼬박 새고 회의를 시작한 활동가들

저희는 그간의 언론보도와 그에 따른 반응을 세밀하게 분석해보고 싶었습니다. 그 결과를 통해 언론운동을 좀 더 구체적이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파이썬 등 소위 ‘데이터 사이언스’라 부르는 보도와 댓글 수집 기법을 활용해보기로 했습니다. 데이터 전문가가 필요했으므로, 믿을 것은 ‘아름다운 재단’밖에 없었습니다.

재단의 든든한 지원에도, 데이터를 다루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기술적인 문제는 계속 발생하고, 봐야할 데이터의 양은 너무도 많았습니다. 몇날몇일 밤을 뜬눈으로 댓글을 살펴볼 때는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을 잠깐 후회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댓글 하나하나 내용을 읽으면서는, 안 하면 어쩔 뻔 했을지 아찔했습니다. 이런 댓글들이 유가족과 생존자들을 더욱 위축시키고, 눈물 흘리게 만들었다는 것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진상규명으로 가는 길에 돌 하나를 놓다

이번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저희는 오송참사를 중심으로 언론의 사회적 참사 보도에 대한 관심도, 지역별 격차, 윤리성 등을 탐구했습니다. 언론의 보도 프레임과 논조를 분석하여 문제점을 식별하고, 보도량 분석을 통해 참사에 대한 관심도의 변화를 계량적으로 파악했습니다. 특히 수도권 중심의 보도 경향과 지역 언론 접근성 문제를 확인하며, 언론의 지역적 편향성 논의를 촉진하는 데 기여하고자 했습니다.

오송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을 위한 시가 행진

또한 포털 사이트에서 방대한 양의 온라인 댓글을 수집하고, 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 혐오의 양상과 프레임을 살펴봄으로써, 유가족과 생존자가 느끼는 죄책감과 트라우마를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혐오댓글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피해자 지원 정책 수립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함으로써 사회적 인식 개선에 기여할 수 있었습니다. 언론 보도 가이드라인의 실효성 문제를 연구하고, 참사 보도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제언을 제시했습니다.

저희들은 연구를 통해 문제의식을 더욱 명료화한 것을 계기로, 앞으로도 피해자들의 상처와 고통을 널리 알리고, 사회적 연대와 지지를 확장하는 역할을 하려 합니다. 이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한 아름다운재단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재단의 지원 덕분에 재난 피해자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목소리를 기록하고 알리는 작업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활동이 사회적 변화를 촉진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