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어떻게 재미있나요? 어렵고, 힘드니까 월급 받으면서 일하는 거예요.”
리더십 역량 강화를 위해 참여했던 외부 교육의 강사님 말이 참 오래 남았습니다. 맞는 말인데 뭔가 씁쓸합니다. 일이 어렵고 힘들기만 하면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까요? 전 왜 어렵고, 힘들어하면서 10년을 아름다운재단에서 일했을까요?
사실 똑 떨어지는 정답을 드릴 수는 없지만, 결국 답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같이 고민하고, 성과에 함께 기뻐하며 힘든 일일수록 노동요를 부르며 즐길 줄 아는 사람, 동료들이 있어 가능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은 힘들고 어려운 일 가운데, 동료들과 즐기며 함께하는 아름다운재단다운 조직문화를 하나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이름하여 ‘비영리안의 비영리’ 입니다.
사내모임 비영리 안의 비영리 (a.k.a 비안비), 그게 뭐냐면요!
아름다운재단이 관심사를 함께 나누고, 배우는 사내모임 지원 제도입니다. 작게 보면 사내 동아리 같기도 하고, 크게 보면 프로젝트 TF 같기도 한 자발적 모임들을 권장하고, 지원합니다.
한 회사에 있어도 팀이 나뉘어있다보면 각자 어떤 일을 하는지, 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잘 모르고 지낼 때가 많거든요. 비안비로 뭉치다보면 개인적인 성향은 물론, 각자 현재 재단에서 몰두하고 있는 일의 고민과 맥락도 자연스럽게 공유됩니다. 이를 통해 사내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강화하며, 신뢰를 바탕으로 안전하고 협력적이며 학습하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왜 비영리 안의 비영리라고 부르냐면요! 비안비는 ‘재단 안의 실천공동체’를 만들자는 어마어마한 포부로 기획되었습니다. 이름의 유례는 구전으로 전해지고있는데요. ‘변화의시나리오’ 등의 후보 이름들과 경합하다 ‘재단 안의 공익활동’을 가장 잘 나타내는 ‘비영리 안의 비영리’가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총 62개의 모임이 개설되었고, 모임 활동에 참여한 인원도 430명(중복 포함)에 달합니다. 팀과 국/실을 넘어 8년 간 매년 7~8개의 모임이 꾸준히 개설되고 있는 아름다운재단의 가장 참여가 활발한 제도랍니다.
2024년을 빛낸 비안비 모임을 소개합니다!
비안비 모임은 한 해 동안의 활동을 구성원 전체에 공유하는 ‘활동공유회’를 진행합니다. 종강 파티 같기도 연말 시상식 같기도 한 사내행사인데요. 현장 심사를 통해 세 팀을 선정해 시상을 합니다. 2024년에는 6개의 비안비 모임이 선정되어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는데요. 그중 연말 수상의 명예를 안은 세 팀을 소개해 드릴게요.
🏆 3위 우수상: 아름다운재단 바리스타 총출동 ‘커.미.모’
커.미.모는 ‘커피로 미적감각을 향상시키는 모임’의 준말로 커피를 통해 미적 감각을 향상하는 모임으로 3년째 이어진 장수 모임 중 하나입니다. 그동안 여러가지 커피를 매개로 한 행사들로 향과 맛이 주는 위안을 재단 구성원들에게 많이 소개해줬던 모임인데요.
올해는 특별한 행사를 함께 기획하며 우수상을 거머쥘 수 있었습니다.
바로 ‘기부하는 커피 시음행사’입니다. 에티오피아산 고급 원두 게샤를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는 재단 매니저님들이 직접 내려주는 이 행사는 한 타임에 3명 소수정예로 이루어졌어요. 별도의 기부 금액은 정해져 있지 않았고, 커피와 이 시간이 마음에 드는 만큼 기부금을 내면 아름다운재단만들기기금에 기부되는 행사였어요.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리며 바쁜 일로 인한 긴장을 완화하고, 향과 맛을 나누며 기부까지 참여하는 행사라 사내 반응이 너무 좋아 두 번이나 더 엥콜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기부를 한 것도 높은 점수를 얻은 부분이긴 하지만, 1년 차에 커.미.모에서 좋아하는 것을 함께하다 보니, 2년 차엔 더 많은 동료에게 알려주고 싶어 종종 시음회를 열었고, 그렇게 3년 차!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다 보니 의미 있는 자리였으면 해서 기부하는 커피시음회를 개최하게 된 모임의 3년간의 변화스토리가 큰 점수를 받았습니다.
🏆 2위 최우수상: 아름다운재단 캠페인 역사를 묻거든 ‘누가바로기록팀 시즌2’
누가바로기록팀은 2년 연속으로 비안비에 참여하고 있는 아름다운재단 전·현직 대중 캠페인 실무자들로 구성된 모임이에요. 주요 프로젝트는 아름다운재단 미래의 캠페인 기획자를 위해 캠페인의 역사를 아카이빙하고 있어요.
누가바로기록팀은 ‘아름다운재단다운 캠페인은 뭐야?’라는 물음에 집요하게 집착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었어요. 프로젝트 과정에서 이미 퇴사한 캠페인 기획자를 찾아가 인터뷰하기도 하고, 캠페인을 분석하며 왜 이런 기획이 나왔을까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어디서도 들을 수 없던 각 캠페인의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들까지 아카이빙 되었어요!
2023년 대상을 받은 팀답게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캠페인이 정리되었고, 노션을 통해 웹페이지로 가시화까지 시키면서 높은 점수를 받았어요.
누가바로기록팀의 2년간의 프로젝트 이야기, 결과물은 🖋️누가바로 기록팀이 발견한 진짜 재단다운 이야기 스토리에서 확인해보세요!!
🏆 1위 대상: 점심이라 쓰고 마음을 교환하는 ‘계간 서브웨이’
계간 서브웨이는 계절이 바뀔 때 마다 한 번 열리는 모임으로 익숙한 점심시간, 늘 먹던 대로, 늘 먹는 밥 친구가 아닌 “밥 한번 먹어요”라고 말하기 쑥스러웠던 동료들과 가벼운 점심과 함께 편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제공하는 모임입니다.
얼핏 들으면 밥 같이 먹는 모임이 왜 대상이지? 하실 수 있지만 계간서브웨이만의 모임 규칙이 특별했어요.
첫째. 같은 사람이 두 번 참여할 수 없음
둘째. 일이 아닌 나에 대한 이야기를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주제로 이야기함
셋째. 참여자는 공감의 순간을 적는 ‘교환노트’를 작성해야 함
특별한 규칙은 특별한 결과를 만들었는데요. 매 모임 다른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26명이나 계간서브웨이에 참여했다는 점과, 가장 결정적이었던 건 교환노트에 담긴 이야기가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점입니다. ‘나’는 어떤 음악을 왜 좋아하고, 최근 본영화는 나에게 어떤 영감을 주었고, 요즘 내 마음을 움직이는 건 무엇인지 나누는 게 일터에서 왜 필요할까? 라는 질문의 답이 참여한 26명이 써 내려간 교환노트에 차곡차곡 담겨있었어요. 그중 아주 일부만 살짝 보여드릴게요.
계간서브웨이 자세한 활동 내용은 🥪밥 같이 먹자고 말하기 부끄러운 사람을 위한 한 끼 스토리에서 확인해 보세요!!
👧🏻오랜만에 좋아하는 것에 대해 마음 편히 내보이고 떠들었던 시간이었어요! 편안한 대화의 장이 소중하구나 느낀 시간이 되었습니다.
👦🏻메신저 등의 온라인 대화가 더 편하고 자연스럽게 된 세상이 되었지만 이렇게 얼굴과 표정을 보면서 나누는 대화야 말로 사람의 정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도구!
👩🏻🦰코모레비는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한 줄의 햇빛을 뜻하는 말인데요.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고 오로지 그 순간에만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답니다. 오늘 계간 서브웨이가 저에겐 코모레비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각자 업무에 바쁘다보니 어떤 것에 관심을 갖고 계신지. 요즘 컨디션은 어떠신지 잘 모르고 지내는 것 같아요.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재단이고, 저 개인적으로 인생의 호시절을 보내는 때라고 생각해요. 지금 이 시기, 순간을 함께하는 이들을 더 알아봐야겠다는 결심이 든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름다운재단은 2025년에도 비안비를 합니다.
아름다운재단의 비안비는 사내모임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어려운 일일수록 그 일을 지속할 수 있는 재미를 찾는 힘은 결국 사람 간의 네트워크에서 나온다는 것을 우리는 비안비 활동을 하며 서로 몸소 경험하고 마음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비안비 모임에는 특정 팀도, 연차도, 나이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저 공통의 주제와 관심사를 가지고 일터에서 자유롭게 모여 이야기합니다. 그 이야기들은 자연스럽게 재미있는 활동으로 이어지고, 그 활동은 모임을 넘어서 다른 구성원들에게까지 닿습니다.
이런 과정들 속에서 우린 함께 일하는 동료를 더 깊이 이해하고, 서로를 신뢰하며, 안전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조직문화는 아름다운재단답게 함께 성장하는 소중한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혹시 지금! 일이 너무 바빠서! 일이 몹시 어려워서!! 일하느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나요? 그런 일 속에 있을 수록 당신에게는 노동요를 함께 부를 동료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아름다운재단은 2025년에도 비안비를 합니다.
노동요를 함께 부를 동료가 필요하다면, 아래 꿀팁을 참고하세요!
아름다운재단은 사내모임 비영리안의 비영리(a.k.a 비안비)를 이렇게 운영합니다.1️⃣비안비는? 2️⃣모임신청은? 3️⃣모임운영은?
📍활동조직기여도: 모임 내에서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고 촉진하는 활동 진행 여부
📍발표점수
이처럼 비안비는 모임을 넘어 더 많은 구성원이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습니다. 조직의 활력을 뿜뿜 불어넣어주는 사내소모임, 지금 도전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