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청년 경제교육 지원사업 ‘청년금융자립프로젝트 서로서기’는 자립준비청년에게 종잣돈(ETF) 지원으로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도록 돕고, 경제교육 및 재무상담, 소모임 등을 통해 단순 현금성 지원을 넘어 건강한 경제적 가치관을 통해 안정적 자립을 도모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본 사업은 삼프로TV와 미래에셋이 함께하는 ‘삼프로TV청년희망프로젝트기금’으로 진행되며 진행되며,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와의 협력사업으로 진행됩니다. |
내 월급과 용돈 빼고는 모두 오르는 것만 같다. 장을 한번 보거나 밥 한 끼를 사 먹을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요즘에는 나만 빼고 모두 투자자인 듯하다. 특정 회사의 주식이 얼마나 오르내리는지가 세상 사람들의 주요 관심사가 된 지 이미 오래다. 더 늦기 전에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야 할 것 같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주식시장에 뛰어들자니 덜컥 겁부터 난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현명하게 돈을 쓰고 모으고 불리고 싶은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한 사업이 바로 아름다운재단 청년 경제교육 지원사업 ‘서로서기’다. 매서운 한파 속에서, 2024년 청년금융 자립프로젝트 ‘서로서기’로 함께한 시간을 나누는 결과공유회가 열렸다. 한 해 동안 경제를 배우고 새로운 금융 습관도 실천해 온 청년 2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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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청년금융 자립프로젝트 ‘서로서기’ 결과공유회
자립준비청년들의 슬기로운 경제생활을 위해서
청년 경제교육 지원사업은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종잣돈으로 1인당 400만 원 상당의 ETF(상장지수펀드)를 지원한다. 사업 기간에는 아름다운재단이 직접 펀드를 운용하면서 매달 리포트를 보낸다. 청년들은 전문가들이 어떻게 주식에 투자하는지 살펴보면서 투자의 원칙과 방법을 생생하게 익힐 수 있다. 이와 함께 경제교육·상담·소모임을 통해 경제금융에 대해서 배운다. 그뿐만 아니라 경제교육 프로그램과 소모임 등에서 또래 자립준비청년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지지망을 만들어간다.
2024년에는 6월부터 11월까지 경제교육이 3회, 경제상담 및 소모임(선택형)이 각 3회 열렸다. 청년들은 자신의 재무 상태를 파악하기도 하고 재무관리 방법을 배우며 실제 재정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대출에 대한 금융 지식을 익혔고, 청년기 불법금융 사례나 피해 예방 방법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주식시장과 ETF에 대한 지식도 쌓았다. 이날 결과공유회는 그렇게 1년간 쌓아온 노력을 공유하고 서로를 응원하는 자리로 진행되었다.
행사의 시작은 아이스브레이킹 프로그램 ‘피플빙고’. 경제교육만큼 중요한 것은 자립준비청년의 네트워크이기에, 사업은 끝나도 관계가 지속되도록 서로를 더 알아가는 시간이다. 열심히 묻고 답하면서 청년들은 자연스럽게 서로의 취향·특성·경험에 대해서 알아갔다. 함께 모여있는 공간은 금방 왁자지껄 소란스러워졌다. 곳곳에서 터지는 웃음소리처럼 밝고 즐거운 관계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인생의 가장 큰 자산은 역시 사람이다.
열심히 돈을 배운 1년, 친구도 함께 생겼다
결과공유회는 자연스럽게 같은 테이블에 모여앉은 청년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사업 종료 후) ETF 자산을 받으면 무엇을 할지’, ‘사업에서 느낀 점은 무엇인지’,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 등의 질문을 놓고 도란도란 이야기꽃이 피었다. 어떤 테이블에서는 돈 이야기가 흘러흘러 학업이나 일 이야기까지 이어졌다. ‘경제’라는 키워드가 우리의 삶에 얼마나 구석구석 밀접하게 연결되는지 짐작되는 대목이다.
그동안의 소감을 나누면서 청년들은 “경제 공부를 많이 했고 금융과 투자에도 관심이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경제가 사회 이슈와 긴밀하게 맞물려 돌아가다 보니, 경제를 공부하면서 자연스레 사회에 대해서 더 알게 되었다는 청년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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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관리에 대해 배우며 삶을 나눌 인연이 이어진 일년의 시간
“그동안 예적금이나 청약은 열심히 했는데 주식은 안 했어요. 돈을 잃을 것 같은 두려움이 너무 커서 접근하기 어려웠거든요. 이제는 주식이나 펀드를 직접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전에도 주식투자를 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사업에 참여해보니 전문가들이 제일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종목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주시더라고요. 보내주신 자산운용 리포트를 보면서 전문가들과 비슷한 테마 종목으로 제가 따로 주식을 사기도 했어요.”
“리포트와 함께 올라오는 뉴스 유튜브 영상을 봤는데, 저는 사실 경제 이슈보다는 사회현상을 다룬 내용이 흥미로웠어요. 이런 계기가 아니었으면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았을 텐데,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또 바뀌고 있는지 뉴스를 보면서 알겠더라고요.”
주식투자에 관심이 생기고 자신감도 붙은 청년들의 많은 수가 ‘사업 종료 후에도 ETF 자산을 장기적으로 재투자해보고 싶다’고 입을 모았고, 생활에 필요한 자금으로 사용하겠다는 청년들도 있었다.
“사실 ETF가 뭔지도 모르면서 참여했어요. 그래도 본전은 뽑고 가겠다는 생각으로 경제 공부를 하게 되었고요. 아직 부족하지만 기본 경제 지식은 배운 것 같아요. 당장은 돈이 급하지 않아서 ETF는 당분간 유지하려고 해요.”
“앞으로 생활자금을 모을 계획이에요. 이번에 ETF나 주식을 처음 해봤는데, 올해는 (투자를 통해서) 자금을 더 모으고 싶어요.”
“저는 이사를 앞두고 있어서 (ETF 자산을 현금화해서) 보증금에 넣고 월세 임대료를 좀 낮추고 싶어요.”
아무래도 청년들에게 ‘서로서기’ 사업의 가장 큰 매력은 ETF로 받는 지원금과 다양한 경제교육 기회겠지만, 그 못지않게 사업 참여 과정에서 얻는 지지망도 중요하다. 자립준비청년들의 ‘자립’은 혼자 서는 게 아니라 서로 기대어 서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청년들 역시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사실 아직도 투자에 대해서 잘은 모르겠어요. 그런데 이렇게 한번 (자립준비청년들이 함께) 모일 때마다 ‘나를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분들이 참 많구나’라고 느껴서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었어요.”
“교류의 장이 생겨서 좋았습니다. 같은 자립준비청년들끼리 만나서 얘기도 하고 공부도 하니까요.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인 것 같아요.”
춥고 시린 겨울, 하지만 이미 봄이 시작됐다
최근 5년(2018~2022)간 자립준비청년의 수는 11,403명이다. 한 해 평균 2,280명의 자립준비청년이 사회에 진출하는 셈이다. 제도적 보호가 종료될 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거·생활·교육·취업 등의 분야에서 지원을 하지만, 청년들이 온전히 자립을 준비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서로서기’ 사업과 함께해온 기부처나 현장단체 역시 자립준비청년들의 이러한 현실을 잘 알고 있다. 사업을 위해 기금을 지원한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의 전지산 선임매니저는 이날 격려사를 통해“이번 사업을 계기로 청년들이 보다 안정적인 생활을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고, 사업을 수행하며 청년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난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의 이유란 이사는 ‘돈보다 사람이 먼저고, 여러분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돈이 없어서 존중받지 못하고 무너지고 죽는 사회가 아니라 (돈은 좀 부족하더라도)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찾고 함께 다독이면서 살아가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원하는 인생을 살기 위해서 현명한 경제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응원하는 마음이에요. 이 마음이 잘 전해졌을지 모르겠네요. 사업이 끝나도 돈 때문에 마음이 너무 힘들 때는 언제든 찾아오면 좋겠어요. 돈보다 여러분이 먼저입니다.”
도와줄 어른들 없이 사회로 나아가야 할 청년들이 자립 기반을 튼튼히 다지기에 400만 원의 ETF 자산은 너무 부족할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경제 지식과 금융 습관을 익히기에, 또래 자립준비청년들과 끈끈한 지지망을 쌓기에 1년이라는 시간도 너무 짧을 수 있다. 현실은 여전히 춥고 시리다.
그러나 앞으로의 꿈을 이야기 나누면서 눈을 반짝거리는 이 청년들에게 ‘서로서기’ 사업은 새로운 시작이 될지도 모른다. 차곡차곡 종잣돈을 모으고 불리면서 차근차근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나가는, 따뜻하고 행복한 삶의 시작. 아직 시리도록 춥지만 이미 시작해 버린 봄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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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청년 경제교육 지원사업 – 무섭고 어려운 돈, 우리 같이 배워볼까
글. 박효원ㅣ사진. 임다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