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년 전, 한라산 오를 결심을 하고 등산화를 장만하러 갔어요. 가게 사장님이 친절하다는 소문을 듣고 갔는데 역시 최고였습니다. 등산화는 끈 묶는 법이 따로 있다며 슬로모션으로 친절하게 보여주셨거든요. 설산 필수템인 아이젠과 스패츠 착용 방법도 알려주셨고요. 덕분에 물 웅덩이에 빠지고, 수백개의 계단을 오르는 동안에도 등산화 끈은 풀리지 않았답니다.
집으로 무사히 돌아오고 나서 가장 먼저 한 건 블로그 쓰기였어요. 사장님처럼 저도, 설산을 오를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거든요. 눈비가 오락가락하니 등산용 우비가 꼭 필요하다, 보온병이 큰 짐이 될 수 있어서 발열팩이 내장된 식품을 사는게 더 낫다는 내용 등을 적었습니다.
왠지 사장님께 받은 마음을 어딘가로 전달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나누지 않았다면 저에게서 멈췄을 다정함이 다른 이에게 흐르는 것 같았습니다. 시행착오를 나누고,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어깨를 내어주기도 하고, 받은 마음을 잊지 않고 누군가에게 다시 돌려주는 것들이 결국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후후레터는 마음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전하려 합니다. 5년 간 자신의 자립 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누어준 아름다운재단 장학생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