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름다운재단의 기부회원님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는 1%나눔팀 홍지민 매니저입니다. 저는 나눔의 여정을 시작한 기부회원님들을 확인하며 하루의 업무를 시작합니다. 오늘은 어떤 기부자님들께서 어떤 마음으로 아름다운 나눔을 시작하셨을지 기대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아침을 열고 있습니다.

기부를 시작한 계기는 저마다 다르지만 어린 청소년들이 자신의 용돈을 모아 기부하거나 같은 반 아이들과 함께 십시일반 기부금을 모아 나눈다는 내용을 보면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됩니다. 기부사연을 읽으며 느낀 몽글한 감정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어 제가 만나 본 청소년 기부회원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횡성여자고등학교 학생대표 이수미 기부회원님 이야기

강원도에 위치한 횡성여자고등학교는 매년 12월, 한 해 동안 학업으로 애쓴 학생들을 위해 ‘백합제’ 라는 축제를 개최합니다. 축제를 진행하다 보면 크고 작은 수익금이 발생하고는 하는데요, 학생들은 올해 축제 수익금의 사용방법을 놓고 다양한 선택지 가운데 깊이 고민하다 기부라는 가장 뜻깊은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축제를 즐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 곳곳에 변화가 필요한 곳을 살피려는 학생들의 사려깊음이 느껴졌습니다. 자신들을 위해 하고 싶은 것이 많았을텐데 기부로 마음이 향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기부를 이끈 학생 자치회 대표 이수미 기부회원님과 나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Q. 이수미 기부회원님, 안녕하세요. 어떻게 학교 이름으로 기부를 하게 되신 건가요?

학교 축제에서 크고 작게 부스를 운영하며 수익금이 발생했어요. 어떻게 수익금을 사용해야 가장 의미있을지 자치회 내에서 회의를 했고, 그 결과 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부하자는 의견이 나왔어요. 많은 학생들이 의견에 공감해주어서 기부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학교 축제 현장 ⓒ이수미 기부회원

Q. 많은 비영리단체들 중 왜 아름다운재단을 선택하게 되었는지도 궁금해요.

학생부 담당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해서 지원 단체 여러 곳을 추천받았어요. 그 중에서 아름다운재단이 다양하고 의미있는 활동을 많이 하고 있었고 지원사업에 대한 내용이 자세했어요. 기부금 사용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는 점도 마음에 들어서 아름다운재단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Q. 기부를 통해 어떠한 변화를 바라고 있나요? 나눔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도 개인이 직접 지원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아름다운재단과 같은 단체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곳을 확인하고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우리의 나눔이 사회 곳곳에 지원이 필요한 여러 부분에 도움이 되어 부족함 없는 사회가 오기를 기대합니다.

Q. 기부하기까지 많은 고민과 논의가 있었을 것 같아요. 실제로 기부를 해보니 어떠셨나요?

학교이름으로 기부를 하니 책임감도 들고, 이번 기부를 통해 청소년들도 자발적으로 기부에 나설 수 있다는 인식을 주변 학교나 또래들에게 심어준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Q. 마지막으로 기부회원님께서 생각하는 ‘나눔’ 이란 무엇인가요?

서로서로 돕고 살아가는 것 그리고 이웃의 행복을 바라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라고 생각해요.


태릉고등학교 2학년 1반 담임선생님 김학렬 기부회원님 이야기

중등교사로 재직 중인 김학렬 기부회원님은 여러 해에 거쳐 아름다운재단에 나눔의 문을 두드려주셨어요. 기부회원님은 담임을 맡고 있는 반 아이들과 십시일반 동전을 모아 기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자들에게 나눔의 참 의미를 가르쳐주고 싶어 시작한 활동이 벌써 15년 이상 이어오고 있는데요.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나눔은 무엇일지 궁금해졌습니다. 김학렬 기부회원님을 통해 청소년들의 기부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Q. 올해도 만나뵙게 되었네요. 여러 차례 제자들과 함께 아름다운재단으로 기부를 해주셨어요. 어떻게 기부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제자들과 함께 기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MBC에서 방영된 <무한도전> 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제작한 달력 덕분입니다. 처음 담임 맡은 반 아이들과 기부를 하게 된 시기가 무한도전 달력을 교실에 걸었던 2000년대 후반이었던 것 같아요. 무한도전 달력은 판매 수익금을 전액 기부하잖아요. ‘대한민국 평균 이하’ 임을 강조한 그들도 기부를 하는데 우리도 한 번 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아이들에게 물어봤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1회 이상 기부에 참여했던 것 같아요. 많이 참여하는 애들은 매주 기부하기도 했고 저 역시 함께 했어요. 매주 동전 위주로 기부해 달라고 했는데요, 간식을 사 먹고 남은 동전을 기부하는 아이도 있었고, 교실에서 주운 동전을 기부하는 친구도 있었어요. 대중매체의 선한 영향력이 저와 아이들에게 퍼진 것 같아요.

Q. 제자들과 함께 나눔의 경험을 하며 기대한 부분이 있을까요?

아이들에게 기대한 부분은 기부 습관을 들이는 것이었어요. 사실 저 역시도 소규모 단체에 기부를 해오고 있는데 기부를 하며 매번 통장에서 이체되는 금액이 얼마인지 인지하지 못할 때가 많아요. 연말정산 할 때 ‘이런 단체들에 기부했구나’ 하고 의식하는 정도지요. 그런데 매주 현금을 모아 기부하니 그 단체에 더 관심이 가고, 기부를 하고 있다는 자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들에게나 저에게나 기부를 하나의 습관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엇보다 아이들과 함께 꾸준히 기부하는 습관을 들이고 자각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Q. 아이들과 매해 다양한 단체에 기부하셨네요. 올해는 많은 단체들 중 아름다운재단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15년 이상 아이들과 함께 기부하면서 아름다운재단과는 올해로 4~5번째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매년 반 아이들과 단체를 정할 때, 특정 정치 집단이나 종교와 무관한 단체를 선택해보자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야 여러 사람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으니까요. 올해 아름다운재단을 선택한 것도 순전히 아이들의 투표로 결정한 것이라 의도가 있지는 않아요. 우리 반 아이들이 ‘열여덟 어른’ 캠페인 이야기에 관심을 가졌는데 아무래도 본인들 나이대와 비슷한 사람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 선택을 하게된 것 같아요.

Q. 아름다운재단에 기부를 통해 어떠한 변화를 바라고 있나요?

저희 기부금이 워낙 소액일테니 그 정도의 기부를 통해 무엇을 당장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만 기부를 경험해 본 아이들이 여러 사회 단체들에 대해 알게 되고, 알고 나면 사람들의 아픔이 어떻게 존재하는지가 보이고, 그러면서 더 큰 마음이 생기리라 믿어요. 그리고 그렇게 생긴 관심이 또 다른 계기가 되어 확산되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기부보다 국가의 제도가 더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제도라는 것도 결국 사람들의 관심이 있어야 바뀔 수 있는 것이니,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사회문제가 존재할 때, 기부로 해결이 되든, 사회 제도가 바뀌어 해결이 되든 해결이 되는 게 중요하니까요.

Q. 제자들과 함께 기부를 하며 인상깊었던 기억이 있으셨을까요?

보람을 느꼈던 기억이 하나 있어요. 환경과 관련한 단체에 기부를 하며 한 해를 보내고 고1이었던 아이들이 고2가 되었어요. 그 중 한 학생이 모금을 위한 영상을 만들어 교사와 동급생들을 대표해 모금을 주도하였고 모인 기부금을 제게 가지고 와 작년과 같이 단체에 기부하고 기부확인서를 인쇄해 달라는 부탁을 하여 흔쾌히 도와 주었지요. 함께 기부를 한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나눔에 관심을 갖고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Q. 선생님께서 생각하는 나눔이란 무엇인가요?

신영복 선생님의 명언 중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면서 빈 곳을 채운다’는 말씀이 와닿았어요.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의 빈 곳을 채우고자 하는 마음을 많은 사람들이 갖다보면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는 빈 곳이 하나 둘 사라지리라 생각됩니다. 자연의 이치와 같이 빈 곳을 찾아 채우는 물의 흐름에 동참하는 것이 나눔인 것 같아요.


흔히 ‘어리다’는 말을 들으면 어딘가 미숙하거나 부족하여 도움을 받아야하는 존재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이 단어의 어원에 ‘어리석다’ 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 만큼 누군가를 도우며 나누는 주체로 쉬이 연결시키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만난 청소년들은 이 낱말에 새로운 정의를 더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더 나아지길 바라는 깊은 고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가고 있었습니다. 따뜻한 마음과 선한 행동이 다른 누군가의 오늘을 살피게 될 것이라 믿는 나눔의 주체였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은 나눔이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크기라는 것을, 작은 손길 하나에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잠재력이 숨어 있다는 것을 청소년 기부회원들을 통해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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