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주거
세상이 점점 더 복잡해지면서, 우리 사회가 마주하는 이야기들도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어요. 그만큼 공익활동도 새로운 모습으로, 새로운 자리에서 자라나고 있죠. 아름다운재단은 이런 변화에 발맞춰 새롭게 등장하는 공익단체들이 차근차근 뿌리를 내리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을 통해 함께하고 있어요. 오늘은 그중에서도 2021년부터 인큐베이팅 지원을 받고 있는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의 2년차 활동 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해요. ‘온’은 어떤 마음으로, 어떤 길을 걸어왔을까요? 그 따뜻하고 단단한 기록을 함께 만나보세요!
왜 청소년에게도 ‘집다운 집’이 필요할까요?
안녕하세요.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입니다. 오랜만에 아름다운재단 스토리에서 인사드려요. 모두들 안녕하셨나요?
온은 24년에도 청소년 주거권의 안녕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던 한 해였어요. 온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는 아름다운재단을 애정하시는 분들이라면 익히 알고 계실 것 같기도 한데요. 처음 뵙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청소년도 주거권을 보장받아야 할 시민임을 기억하며 청소년이 시설이 아닌 자신에게 필요한 주거를 선택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에요. 청소년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고 요구를 알리는 활동, 청소년 주거위기 실태를 연구하고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활동, 시민사회에 청소년 주거권 담론을 확산하고 공감대를 넓히기 위한 교육과 캠페인 활동, 청소년 인권 운동과 주거권 운동 등 각종 운동 현장들과 연대하는 활동을 비롯하여 많은 활동을 해오고 있답니다. 그 중에서 오늘 여러분에게 소개해드리고 싶은 활동이 있어서 찾아왔답니다.
왜 청소년에게도 ‘집다운 집’이 필요할까요?

시립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 나무X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청소년 주거권 수다회 중
청소년 주거권 운동은 ‘누구에게나 ‘집다운 집’이 필요한거잖아! 집에서 안전하고 평화롭게, 존엄을 누리며 살아야 하는 거잖아! 그런데 왜 집을 찾기 위해 집으로부터 ‘탈출’하는 청소년에게 보장되는 집은 없는 거지?’라는 의문으로부터 시작되었어요. 그 답을 찾기 위해 온은 오랜 시간 청소년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따로 인터뷰도 해보고, 또 같이 청소년 주거권과 연결지어 이런 저런 주제들로 서로의 이야기들을 엮어가는 ‘수다회’를 수차례 진행했어요.
그렇게 지난 3년간 모아왔던 청소년의 목소리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사람들이 너무 대중 매체에서 납작하게 그려지는 탈가정청소년의 모습만 보고 각자의 기준과 잣대로 그들을 판단하고 해석하는 것이 때로는 속상하고 화가 나기도 했거든요. 정말 청소년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말해주고 싶었어요. 청소년의 이야기가 있는 그대로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래서 청소년에게도 안전하면서도 나답게 살 수 있는 집을 보장할 수 있는 궁리를 같이 할 사람을 모으기 위해서, 결국 모두가 ‘집다운 집’에서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고 초대하기 위해서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은 책을 만들었습니다!
청소년 주거권의 목소리, 이제 당신에게 닿기를

청소년주거권 수다회 3년의 기록
책 소개를 잠깐 해볼게요. 책은 총 2권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먼저 <청소년 주거권 수다회, 3년의 기록 : 집 밖에서 집을 찾다>는 청소년이 살아온 ‘그 가정’, ‘거리’, ‘시설’, ‘그 바깥의 집’의 장면들을 따라가며 청소년의 말을 바탕으로 기록된 책이에요. 청소년의 이야기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 무엇인지 주목해보며 청소년이 집 밖에서 집을 찾아가는 여정을 곁에서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설사회를 타파해가는 전환과 대안을 상상하며 청소년의 곁에서 주거권을 고민해왔던 활동가들의 집담회 대화도 기록되어 있어요. 또 다른 책의 제목은 <청소년 주거권 수다회, 희곡 : 내 숨이 내 발등에 닿을 때>입니다. 이 책은 청소년 주거권 수다회에서 길어낸 청소년의 증언을 토대로 만들어진 송김경화의 문학작품이에요. 특히 시설에서의 모습들을 다루고 있는데요, 문학의 힘을 빌려 청소년의 삶을 복합적이고 입체적으로 보실 수 있어요.
“내가 말한 내용이 중요하게 증언처럼 쓰이고 있다는 느낌이 드니까 되게 기분이 좋고 간질간질하고 내가 되게 중요한 사람이 되었구나, 내 말이 경청되는 느낌을 다시금 느꼈던 것 같아요. 이 책은 미디어에서 잘 비춰지는 자극적인 큰 타이틀이 아니라 가출 청소년의 이면, 뭔가 그 내밀한 이야기. 그래서 잘 주목하지 않는 미묘하고 복잡하고 세밀한 이야기를 잘 담아낸 글이라고 생각해요.”
– <집, 거리, 시설, 그리고 다시 ‘집’ 북콘서트 중 피아님의 발언 중>
두 책은 텀블벅 사이트를 통해 시민분들에게 전해질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아직은 낯설게 느껴질 ‘청소년 주거권’ 의제를 다룬 책을 사람들이 관심 있게 볼까? 텀블벅은 처음 시도해보는 모금 방식인데 가능할까? 와 같이 걱정과 염려를 가지고 시작했어요. 그런데 걱정이 무색하게도 많은 분들이 책에 관심을 가져주셨어요. 텀블벅 모금은 기존 목표 금액보다 569%의 성과를 초과 달성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어요.
“청소년 주거권에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실제 활동은 참여해 본 경험이 없었습니다. 이번 텀블벅에 참여하는 것이, 저의 첫 연대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책을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좋은 책을 읽고 마음이 매우 매우 복잡해졌어요. 고맙습니다. 이 책들을 읽고 나면 이 주제에 관심 갖게 되는 사람, 후원회원이 되는 사람이 엄청 늘어날 것 같아요. 저는 책 두 권에 감사하며 온에 후원을 신청했습니다.
– <텀블벅을 통해 책 후원해주신 분들의 후기 나눔 중>
텀블벅은 마감되었지만 책을 통해 청소년주거권을 알리는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 해나갈 거예요. (책이 궁금하시거나 관심있으신 분들은 온에 연락주세요!) 책이 더 많은 분들에게 가닿게 되면 좋겠어요. 그래서 청소년 주거권 운동에 연대하는 동료들이, 청소년을 이웃으로 환대하는 시민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요. 집 밖에서 집을 찾는 청소년이 집을 쟁취하는 그 날까지! 온은 계속 GOING ON~!

청소년주거권 행진 진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