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21년 4월 15일 vol.1 우리 같이 후후~해봐요!
2️⃣2022년 4월 15일 vol.13 다녀왔습니다, 울진 (feat. 후후 1주년)
3️⃣2023년 4월 27일 vol.25 후후레터가 2살이 되었어요!
4️⃣2024년 4월 17일 vol. 37 세월호 참사 10주기, 묻을 수 없는 기억
5️⃣2025년 4월 17일 vol.49 후후, 네 살이 되었습니다!
2021년 4월부터 매월 셋째 주 목요일, ‘후후레터’가 찾아온 지도 어느덧 4년이 흘렀습니다. ‘후후레터’는 공익활동의 현장과 활동가들이 만든 변화를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숨을 후~후 불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아, 매달 우리 곁에서 일어난 의미 있는 변화를 들려주고 있어요.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며, 공익활동을 보다 가깝고 친근하게 전해왔습니다. 그렇게 꾸준히 쌓인 시간이 4년, 발행 횟수도 어느새 50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우리가 휴대폰이나 모니터를 통해 간편하게 공익 이슈와 사회변화를 받아볼 수 있는 건 매달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치열하게 취재하고 편집해온 후후레터 에디터의 노력이 있기 때문인데요. 그 주인공은 바로 아름다운재단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박주희 매니저입니다. 박주희 매니저는 후후레터의 기획부터 아이템 선정, 인터뷰이 섭외, 취재, 원고 작성, 발행까지 모든 과정을 혼자서 책임지고 있는데요. 매달 이 많은 일을 해낸다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싶지만, 박주희 매니저는 그 어려운 걸 해내고 있습니다. 후후레터의 4살 생일을 맞아, 이번에는 그가 전하는 이야기가 아닌 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 합니다.

후후레터 로고
후후레터에 쌓인 시간 – 후후레터가 걸어온 시간과 그 속의 고민을 묻습니다.
Q. 먼저, 후후레터가 4주년을 맞이하게 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한 달도 빠짐없이 이어온 시간이 결코 짧지 않았을 텐데요. 지난 4년간의 시간을 돌아보면 어떤 마음이 드시나요?
: 사실 매월 세번째 주에 레터를 마감하고 나면 일주일 정도 휴식기를 가졌다가 바로 다음 호를 기획해요. 그걸 반복하다보니 별안간 4년이 흘러있네요. 스스로 고생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는데 그 말을 하기도 전에 절친한 동료가 그간 레터가 만난 사람들의 숫자를 세어주었어요. 54명이더라고요. 그 분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시간이라, 제 고생보다 레터를 믿고 지지해주신 분들께께 감사한 마음이 가장 큽니다.
Q. 4년 동안 매달 발행을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사람들이 흔히들 말하잖아요. ‘거봐, 그거 해도 안되지?’, ‘역시 한국은…’ 한탄하고 비관하는 말들이요. 사실 뭔가 달라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사람들이 그런 얘길 하는 거더라고요. 바로 저 같은 사람들이죠.
그런데 사회가 사정없이 달라지더라고요. 오늘 아침만해도 후후레터 인터뷰를 진행했던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의 인스타그램에서 가정 밖 청소년들이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는 자격이 완화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사람들이 지나치기 쉬운 소식이지만 얼마나 중요한 변화인가요? 부모의 학대 등으로 집을 나온 청소년이 직접 자립의 기반을 다질 수 있게 된 거잖아요. 그러나 사회의 여러 뉴스들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는 소식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뉴스를 비집고 ‘우리 이렇게 해냈다! 이 변화는 저절로 만든게 아니라 수동으로 나사 조여가며 힘들게 만든 거다!’를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커요.

레터 발행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용실에서 본 잡지, ‘그런 것은 잊어버리고 뭔가를 하세요’에 다시 한 번 용기를 얻었던 기억
Q. 후후레터를 제작하면서 가장 고민이 깊었거나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나요?
: 지금인 것 같아요. 후후레터는 사회 전반의 변화를 다루기 위해 기획한 레터예요. 아름다운재단의 일이 아니라도 제가 발견한 변화라면 먼저 다뤘고요. 재단과 접점이 없는 활동가들에게도 먼저 컨택하곤 했어요. 초반에는 그 기세로 이어왔는데 언제부턴가 저도 재단의 ‘일’에 시야가 갇히게 되더라고요. 6년 동안 일해왔으니 아무래도 제가 더 잘 알고 있는 일을 다루게 되는거죠. 그러면서 점점 아름다운재단의 브랜디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물론 재단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있겠지만, 비영리섹터와 접점이 낮은 구독자들의 시선은 놓치게 돼요. 올해는 그 접점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보낼 것 같습니다.

후후레터 캐릭터 ‘후후’
후후레터에 쌓인 이야기: 후후레터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Q. 아이템 선정부터 기획, 취재, 작성, 발행까지 혼자 해오셨는데요. 매달 어떤 흐름으로 후후레터가 만들어지는지, 주제나 제목, 인터뷰이 선정은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벌써 49번째 레터가 나온 거잖아요? 정말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대부분 다 했어요. 그래서 아이템을 찾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기사를 찾기도 하고, 재단에서 지원하는 공익활동 소식도 훑어보고, 그간 인터뷰했던 단체들의 홈페이지를 보면서 전에 다뤘던 의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보기도 하죠. 팀 안에서 아이템 이야기를 꺼냈을 때 하품이 나오면 바로 킬하고요. ‘해볼만 하다’는 눈빛이 나오면 진행하는 편입니다. 관련해서 가장 이야기를 잘 들려줄 수 있을 것 같은 활동가들에게 질문지를 포함한 기획의도를 메일로 전달하고, 이후 서면이나 대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어요. 아! 제목도 팀에서 함께 정하는데요, 48번째 레터인 ‘청년 주거권’ 편의 경우 제목을 정하는게 정말 고통스러웠어요.
아래 후보 중에서 여러분은 어떤 제목을 선정하시겠어요? 인터뷰하다가 별안간 여러분의 의견을 묻습니다.
1) 오늘을 사는 청년에게, 내일의 집이 필요하다
2) 하루 끝에, 어디로 가세요?
3) 오늘의 행복을, 내일의 희망을 찾아
4) 오늘을 사는 청년이 내일도 기대할 수 있는 집
5) 희망찬 인생의 출발선, 청년의 집
6) 삶이 있는 집, 한 사람의 세계가 된다면
7) 삶을 품은 집
8) 청년이 오늘을 살아가기 위한 기본 조건, ‘집’
9) ‘집’과 ‘삶’은 하나라서
10) 청년의 주거권, 집 vs. 삶
Q. 후후레터를 제작하면서 50명이 넘는 분들을 인터뷰해오셨는데요. 그중 특히 기억에 남는 인터뷰나 “이 일 아니었으면 못 만났을 사람”이 있을까요?
: 사실 모든 분들이 기억에 남고 감사하지만, 후후레터 발행 첫 해에 뵙고 최근에 다시 연락드린 공익법단체 두루의 이주언 공익변호사님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 코로나19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인터뷰를 했어요. 끝나고 촬영을 해야 하는데 마스크 속 표정이 안보이니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마스크에 후후의 표정을 붙여서 사진을 촬영해주십사 부탁을 드렸는데 흔쾌히 수락해주신건 물론, 그 마스크를 착용하고 저랑 같이 버스정류장까지 이동하셨거든요. 그때 ‘무슨 활동이든 혼자 해낸 게 아닌데, 인터뷰를 할 때마다 마치 혼자 다 해낸 것처럼 보일까봐 걱정된다’고 하시더라고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것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최근에 연락드렸을 때는 집필에 참여하신 책을 보내주시기도 했습니다. 다시 큰 힘을 얻었어요.

이주언 공익변호사가 보내준 책 ‘장애, 시설을 나서다 – 공존을 위한 탈시설 이야기’
Q. 지금까지 수많은 인터뷰이를 만나며 늘 ‘듣는 이’었다면, 이번에는 ‘말하는 이’가 되셨는데요. 경험해보셨겠지만, 인터뷰어가 듣고 싶은 내용과 인터뷰이가 말하고 싶은 내용이 어긋날 때도 있어요. 그럴 때는 어떻게 인터뷰를 이끌어가시나요?
: 저는 사실 후후레터의 취지에 맞게 ‘무엇이 달라졌고, 그 무엇을 위해 어떤 활동을 이어갔는지’ 가 가장 궁금합니다. 그런데 인터뷰를 거듭할수록 우리가 변화라고 이야기하는 것들이 활동가들에게는 찰나에 불과한 것이라서, 문제를 해결한 이후에도 필요한 것들을 이야기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신다는 것을 저도 지금 쓰면서 알게 되었네요? 모든 이야기를 다 듣고 정리하는 재주가 있다면 좋겠지만, 시간이나 분량상 그럴 수 없다보니 인터뷰이가 답변한 긴 답변 중에서 이미 준비해온 질문의 답변으로 묶을 수 있는건 추가 질문을 하지 않아요. 그리고 그 답변 중에서 가장 활동의 공력이 많이 들어갔을 내용을 좀 더 물어보면서 인터뷰를 매듭짓는 방향으로 향합니다.
Q. 지금까지 만든 후후레터 중 가장 애정이 가는 ‘변화의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혹은 ‘더 많은 분들이 봤으면’ 하고 아쉬웠던 콘텐츠가 있었다면요?
: 답변을 제대로 드리고 싶어서 그간 만든 레터를 쭉 훑어봤는데, 얼마의 시간을 들였든 다 소중하게 느껴져서 고르는데 실패했습니다. 좀 더 많은 분들이 봐주십사 하는 콘텐츠는 있네요! 바로 후후가 고생해서 만든 비건 레시피인데요. 후후가 진짜 몸이 크거든요. 숟가락을 잡는 것도 어려울 정도로요. 그 어려움을 뚫고 만든 레시피! 다들 한번씩 봐주세요. 실제로 맛도 있답니다!
Q. 구독자들의 반응 중에서 지금도 마음에 남아 있는 피드백이나 메시지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 구독자들의 피드백은 늘 소중해요. 비판도 칭찬도 모두 소중합니다. 뉴스레터는 댓글을 남길 수 없는 구조잖아요. 그러다보니 번거롭게 링크를 누르고 텍스트를 써야해요. 그래서 저도 뉴스레터를 읽고 피드백을 남기는 일이 많지 않은데… 시간내어서 길게 작성해주신 내용을 볼때면 큰 감동을 받곤 합니다. 피드백을 정리해서 답변을 드리는 코너를 만들고 싶었는데 아직 시도를 못하고 있네요. 올해는 꼭 하겠습니다.
후후레터 구독자들은 이런 피드백을 보내주고 계십니다!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청년분야에 종사하다보니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갖게 됩니다. 하지만 청년 정책 교육 및 당사자 정책 제안 거버넌스 사업을 운영함에도 주변에서 만나기 참 쉽지 않습니다. 청년의 참여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써 청년 참여의 다양성 확보, 소외된 목소리의 경청이 올해 제 개인적인 화두입니다. 그래서 후후레터의 글들, 이번 뉴스레터의 이야기 모두 값지고 귀합니다. 항상 애써주셔서 감사합니다!”“후후레터 구독한 것도 까먹고 있었는데 오늘 다뤄주신 주제가 흥미롭고, 의미있는 내용이어서 좋았습니다. 저보다 더 사회문제에 예민하신 여러분이 들려주시는 얘기 잘 전해듣고 있겠습니다. 옳은 일, 꼭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더욱 대우 받길 바라며 어려운 부분도 많으시겠지만 응원합니다. 화이팅! 덥고 습한 여름 건강 유의하세요”
“이주민 영유아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시민사회의 노력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주제와 내용 모두 너무나 중요하고 필요한 이야기이기에, 너무 좋았습니다.”
후후레터에 쌓일 변화: 후후레터를 만든 사람의 변화,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하여
Q. 후후레터를 만들면서, 개인적으로 성장하거나 변화한 부분이 있을까요?
: 협업하는 자세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됐어요. 글은 사실 혼자 쓰는거라서 자신만의 세계에 갇히기가 쉬워요. 특히나 저는 에디터 생활을 했다보니 혼자 쓰고 업로드 직전에 검수 정도만 받았거든요. 반면 후후레터의 경우 일러스트를 그려주시는 김참깨 작가님, 매월 인터뷰에 참여하시는 2~3분의 활동가, 레터 발행 목전까지 오탈자를 봐주는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까지…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닿는 것이다보니 의견을 주고받고, 더 나은 안을 제시하기도 하고, 수정도 하면서 최적의 형태로 만들어갑니다. 덕분에 4년 동안 이어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최고의 팀플이 아닌가 싶어요!

김참깨 작가님이 그려주신 후후레터 4주년 기념 축전
Q. 평소에 책이나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좋아하시는 것으로 아는데요. 구독자들은 후후레터를 어떤 장르의 콘텐츠로 받아들이기를 바라시나요? (다큐멘터리, 휴머니즘, 코미디, 스릴러, 에세이, 단막극, 일기장 등)
: 제가 정말 좋아하는 드라마 중 하나가 ‘시그널’인데요. 무전기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되는 판타지가 결합된 드라마입니다. 판타지가 가능했던 건 형사들의 간절함이었어요. 그래서 판타지로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포기하지 않으면 희망은 있다’는 메시지가 큰 울림으로 다가왔죠. 후후레터도 그런 존재가 된다면 정말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변화라는 게 판타지에 가까운 일이잖아요. 상상도 어려웠던 일이 가능해지기도 하고요. 이런 판타지를 만들어가는 현실 속 활동가들의 이야기에 좀 더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제가 더 노력해보려 해요.
Q. 후후레터의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까요? 언젠가 발행하게 될 마지막 후후레터에 전하고 싶은 변화가 있나요?
: 마지막 후후레터에는 지구상에 전쟁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그런 날이 올까요? 판타지같은 일도 가능하게 만드는 게 우리니까, 가능할 거라 믿어요.
Q. 마지막으로, 다음 달에 50번째 후후레터가 발행됩니다. 특별히 이번 호에 담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혹은 구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편히 말씀해주세요.
: 이번 호에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담길 예정이에요. 혹시 저한테 한번쯤 이런 질문 해보고 싶었던 적 없으세요? 활동가 이야기하고 단체 이야기하면서 정작 ‘당신은 기부를 하는가…? 얼만큼 어디에 하는가…?’ 그에 대한 답을 상세히 내놓겠습니다
Q. 번외 질문! 뉴스레터/sns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여기 잘한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뉴스레터/유튜브/인스타 채널이 있나요?
: 동물자유연대의 뉴스레터요! 제목부터 읽게 하려는 노력이 너무나 느껴지고 그래서 속절 없이 읽게 됩니다. Re라고 제목에 써있어서 저에게 보내는 답신인 줄 알고 눌렀다가, 아 세상에! 하게 되었던 사연입니다. 유튜브의 경우 클래식좀들어라입니다. 썸네일만 봐도 제가 왜 추천하는지 느끼질 수 있을 거예요. 클래식의 ㅋ만 들어도 잠이 오는 분들까지 고려한 맞춤형 채널, 강력 추천합니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포인트오브뷰, 문구 관련 계정인데 전체 브랜드 톤을 잘 유지하는 법부터 섬세하게 기획된 사진의 힘을 느낄 수 있어요.

동물자유연대 뉴스레터
4년 동안 50명이 넘는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이야기를 듣는 것에 익숙한 박주희 매니저는 정작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 할 때 조금 쑥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그러나 후후레터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자 활동가들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과 뉴스레터 작업에 대한 자부심이 담긴 답변을 풀어냈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현장에서 치열하게 움직이는 활동가들과 그들 못지않은 열정으로 취재에 임하는 후후레터 에디터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다음 달에도 새로운 변화의 이야기들이 찾아오기를 기대하며, 후후레터의 여정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