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은 많은 비영리 공익단체들이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기회의 문을 넓게 열어두고 1%가 100%가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다양한 공익활동을 지원합니다. ‘2024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 참여한 성공회용산나눔의집의 활동 후기를 전해드립니다. |
Let Us Dream: 한국에서 꿈꾸고 싶어요
한국에서 태어나거나 오래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주배경 청소년들은 한국 사회가 설정한 까다로운 체류 자격 요건으로 인해 미래를 설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 특성화고를 졸업해도 대학을 졸업해야만 취업할 수 있는 상황.
- 대학을 합격해도 2,000만원 이상(수도권 기준)의 통장 잔고를 증빙해야만 대학을 다닐 수 있는 상황.
- 2년제 대학을 졸업하면 전공 분야와 관련된 직종만 취업이 가능한 상황.
- 귀화를 위해서 꼭 거쳐야 하는 영주비자를 받기 위해 GNI(한해 국민 총 소득) 2배(2023년 기준: 8천 8백만 원 이상)를 벌어야 하는 상황 등.
이주배경 청소년은 이처럼 사회로부터 매번 체류자격을 요구받지만, 이 요구에 제대로 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 체류자격이 요구하는 것이 까다롭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에 대한 정보가 거의 제공되지 않아 체류자격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용산나눔의집은 이들의 체류를 최소한이라도 안정시키기 위해선 대학 진학과 취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 이들이 겪는 체류 위기를 공론화해서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용산나눔의집은 이런 필요를 해결하기 위해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아래와 같은 ‘외국인가정 자녀 체류권 증진을 위한 지원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외국인가정 자녀의 진로 계획을 위한 기본정보 리플렛
먼저 대학 진학과 취업을 위한 정보 제공 사업을 말씀드릴게요. 이주배경 청소년에게 직접적이고 실효적인 체류 안정성을 줄 수 있도록 진로·진학 정보가 담긴 리플릿을 제작했습니다. 이주배경 청소년 맞춤 진로 관련 필수 정보와 FAQ 등을 담아, 학생들의 안정적인 진로 설계를 돕고자 제작된 리플릿.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닿을 수 있도록 국제 NGO부터 이주배경 청소년 당사자, 진로진학상담센터, 복지센터 그리고 지역아동센터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500군데 이상에 리플릿을 전달했습니다.
🧷리플릿 신청하기

외국인가정 자녀의 진로계획을 위한 기본정보 리플렛
그리고 리플릿에 담긴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학교 상담 선생님과 이주인권센터 활동가, 학부모 그리고 당사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3차례의 설명회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리플릿에 담지 못한 정보들을 정리하여 온라인 매뉴얼을 제작 및 배포했습니다.
외국인가정 자녀 실태조사와 생애조사
이주배경 (후기) 청소년의 체류 안정을 위한 대안을 살피려 이들의 실태조사와 생애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주배경 (후기) 청소년이 겪는 삶의 불안과 위태로움을 이 조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들에게 주어지는 체류자격의 까다로움과 높은 기준으로 이들의 현재와 미래의 삶이 납작하게 뭉개지는 현실을 공론화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자 했습니다.
이 조사를 통해 다음과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회가 정한 이주배경 (후기) 청소년의 체류자격과 이들의 삶은 심한 마찰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난 이주배경 (후기) 청소년 대부분은 이곳에서 태어나거나 유년 시절 중도입국해서 오랜 시간 이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이미 이웃으로부터, 학교로부터, 지역 조직으로부터 성원으로 인정 받고 있으며, 지역 사회에 이들의 삶이 깊게 뿌리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들에게 까다로운 체류자격을 요구하며 계속해서 이들을 사회 성원 밖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예컨대 위에서 얘기한 체류자격 같은 것들을 들이밀면서 말이죠.
우리는 이 실태조사와 생애조사에서 나온 말과 얘기들을 공유하기 위해 결과보고회 자리를 가졌습니다. 우리가 조사한 내용을 이주인권단체, 전문가, 그리고 시민들과 공유하며 더 많은 대안을 상상하는 시간을 공유했습니다. 약 40명이 넘게 이 자리를 찾아와 이주배경 (후기) 청소년들의 체류와 성원권의 높은 열기를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얘기들이 오고 갔지만 한 가지 분명하게 서로 공감한 것은 이주배경 (후기) 청소년들에게 장기간 이 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거주 자격이 부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 이상 이들을 한시적인 체류자격에 붙잡아 놓고 있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옳지 않다는 것을 이 자리에 온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이주배경 (후기)청소년 당사자뿐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이들의 체류와 성원권 보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들을 자꾸 사회 밖으로 내미는 정부 정책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많은 사람이 얘기하는 포용적 사회와 평등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용산나눔의집은 이주배경 (후기) 청소년의 성원권을 옹호하고 응원하며 정부의 정책이 바뀔 때까지 뚜벅뚜벅 나아가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글, 사진 : 성공회용산나눔의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