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공익마케팅팀에서 기부문화캠페인을 담당하고 있는 유화영 매니저입니다. ‘비영리 사람들은 어디에 기부할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아름다운재단 매니저님들이 기부하고 있는 단체를 찾아가 활동가들을 만나고, 또 그 단체의 활동가가 기부하고 있는 단체를 찾아가며 <기부연결지도>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이야기
<기부연결지도>의 첫 번째 : 아름다운재단 사람들은 어디에 기부할까?
<기부연결지도>의 두 번째 : 매니저님들이 기부하는 단체에 찾아가보자!
<기부연결지도>의 세 번째 : 연결된 또 다른 기부 단체를 찾아서! 이번에는 후후와 함께
<기부연결지도>의 네 번째 : 어디까지 연결될 수 있을까?

네 번째 연결 단체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려요!

 

👉장애와인권 발바닥행동 조아라 활동가

발바닥행동을 방문하기 전 유튜브 채널을 들어가 행사 홍보 영상(사무실로 걸려온 한 전화)을 봤는데요. 활동가님들의 유쾌하고 또 진지한 모습들을 보게 되었어요. 저도 모르게 활동가님의 윙크에 피식-하고 웃었답니다. 누구보다 ‘탈시설’에 진심인 사람들! 그중 발바닥행동에서 11년차가 되신 조아라 활동가님을 만나보았습니다.

Q. 발바닥행동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모두 #탈시설 발바닥행동은 20년 동안 탈시설 운동을 해 온 단체인데요. 사람들은 탈시설이 장애인만을 위한 의제라고 이해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최근 3~4년 정도는 탈시설이 어떤 사람들과 또 연결되어 있는지 확장해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몇 년 전 미신고 시설의 베이비박스 사건을 계기로 장애인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취약한 소수자들이 시설로 쉽게 내몰리는구나를 알게 된 거예요. 그 때를 시작으로 학교밖청소년, 정신장애, 노인영역, 최근에는 동물권까지도 같이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것들을 함께 이야기해보자고 연대하고 있어요. 다양한 영역들의 활동을 함께하다보니 시설이라는게 결국은 ‘모두’의 권리와 연결되어 있구나를 저희도 새삼 실감하고 있습니다.
#기록 정책 등 의제를 이야기할 자리가 있을 때 저희가 마이크를 잡는 게 마음이 되게 무겁더라고요. 그래서 하기 시작한 게 기록이에요. 외치고 있는데 듣지 않는 당사자들의 목소리들을 꾸준히 기록해서 내고 있어요.

Q. 활동하면서 자부심을 느끼게 했던 에피소드,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궁금해요.

2016년에 당사자분들하고 탈시설 권리 선언문을 만들었어요. ‘우리가 탈시설 권리를 알릴 때 어떤 조항이 들어가야 할까?’ 정말 한 문장, 한 문장 모두 토론해서 만들었거든요. 근데 각자의 속도가 있잖아요. 어떤 분은 언어 장애도 중하시고, 어떤 분은 말을 계속하고, 어떤 분은 이제 의사소통 보조기기(AAC)로 계속 타자를 치고 계시고. 그러면서 이 선언문을 만들었던 그 과정 자체가 마음에 와 닿았고 기억에 선명하게 남았어요.
그리고 그런 자리에서 당사자분들의 살아 숨쉬는 말들이 마음에 날아와서 탁 꽂히는 순간, 그 때 도파민이 돌면서 일의 동력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 의미있는 말들을 많이 알리고 싶어요.
약자가 없어야 강자가 없다.” – 탈시설권리선언문 15조 중
자립을 하면 자리가 생겨요.” – 자립이란 어떤 것인지 질문했을 때 돌아온 답변

Q. 활동가님은 ‘왜’ 기부하시나요? 활동가님에게 기부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오래 견뎌야 싹을 틔우는 의제들이 있더라고요. 탈시설 의제도 그렇거든요. 2005년에 단체가 시작했을 때 ‘탈시설’이라는 단어 자체에 대해서도 논쟁이 많았다고 해요. 20년이 지난 지금은 정부 정책 용어로도 나오고, 많이 알려지고 있는 것 같아요. 다른 단체들의 활동도 지금 사회적인 공감이나 지지를 받지 못해도 잘 견뎌내면 우리 사회에 더 드러나거나 의미 있게 다뤄지는 순간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기부를 하게 되더라고요. 그 시간동안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도 주고 싶은 것 같아요.

Q. 기부자로서 기부하는 단체 소개 부탁드려요.

빈곤사회연대, 장애인분들이 시설에서 나오실 때 보통 수급자가 되시는데요. 부양의무자 문제에 대응하는 문제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대로 수급권을 받지 못할 때 저희가 빈곤사회연대에 문을 두드리고 있어요. 대응을 함께하면서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대하는 이 단체가 정말 필요하다는 걸 느끼고 있고, 오래 활동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피플퍼스트, ‘사람이 먼저다’라고 말하는 발달장애인 권리 옹호 단체예요. 피플퍼스트 서울센터는 발달장애인분들이 상근하고 계시고, 주요한 의사 결정을 할 때 함께 참여하고 계세요. 시간이 걸려도 ‘우리 목소리를 말하기 위한 단체를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활동하고 계세요. 최근 몇년동안 탈시설 논쟁이 올라올 때 부모들이 처한 환경은 어떤지, 우리 사회가 책임지지 않는 것은 무엇일지 당사자로서의 생각을 담아내시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이 분들의 언어 그리고 만들어가고 있는 쿵짝거리는 움직임들에 좀 더 많은 분들이 주목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섹알마문 부위원장

최근 전남에서 이주노동자 지게차 인권침해 사건이 있었어요. 그 뉴스를 보고 정말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모릅니다. 이주노동자의 인권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떠오르게 한 사건인 것 같아요. 이주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위해 힘써주고 계시는 이주노조에 방문하는 것이 왠지 마음이 무겁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마침 섹알마문 부위원장님은 변화의시나리오 OT에서 뵈었던 분이었어요. 다시 뵙게 된 이주노조, 섹알마문 부위원장님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Q. 이주노조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이주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자유 #사업주의 차별 #인권문제 관련 운동을 하는 단체예요. 이 세 가지 큰 요구를 가지고 투쟁을 하고 있어요. 그 중 하나가 고용허가제가 아닌 노동허가제 쟁취이고요. 실무적으로는 노동자들의 억울함을 언론이나 기자회견을 통해 사회에 알리고, 사업주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고 신고가 들어오면 함께 대응하고, 정부에 이주노동자의 요구를 전달하는 노조입니다.

Q. 활동하면서 자부심을 느끼게 했던 에피소드, 기억에 남는 순간이 궁금해요.

2002년도 처음 집회에 참가한 날이 기억에 남아요. 한국말도 잘 모를 때인데 ‘철의 노동자’ 노래에서 ‘내 하루 살아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라는 가사가 귀에 들어왔어요. 그리고 한국인 노조 활동가들을 만났는데 그 분들에게 처음으로 내가 사람대접을 받아보는 거예요. 동료로요. 회사에서는 내가 일하는 사람이지 ‘그냥 사람’이 아니었거든요. 그 때부터 활동이 이어졌어요.
이주노동자 분들 중에 저를 위해 가족들과 함께 늘 기도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분들이 계세요. “이주 노조가 없었으면 다시 방글라데시로 돌아가거나 미등록으로 될 수밖에 없었을텐데 항상 감사하고 있어.”라고 말해주더라고요.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를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생각만해도 따뜻하고 기분이 좋아지고 에너지를 받는 것 같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활동가들이 오랫동안 이 일을 할 수 있는 힘이 여기에서 나오는게 아닐까 싶어요.

Q. 활동가님은 ‘왜’ 기부하시나요? 활동가님에게 기부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어떤 활동에 마음이 있다면 3가지의 행동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직접 활동을 하거나 아니면 같이 연대를 하거나. 그 두 가지를 할 여력과 시간이 안될 때 마음을 보태는 방법으로 기부를 하는 것 같아요. 모든 사회문제에 함께하는 건 한계가 있고 그중 저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이 기부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단체에 가보면 많이들 어렵잖아요. 내가 보태는 만 원이 단순히 ‘돈’이 아니라 함께하고 있다는 의미로 단체에 전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Q. 기부자로서 기부하는 단체 소개 부탁드려요.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노동, 환경, 페미니즘, 지구지역 등을 공부하고 활동하는 단체예요. 사람은 혼자 살 수 없잖아요. 멀리 있어도 나 아닌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을 생각하며 사는게 ‘인간의 삶’이라고 생각해요. 이 곳에서 하는 이슈를 제가 모두 활동을 할 수는 없으니 조금이라도 보태는 마음에 기부하고 있어요.

아시아미디어컬쳐팩토리(AMC factory), 제가 활동하고 있는 단체이기도 하지만 후원자이기도 해요. 이주민 문제에서 인권, 차별적인 면만 생각하는데 문화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나 이주민 예술가들을 위한 플랫폼이 없다는 것도 있어요. 이 단체가 있었기 때문에 저라는 사람이 이주노동자로 가구 공장에서 일하면서 영화감독을 할 수 있었던 거죠. “나라는 사람을 꿈꿀 수 있는 곳” 여기에서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이 마음은 끝까지 가지 않을까 싶어요.

Q. 기부, 시민사회가 멀게 느껴지는 분들께 어떤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까요?

기부 문화가 발달이 되면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시민단체도 역할을 잘 해야한다고 스스로 더 다짐하지 않을까 싶어요. 또 환경, 여성, 장애인 등 여러 이슈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혼자 사는 것이 아닌 함께하기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이 ‘기부’인 것 같아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김원 소장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 들어서자마자 보인 건 한쪽에 연구시설이 있는 공간과 사무 공간이었어요. 사실 연구시설은 사진으로만 보았는데(너무 멋졌죠…) 외부에 연구를 위탁하는 것이 아닌 모두 직접 내부 연구소에서 연구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굉장히 전문적인 느낌이 강한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김원 소장님을 만나보았습니다.

Q. 노동환경건연구소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한국 현대사의 가장 큰 직업병 사건인 원진레이온 직업병 사건을 계기로 1999년에 만들어진 연구소로,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일들을 하고 있어요. 초기에는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직업병, 노동환경을 측정, 분석하고, 대안까지 만들어내는 연구를 주로 해왔습니다. 이후 사업장에서 나와 지역사회를 위협하는 유해물질을 조사 연구했고, 최근에는 생활화학제품이나 초등학교 유해물질, 여성 농업인 등 일상에서의 유해물질까지 연구범위가 넓어졌어요. 연구 외에도 피자 30분 배달제 폐지 / 마트 노동자에게 휴식 의자 제공하기 / 박스에 손잡이 구멍 뚫기 등의 캠페인도 진행했습니다.

Q. 활동하면서 자부심을 느끼게 했던 에피소드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궁금해요.

2003년에 있었던 LG 정유 유해물질 조사 사업. 거의 원액을 취급하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한 유해물질이 많은 사업장인데 지금은 많이 개선됐지만 당시 어떤 유해물질들이 유출이나 노출이 되었을 때 노동자들에게 얼마나 큰 위협이 될 수 있는지 A-Z까지 연구했던 사업이라 기억에 남아요. 또 김포시 환경피해역학조사. 금속 제품을 만드는 사업장들이 난립해서 그 주변 일대 주민들이 암 등 건강피해를 호소했었던, 환경오염도 많이 되었던 사건이에요. 새로운 기법들을 많이 적용해서 증명하려고 했는데 당시 김포시에 거부가 있어서 오랫동안 싸워왔어요. 이후에 환경부 조사도 들어가고 해왔던 조사와 연구가 틀리지 않았다는 확인을 받았을 때 참 의미가 크게 다가왔죠.

Q. ‘왜’ 기부하시나요? 소장님께 기부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시너지를 같이 만들수 있는 조직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니까요. 동료이고 같은 지향점을 가지고 있는 단체들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하는 마음으로 기부하고 있습니다.

Q. 기부자로서 기부하는 단체 소개 부탁드려요.

환경정의, 단체의 이름은 정체성, 지향이기도 하잖아요. 환경 정의는 제가 들어본 단체 이름 중 가장 좋은 이름을 갖고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환경 문제를 풀기 위해서 가장 놓치지 말아야 될 것 중에 하나가 정의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 관점에서 환경 문제를 풀어가려는 이 단체는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기부하고 있어요.

여성환경연대, 정의 다음 중요한 이슈 중에 하나는 젠더 이슈라고 생각해요. 작년에 재활용 선별장 여성 노동자들의 건강실태에 관한 연구를 직접 하셨어요. 재활용 선별에 투입되는 노동자들 90%이상이 여성 노동자들이고, 그 현장이 얼마나 열악한지 연구했는데 어떻게 보면 이건 저희 몫이기도 하거든요. 근데 여성환경연대가 나서서 여성의 관점에서 열악한 노동환경의 문제를 지적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역할에 대해 인정하고 보장해야한다는 메시지를 너무 잘 내주셨어요. 그렇게 발굴해주신 내용으로 저희와 협업도 이어나가고요. 같이 있어 시너지가 나는 곳이기에 꼭 소개되면 좋겠습니다.

Q. 기부, 시민사회가 멀게만 느껴지는 분들께 어떤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까요?

세상 살다보면 뜻대로 되는 일이 없잖아요. 내 인생도, 내가 살아가는 세상도 그렇죠. 근데 뜻대로 되지 않는 일에 뜻대로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이 모여 여러가지 의미있는 역할들을 하잖아요. 그 어려운 일들을 그 사람들이 발벗고 나설 때는 응원에서 그치면 안되고 진짜 힘이 되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요.

저는 6년차 안식월을 맞이해 푹 쉬고 돌아왔습니다. 안식월 중에 너무너무 기쁜 소식이 하나 있었는데요. [더나은미래]에서 기부연결지도 인터뷰 요청이 있었어요. 부끄럽지만 사진도 큼지막하게 메인으로 나갔답니다. 아름다운재단에서 기부연결지도를 왜, 어떻게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들을 너무 잘 담아주셨어요. 함께 읽어주세요! 🔗기사링크 

기부연결지도는 계속 됩니다! 다음 편은 피플퍼스트, 빈곤사회연대, 인권운동사랑방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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