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아동센터 희망선생님들이 한자리에
희망선생님은 센터를 졸업한 청년이 다시 지역아동센터로 돌아가 아동의 배움과 돌봄을 돕는 프로그램입니다. 지난 9월 25일 목요일 오후, 노무현시민센터에서 희망선생님 중간교육이 있었는데요. 아름다운재단과 JB우리캐피탈이 함께 마련한 이번 시간은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희망’의 가치를 다시 확인한 특별한 자리였습니다.
각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희망선생님들이 4개월 만에 마주 앉았습니다. 처음엔 어색한 기운이 감돌기도 했지만, 전문 MC의 유쾌한 진행으로 서로 근황을 전하는 경험을 나누는 사이 긴장은 어느새 사라지고, 현장은 따뜻한 웃음으로 채워졌습니다.
※희망선생님 지원사업은 JB우리캐피탈의 지원으로 지역아동센터 환경개선 지원사업과 함께 이어오고 있습니다.
가르침보다 함께함으로 빛난 시간
이날 현장에서는 희망선생님들이 직접 발표자로 나서 ‘희망의 공부방’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며 경험한 순간들을 공유했습니다. 첫 주자로 나선 이민정 희망선생님은 함께 떠난 여름 캠프의 추억을 꺼내 들었습니다.
“캠프 중 가장 재미있었던 기억을 그리는 시간이 있었는데, 아이들의 그림마다 제 모습이 있는 거예요. 이민정 선생님이 너무 재미있었다면서요. 아이들이 저를 그런 존재로 기억해 준다는 사실이 행복했어요.”

정현우 희망선생님은 ‘친구 같은 선생님’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갔습니다. “문제 풀이가 막힐 때 억지로 시키기보다 ‘같이 해보자’라며 장난스럽게 말하면, 아이들이 웃으며 다시 펜을 잡아요.” 존중과 동행이 강요보다 더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몸소 배운 시간이었다는 정현우 선생님의 말에 희망선생님들은 공감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희망선생님들은 영어, 수학, 국어 학습과 돌봄은 물론 각자의 특기를 살려 베이킹, 피아노 레슨 등 다양한 재능기부로 아이들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왔습니다. 김은영 선생님은 제과제빵 전공을 살려 베이킹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반죽을 만지며 즐거워하던 아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해요. 작은 경험 하나가 아이들의 자신감을 키워준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어요.”
윤서연 선생님은 피아노로 아이들을 변화시킨 경험이 있습니다. “피아노를 처음 시작할 때는 재미있어하던 아이들이 반복 연습은 하고 싶어 하지 않더라고요. 마음의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려주고, 차분하게 설명했더니 결국 따라오더라고요 한 곡 한 곡 완성해내는 아이들의 모습 속에서 저도 다시 배웠어요. 인내의 열매는 달다는 것을요.”
희망선생님 각자의 경험은 달랐지만, 공통으로 드러난 것은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교사의 자부심이었습니다.
마인드맵으로 그린 나의 성장 지도
이날 중간교육은 단순한 경험의 나눔을 넘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희망선생님들은 마인드맵 황윤정 강사와 함께 생각을 시각화하는 도구, ‘마인드 맵’을 배웠습니다. 삶을 구조화하고 돌아보는 시간을 통해 나의 가치, 관계, 건강, 성장을 가지로 뻗어 나가며 각자의 목표와 삶을 정리했는데요. 처음엔 낯설고 어색했지만, 색색의 사인펜이 종이를 채우면서 저마다의 마인드맵이 구체적인 모습으로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지금 잘 가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에서 뻗어 나간 생각을 단어로 채워나가며 누군가는 진로에 대한 고민에 구체적으로 다가가 보았고, 누군가는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을 어떻게 더 의미 있고 알차게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을 찾았습니다.
마인드맵은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동시에 희망선생님들이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다시 그려보는 지도가 되었습니다.


함께 배우고 자라는 희망선생님의 성장기
이날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경험하며 선생님들은 자신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인 동시에, 그들과 함께 배우며 자라는 또 하나의 ‘배움의 주체’임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2년째 희망선생님으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작년에 첫 희망선생님을 마무리하면서 내년에는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을 때 아이들이 울면서 아쉬워하는데 저도 같은 마음이 드는 거예요. 그때 느꼈죠. 나는 그냥 공부를 도와주는 존재가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웃고 울며 서로 의지했던 거구나. 하고요. 올해도 소중한 인연을 이어갈 수 있게 되어 행복했어요.” – 박초롱 희망선생님
“처음엔 힘들고 어려운 일도 많았는데 점점 아이들이 저를 신뢰하는 걸 느끼면서 스스로도 단단해지더라고요. 누군가의 지지를 받고 사랑을 받는 경험을 서로 나눌 수 있어 행복합니다. 가능하다면 내년에도 희망의 공부방에서 아이들과 만나고 싶어요.” – 윤서연 희망선생님
“저는 아이들과 수업을 하면서 ‘가르친다’라는 게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아이 한 명 한 명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 안에 있는 가능성을 믿어주는 일이라는 걸요. 그 과정에서 저 자신도 마음이 많이 자라난 것 같아요. 그래서 매번 수업이 끝날 때마다 생각해요. ‘오늘도 나를 성장시켜 준 건 아이들이구나.’라고요.” – 방대호 희망선생님
“제가 어릴 적 다니던 센터에 ‘희망선생님’으로 돌아오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어요. 그때 선생님들께 받았던 따뜻한 격려와 사랑을 이제는 제가 아이들에게 되돌려줄 수 있다는 게 정말 뜻깊었습니다. 언젠가 이 아이 중 누군가가 또 다른 희망선생님이 되어 이곳으로 돌아온다면, 그것만으로도 제가 이 일을 이어가는 이유가 충분할 것 같아요.” – 조태진 희망선생님
교사로서, 또한 사람의 청년으로 한 걸음씩 배우고 성장한 경험을 나누는 희망선생님들의 목소리는 하나같이 ‘감사’와 ‘성장’으로 모였습니다. 그 경험은 희망선생님들에게는 삶의 자양분이 되고, 아이들에게는 ‘나도 할 수 있다’라는 믿음을 심어주는 또 하나의 희망이 될 것입니다.
‘2025 희망 선생님 중간교육’은 희망선생님의 성장을 북돋우는 자기 성찰의 자리이자, 서로의 경험을 통해 배우는 연대의 시간이었습니다. 아름다운재단과 JB우리캐피탈은 앞으로도 청년과 아이들이 함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든든한 지지망이 되려 합니다.
글|김유진
사진 |임다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