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커넥트(Beautiful Connect)’는 아름다운재단이 경기도,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주)엠와이소셜컴퍼니와 함께 추진하는 다자간 협력 기반의 지역문제 해결 프로젝트입니다. 본 사업은 사회가 당면한 복잡한 난제들을 단일한 주체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으며, 지역 주민과 마을공동체가 주도적으로 의제를 발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아름다운재단은 공공·민간·중간지원조직·시민사회 등 다양한 주체의 전문성과 자원을 연결해, 마을공동체가 단독으로 풀기 어려운 지역 과제를 협력으로 해결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사회문제 해결 생태계를 구축하고 새로운 사회변화 모델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뷰티풀 커넥트(Beautiful Connect) 참여 마을공동체
성남태평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김맑음 이사

선명한 가을 하늘 오후, 성남 원도심 태평마을 양지바른 언덕 골목 사거리에 자리 잡은 ‘태평마을북카페’. 산을 깎아 만든 동네의 골목 사거리에 위치해있다. 그곳에서 ‘성남태평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의 김맑음 이사를 만났다.

태평마을에서 나고 자란 김맑음 이사는 민관협력기구 사무국에서 마을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을 하다가 자연스레 조합 활동을 시작했다. 2021년 발족한 태평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은 꾸준히 마을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조합에 생산자 조합원으로 참가하는 마을 공동체 협동조합 ‘문화숨 사회적협동조합’, ‘문화벨트 협동조합’, ‘느티나무병원 협동조합’ 또한 유기적인 관계로 활동하며 같이 힘써왔다. 인근 공원에서 매주 수요일 아침 열리는 주민 운동 프로그램, 골목에서 열리는 플리마켓, 태평마을 인근 영장산 플로깅, 어르신 대상 건강 요리교실 등 다채로운 생활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방학 때 아침을 결식하는 아동들이 건강한 환경에서 끼니를 잘 챙겨 먹고 자랄 수 있도록 돕는 ‘태평한 방학생활 프로젝트’, 독거노인 가구에 반찬 나눔을 하는 마을 요리교실 등 지역사회의 자원을 연계하여 돌봄의 사각지대를 보살피는 선순환 활동도 눈에 띈다.

성남태평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김맑음 이사

“궁극적인 목표는 사실 이 동네에 사시는 분들의 삶의 질이 좀 높아졌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작은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려고 노력을 하는 거고 문화 돌봄을 하자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그것도 여기 독거 노인분들이나 1인 가구들이 굉장히 많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사회적 관계가 좀 단절되는 경우들이 많잖아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이분들의 삶의 질이 좀 높아졌으면 좋겠는 활동들을 하고 있는 거예요.”

태평마을의 지난 활동을 듣다보니 마을은 긴 호흡으로, 마을안에서 주민들과 발맞춰 활동한 것이 눈에 선했다. 여러 변화가 있었던 2025년, 성남 태평마을이 주목한 것은 공유공간이다. 함께 거주하고 있는 아동, 청년, 노인, 1인 가구, 여성에 대한 관심과 이들을 돌보고자 했던 조합은 공간을 ‘돌봄의 플랫폼’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시에서 매입한 유휴공간을 운영하며 돌봄을 위한 공간으로 설계/기획/운영했다. 태평마을의 공유공간으로는 마을의 골목 축제와 주민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문화벨트’, ‘자원순환가게(re100)’, 주민 요리교실을 여는 ‘파티하우스’, 청년 1인 가구의 주거자립을 지원하는 청년임대주택의 ‘커뮤니티 공간’, 사회적 기업 3곳이 입주한 건물의 ‘커뮤니티 공간’이 있다. 공유공간은 마을 사람들이 서로 알고 교류하는 거점이자, 마을 활성화를 위해 신나는 일을 하는 거점이다.



“공유공간을 매개로 서로 낯선 주민들이 잘 모르던 이웃과 인사를 하게 되고, 아플 때 안부 정도는 물어볼 수 있는 사이가 됩니다. 마을의 공유공간이 있어서 주민들이 누구든 ‘나도 여기서 뭘 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마을정원 가운데 주민이 원두막을 만들어 놓은 곳이 있는데, 항상 어르신들이 복작복작 모여 즐겁게 지내고 계십니다. 또 얼마 전에는 그간 마을 북카페에 와서 공부를 열심히 하던 주민이 자격증을 취득해서 기뻤어요.”

주민들이 공유공간을 오가며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며 삶의 의미를 찾고, 편안하고 기분 좋게 살아갈 수 있도록 태평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에서는 관계지향의 문화적 돌봄을 강조하고 있다. 태평마을의 공유공간에는 주민들이 소박하지만 풍요로움을 가져다주는 크고 작은 일상의 실천을 이루어낸 경험이 쌓여 있다.

“앞으로 일상 속에서 자유로이 공유공간을 활용하는 주민들이 많이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을을 오가며 공유공간에 들러주시는 주민들도 계시지만, 일이나 일상에 바쁜 주민들은 잘 모르기도 하셔서 마을지도를 제작·배포했었어요. 계속해서 공유공간을 주민들에게 널리 알리려 합니다.”

신나게 공유공간을 묘사하던 김맑음 이사님은 인터뷰 말미에 작은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공유공간이 마을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는데, 공간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동네 주민들이 공유공간을 더 잘 이용할 방법이 있을까?’, ‘조합이 공유공간을 더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조합에서만 풀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네 주민들이 생활의 질이 전보다 나아졌다고 느끼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 활동 목표입니다. 공유공간을 잘 활용하려면 결국 전반적으로 조합의 모든 역량이 더 커져야 할 것 같습니다. 여태까지 그랬듯 하나하나 하다 보면, 목표에 도달하지 않을까요?”

다양한 필요와 사용 주체, 스토리로 나누어졌던 공간 운영들이 어떻게 성남 태평마을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을까. 마을의 긴 호흡에 새로운 전략이 될 마을공동체 ‘다자간협력사업-뷰티풀커넥트’, 마을에 필요한 돌봄의 형태로 공간의 역할을 설계하고, 운영하며 성숙한 마을 돌봄으로 나아갈 때다.

글 | 조승미 작가
사진 | 도비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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