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공익사업팀 고용우 매니저

2026.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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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서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이어가는 공익 단체들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2025년에는 20개 단체가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하고 실행한 프로젝트를 통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글에서는 참여 단체들이 직접 전하는 활동 이야기를 통해 작은 시도들이 어떻게 사회의 변화로 이어지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각기 다른 현장에서 시작된 변화의 시나리오를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세요.

‘혐중’ 부추기는 언론… 중국 보도를 잘 하고 싶어도 못하는 기자

언론·미디어는 사회문제를 해소하는 데, 기여해야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반중정서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큽니다. EBS 유튜브에서는 ‘오늘도 칼부림이다. 대림동에서 벌어지는 조선족 범죄의 모든 것|한국 경찰 무서운 줄 모르는 중국인들의 난동’이라는 제목의 콘텐츠를 업로드해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EBS, 너마저’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언론인들 역시 취재와 보도 과정에서 고충이 없는 건 아닙니다. 심층인터뷰에서 현직기자(H)는 “과거에는 사람들을 몰래 만나는 등 (중국 현지) 취재가 가능했으나, 현재는 감시 시스템 강화로 취재원 보호가 어려워져 깊이 있는 취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중국 내 반간첩법 시행과 감시가 강화돼 심층 취재가 사실상 현지 취재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중국이라는 나라가 가지는 특성으로 한국 내 언론·미디어가 그리는 중국(인)에 대한 고정관념이 강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기도 했습니다.

“중국은 현지 취재가 극도로 어렵고, 감시·제약이 일상화되어 있다. 특파원 개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네트워크 형성 자체가 구조적으로 봉쇄돼 있다. 이로 인해 검증 가능한 1차 정보가 부족해지고, 해외 극우 매체나 반중 성향 매체의 정보가 우회적으로 인용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출처 불명 정보가 ‘핑퐁’처럼 재인용되며, 근거가 있는 것처럼 포장되는 현상은 심각한 문제다.” (현직기자 G)

“일본 언론은 한 언론사에서 중국 특파원을 10명 이상 파견하고, 현지 채용을 통해 바닥 취재를 수행한다. 반면 한국 언론은 규모와 투자가 턱없이 부족해 중국 특파원 자리가 ‘기자들의 무덤’으로 불리기도 했다. 중국의 경제 규모와 국제적 중요성에 비해, 한 언론사가 특파원 1명만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그만큼 전문적 디테일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직기자 H)

중국 관련 보도를 잘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가 존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한국 언론사 경제 사정도 나빠지면서 특파원 제도를 줄이는 상황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한국 언론은 대부분 ‘1인 특파원’ 체제에 의존할 뿐 아니라, 물리적 한계로 현장 취재보다는 서울에서도 작성 가능한 외신 인용 기사에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독자들에게 중국의 피상적 이미지만 전달하게 된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문제가 더 존재합니다. 한국 내 언론이 유통되는 구조의 문제입니다. 포털 알고리즘이 심층 기사보다 자극적 외신 베끼기 기사를 더 많이 노출시키면서, 양질의 심층 기사가 사장되고 있기도 합니다. 여기에 뉴미디어에서 상업화된 혐오가 확산되는 문제가 더해졌습니다. 유튜브 등 플랫폼 환경에서 중국 혐오는 조회수와 수익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비즈니스 자원’으로 소비되며, 사실 검증보다 자극적인 썸네일과 혐오적 발언이 수익 창출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중국 관련 사건은 단순한 오보를 넘어, 구조적으로 혐오를 재생산하는 ‘혐오 산업’의 양상으로 굳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반중정서,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요?

“지금도 계속 (혐중)시위를 하고 있어서, 부모님도 걱정하셨던 것 같다. ‘한국에서 이러고 있대’, ‘어떠냐?’, ‘조심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 말들을 하신다. 사실 저는 일상생활의 95%를 한국인과 하고 있는데, 그 안에서 차별은 별로 없긴 하다. 다만, 오프라인에서 중국인들과의 소통은 줄었다. 중국인 정체를 일부러 숨긴다. 티 안 내려고 하고. 부모님과 통화할 때도 밖에서는 안 한다. 엄마와도 영상통화를 할 때 집 밖이라고 하면, ‘집에 가서 (연락)하라’고 한다.”

“중국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느끼니까 말(소리)을 줄여서 한다. 그리고 친척들과 대화할 때도 이전에는 대범하게 할 건 했다면, 이제는 불필요한 시선을 받지 않기 위해서 조심하라고 한다. 한국 사회의 눈치를 봐야하는 입장이다, 우리는. 싸울 입장은 아니지 않나. 일단 ‘입부터 닫고 조신하게 있자’가 되는 거다.”

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을 통해 만난 중국동포(인)들의 털어 놓은 고충들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져가는 반중정서 속에서 일상적인 소통이 줄어들고, 공공장소에서 위축되고, 의료 등 공적 서비스를 이용할 때조차 눈치를 보고 있었습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동포(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512명 중 75.8%(388명)가 반중 정서로 인해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반중 정서가 소수자들의 삶에 실질적인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 심각성이 드러납니다.

“买东西的时候会受到歧视,走在大街上有时候会有异样眼光(물건을 살 때 차별받거나, 길을 걸을 때 이상한 시선을 받을 때가 있다)”
“当然受影响了, 比如就业.(물론 영향을 받았다. 예를 들면 취업 등에서)”
“취업 시 중국인 배제”, “일자리에서 교포 기피·사절”, “임대차 계약할 때 눈치를 보게 됩니다”
“有些房东拒收中国人(일부 집주인들이 중국인을 받지 않으려 한다)”
“孩子教育问题,考虑回国(자녀 교육 문제로 귀국을 고려 중이다)”
“对孩子会有歧视(자녀가 차별받을 수 있다)”

한국 반중정서 실태조사를 통해 본 언론미디어의 역할 토론회 개최

이는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닙니다. 중국동포(인)들은 단순한 불쾌감 수준을 넘어 직접적인 차별과 배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경제적 기회를 제한당하고, 정체성을 부정당하며, 자녀 교육에 있어도 실질적 위험이 작동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혐중’을 단순한 여론 현상으로 방치해선 안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국가 중심 프레임’에서 벗어나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으로 존중하는 태도는 필수적입니다. 언론도 단순히 외신을 베끼거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통되는 자극적인 반응을 옮기는 것을 중단하고 취재 윤리 시스템을 강화해야할 것입니다. 이번 연구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한국 내 유통되고 있는 혐중 콘텐츠가 ‘과장돼 있다’는 데에 중국동포(인)와 연구자, 현직기자들이 답이 일치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한국 내 반중정서를 줄이기 위해 접촉면을 넓혀가야 한다는 대책에 대해서도 일치했습니다.

여기서부터 문제 해결을 위해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글,사진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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