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심과 기부의 상관관계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채정민 매니저

2026.04.13

읽는 시간 0분

※ 본 글은 20년차 K-POP 팬이자 4년차 비영리재단 홍보 담당자가 주관적으로 쓴 글이며, 전문적인 연구 결과가 아님을 밝힙니다.

K-POP 팬 20년차가 전하는 공연장의 매력

나로 말할 것 같으면 96년생, 20년차 K-POP 팬이다. K-POP 전성기 시대에서 자랐다. 초등학생 때 동방신기의 데뷔곡인 ‘허그’로 케이팝에 입문하여, 소녀시대의 컬러 스키니진을 따라 입고, 원더걸스 ‘텔미’는 완곡을 출 수 있었다. 고등학생 때는 점심시간마다 교실에 케이팝의 애국가인 엑소의 ‘으르렁’이 흘러나왔고, 대학생 때는 ‘국민 프로듀서’가 되어 내 원픽을 데뷔시키기 위해 문자투표에 진심이었다. 그런 학창시절을 지나 직장인이 된 지금도 나는 여전히 누군가의 팬이다. 여전히 출퇴근길 플레이리스트는 케이팝으로 채워지고,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 티켓팅을 위해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한다. 친구들이 맛집이나 여행지로 향할 때, 나는 공연장으로 향했다. 

왜일까. 이유는 금세 떠올랐다. 공연장에는 애정으로 가득하다. ‘서로를 응원하는 관계’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팬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무대에서 가장 빛나기를 바라며, 대가를 바라지 않는 응원과 애정을 보낸다. 아티스트 역시 그 응원을 누구보다 잘 알고, 그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더 좋은 무대를 만든다. 그렇게 공연장은 서로의 존재를 북돋우는 관계로 채워진다. 나는 그 밀도 높은 응원의 감각이 좋았다. 그래서 매년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장으로 향한다. 

비영리 홍보 담당자 4년차가 전하는 기부의 매력

지금의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아름다운재단 4년차 홍보 담당자다. 무릇 회사란 매일 아침 출근하기 싫고 금요일만 기다려지는 곳 아니겠는가. 물론 이곳에서도 쉽지 않은 순간들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기꺼이 출근할 수 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곳에서도 나는 응원을 주고 받고 있기 때문이다. 재단은 기부자들이 마음을 담아 보낸 기부금을 모아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지원사업에 사용한다. 누군가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삶이 조금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누군가는 사회가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이 가진 것을 기꺼이 내어놓는다. 그 마음을 가까이에서 보다 보니 문득 낯설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팬이 아티스트에게 보내는 응원과 닮아 있었다.

팬은 앨범을 사고, 공연을 보러 가고, 투표를 한다. 그 행동은 ‘내가 좋아하는 존재가 더 잘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동시에 우리는 그 과정에서 위로를 받고, 에너지를 얻는다. 좋아하는 음악과 무대를 통해 다시 일상을 버틸 힘을 얻기도 한다. 

기부 역시 비슷하다. 더 나은 변화를 바라며 기꺼이 힘을 보태고, 그 과정에서 나 역시 어떤 확신을 얻는다. 내가 지지하는 방향으로 세상이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감각이다. 결국 팬심과 기부는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연차보고서에 담은 ‘응원’의 의미

이 생각은 아름다운재단의 한 해의 활동과 살림살이를 정리하는 연차보고서를 준비하면서 더 또렷해졌다. 기부자님이 보내주신 마음을 응원으로 표현하고 싶었고, 자연스럽게 ‘응원봉’이라는 이미지로 그려졌다. 기부자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하나의 응원봉으로 본다면, 그 빛이 모였을 때 얼마나 큰 장관이 펼쳐질까. 실제 공연장에서 작은 빛들이 모여 거대한 하나의 색을 이루듯, 기부자들의 마음도 모일 때 비로소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 기부자뿐만 아니라 협력단체, 지원단체, 기업, 기금출연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빛을 더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무언가를 응원하며 살아간다. 어떤 이는 아티스트를, 어떤 이는 스포츠팀을, 또 어떤 이는 더 나은 사회를. 그리고 그 응원은 때로 행동이 된다. 시간이나 돈 혹은 관심을 쏟는 선택으로 이어진다. 팬심과 기부는 결국 같은 뿌리에서 시작된다. 내가 좋아하는 대상이 조금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그냥 두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선택 말이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각자의 자리에서 응원봉을 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번 연차보고서는 그런 마음들이 모여 만들어낸 빛의 기록이다.

2025 아름다운재단 연차보고서 이미지
2025 아름다운재단 연차보고서 이미지
글,사진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채정민 매니저

목록으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