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자원을 활용한 보조기구 지원사업 수행 가이드북
–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 황민영 과장
[PDF 다운로드] [아름다운재단_ATRAC] 민간자원을 활용한 보조기구 지원사업 수행가이드북
당사자에게 맞춤한 보조기구 서비스
장애가 규정하고 재단한 정체성에 갇히지 않도록 여러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재활공학의 역할이다.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이하 ‘센터’)도 그 맥락 아래 2004년에 개관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센터는 장애인과 노인 등 신체 기능에 제한을 가진 이들이 다양한 일상과 직업 활동에 참여하도록 돕고 있다. 경기도의 지원을 발판 삼아 국내 최초로 보조기구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연구와 개발 또한 게을리 하지 않는다. 장애인 개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고 국가 주도의 보편화된 서비스를 지향한다. 이를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제안하고 정보를 제공하며 홍보 또한 열심히 하고 있다.
단순히 ‘특별한 (문제를 지닌)’ 장애인만 돕는 게 아니라 노인이나 정해진 기간 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사람 등을 아우른다는 보편적인 의미를 내포한 보조공학. 센터는 그 확장된 개념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아름다운재단과 ‘장애아동청소년 맞춤형 보조기구 지원사업’(이하 ‘지원사업’)을 진행해왔다. 10년 동안 꾸준히 지속된 이 사업은 보조기구 서비스의 양과 질을 향상시켰다.
매순간 ‘지원 대상의 욕구가 얼마나 해결됐는가’와 ‘이 사업이 얼마나 필요한가’에 집중했다. 한정된 자원에 맞춰 보조기구를 제공하는 단편적인 서비스에서 벗어난 지속가능하고 확장된 차원의 지원.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경기도와 서울에 거주하는 장애아동청소년에게 지원하던 보조기구가 전국으로 확대됐다.
센터는 2년 전부터 부산, 광주, 경남 등 광역시의 보조기구센터 7군데를 협력기관으로 두고 사업이 잘 진행되도록 돕는 중앙사무국(ATRAC) 역할을 맡았다. 지난 4월 센터에서 발간된 『장애아동청소년 맞춤형 보조기구 지원사업 가이드북』(이하 ‘가이드북’)은 이들 협력기관이 좀 더 효율적이고 공정하게 사업을 진행하며, 사업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도록 이끄는 의미를 지닌다.
가이드북에 담긴 친절한 설명 A to Z
“이 가이드북은 10년 동안 진행한 센터의 노하우로 만들어졌죠. 책의 특성 상 객관적인 데이터를 활용하는 게 아니라 경험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쓰였는데 그게 부담스럽더라고요. 우리와 다른 의견이 있지는 않을까,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이 이해할까… 고민이 많았죠. 센터에서 하는 대개의 것이 ‘최초’이기 때문에 더 그래요. 그에 걸맞은 새로운 시선이 필요한데 마치 눈길을 걷듯 이 부분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걸 새삼 느꼈어요.”
가이드북을 제작한 황민영 과장은 서비스 기관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특히 강조한다. 구체적인 실례를 들어 꼼꼼하게 담아낸 이유이기도 하다.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 노하우를 풀어놓은 가이드북은, 가장 먼저 보조공학과 보조기구, 보조기구 서비스 개념, 서비스 과정과 절차를 설명한다.
두 번째로는 실제 지원사업 현장에서 갈고 닦은 노하우를 알기 쉽게 녹여낸다. 보조기구 지원 사업 재원 마련과 사업 추진 과정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친절하게 이야기하는 것. SNS를 활용한 홍보는 어떻게 진행하며 신청접수 시 양식은 어떠한지, 서류심사와 현장평가 대상자 선정에 필요한 배점표, 현장평가 실시 방법, 입찰 및 납품 업체 심사기준, 사용실태 및 만족도 조사 평가지와 마지막 보고서 작성까지 까다로울 정도로 촘촘하게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내부기안 관리와 지출증빙서류 관리 등 재원을 지원받아 진행하는 경우 매우 중요한 행정 사항도 실었다.
황민영 과장은 가이드북을 나누는 것은 지난 10년 동안 센터와 아름다운재단이 끊임없이 실험하고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확립한 지원사업의 절차와 양식을 공공재로 환원하는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녀는 가이드북이 분명 재원이 부족하거나 방법을 몰라 고민하는 기관의 믿음직한 길라잡이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기관 모두와 목표를 공유하다
경제적 어려움과 정보의 부족은 장애인과 노인이 보조기구를 경험하지 못하는 거대한 장벽이다. 센터를 비롯한 광역시의 보조기구센터 7군데는 전국 각지에서 그 단단한 벽을 허물려고 노력한다. 공적급여로 제공하지 못하는 보조기구 서비스를 민간자원으로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가이드북은 그렇게 애를 써서 지원사업의 사각지대를 밝히는 그들에게 꼭 필요한 자원이다.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문성과 투명성 그리고 책임성을 담아둔 까닭이다.
“각자 사업을 할 때 도움이 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문제 상황이 닥쳤을 때 중앙사무국(ATRAC) 역할을 맡고 있는 저희 센터와 보조기구센터 간에 협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거예요. 가이드북을 통해 우리의 목표가 공유되고 그에 따른 전략을 나눌 수 있습니다. 결국 지원 대상자에게 안정적이고도 적확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리라고 믿어요. 실무뿐 아니라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기관 모두가 같은 방향성을 지니며 더불어 한 발짝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여럿이 목표를 공유하며 확장할 ‘장애아동청소년 맞춤형 보조기구 지원사업’. 그것은 경제적 이유와 정보의 부족으로 생긴 장벽을 눕혀 이쪽의 보조기구와 저쪽의 지원대상을 잇는 너른 다리가 될 것이다. 그 중심에 쉼 없이 연구하고 실천하는 경기도재활공학서비스연구지원센터가 있다.
글 우승연ㅣ사진 임다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