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고픈 날을 위한 특급 여행 레시피
지난 10월 15일 닫기 캠프를 통해 ‘2016 청소년 자발적 여행활동 지원사업 – 길 위의 희망찾기(이하 길희망)’ 여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6월 첫 주에 진행한 열기 캠프로부터 5개월 남짓한 시간. 주체적으로 여행을 준비하고 다녀 온 이후, 길희망 참가자들은 어떤 변화를 맞고, 또 어떤 기억을 간직하게 됐을까? 각 모둠마다 사진과 동영상으로 기록․편집한 길 위의 시간을 굽이굽이 펼쳐, 달콤쌉싸름한 여행의 추억을 호출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물음표로 시작, 느낌표로 마치다
‘동갑내기travelers’, ‘친구야’, ‘미운오리새끼’. 국내 비기획 부문으로 참가한 위 3개 모둠은 서울과 부산이란 키워드를 공유한다. 서울과 부산을 다녀온 ‘동갑내기travelers’ 는 창덕궁 한복투어, 대학로 공연관람 등의 서울일정을 즐긴 뒤 부산으로 이동, 감천문화마을과 야시장, 송도해수욕장, 이바구자전거 투어 일정으로 부산을 만끽했다. 먹거리 사진이 전체 여행사진의 2/3를 차지할 만큼 제대로 식도락을 즐긴 팀이다.
3박4일 동안 여수와 부산을 여행한 ‘친구야’ 는 가수 장범준의 노래 ‘여수 밤바다’로 유명해진 만성리 해수욕장, 돌섬공원 등을 둘러보며 여수 일정을 마치고 이튿날 부산으로 이동, 아쿠아리움과 해운대를 찾았다. 3일차엔 ‘동갑내기’ 팀과 마찬가지로 감천문화마을, 이바구자전거 투어를 즐겼다.
“친구들과 떠나는 것도, 각자 의견을 내고 우리 스스로 여행지를 정해 준비하는 과정도, 모든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변수도 많았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남을 것 같고, 데면데면했던 친구들도 여행을 통해 많이 친해져 좋았습니다. 자신감과 함께, 물음표에서 느낌표로 마무리된 여행이었습니다.”
명동, 이태원, 홍대, 북촌 등 서울의 명소를 두루 훑고, 남양주에 몽골문화촌까지 체험한 ‘미운오리새끼’ 는 저 빽빽한 2박3일 여정에 하룻밤 캠핑 일정까지 넣어, 그야말로 십대의 체력이 아니고선 불가능한 여행을 완수하고 돌아왔다. 열대야에 잠 못 이룬 한강 캠핑, 하필이면 딱 휴일에 맞춰가는 바람에 그냥 돌아서야 했던 경복궁…. 당시엔 심각했던 길 위의 ‘시련’도 지나고 보니 웃음 나는 추억이다.
여행은 추억 부자를 만든다
‘벼랑 끝 기억’ 팀은 저 독특한 모둠명에 여행의 주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가치가 대립해 위기가 생긴 곳, 이른바 ‘벼랑 끝’으로 몰린 지역을 탐방하고 ‘기억’하겠다는 의지가 그것. 재개발 문제가 얽혀있는 서울의 구룡마을과 개미마을, 조력발전소 건립을 둘러싸고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온 서산 가로림만,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가 야기하는 문제를 피부로 느껴볼 수 있는 무주 덕유산, 사드로 뜨거운 성주까지, 3박4일간 무려 5개 도시를 넘나들며 벼랑 끝 기억의 대장정을 완수했다.
‘독도 위에 國 짓기’ 팀은 울릉도와 독도를 다녀왔다. 모둠원 11명 모두 독도주민증을 발급받고 떠났으나, 걱정했던 대로 독도행은 쉽지 않았다. 기상 악화로 배가 뜨지 않아 계획보다 하루 더 울릉도에 머물렀다고. 기다림 끝에 결국 품을 내어 준 독도에 머문 시간은 불과 30분 남짓했으나 벅찬 감정은 오래 지속됐다.
도전, 힐링, 다짐의 스토리를 약속하며 떠난 ‘내 나라 강원도 여행’. 고성, 속초, 정동진으로 이어진 2박3일간의 강원도행은, ‘여행을 즐기는 또 다른 시선을 배운 시간’이었다.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은 생각보다 더 가까웠고, 속초 아바이마을의 갯배 체험(줄을 끌어 갯배 운행을 돕는 일)은 예상 밖으로 힘들었으며, 새벽 4시부터 서둘렀으나 정동진 일출은 구름 때문에 볼 수 없었다. 감동도 아쉬움도 번번이 예상 밖이었지만, 그래서 더 추억은 분명해졌다.
‘여행을 통한 자아존중감 향상 프로젝트’를 전면에 내건 ‘짬뽕’ 팀은 2회에 걸쳐 강원도와 경기도 여행을 다녀왔다. 대관령 양떼목장, 이효석문학관, 강릉 안목바다를 가로지르는 짚라인 체험 등으로 알차게 보낸 2박3일 강원도 여정은, 앞으로 여행은 무조건 3박4일 가야한다 다짐했을 만큼 아쉽고 즐거웠다. 가평 장애인복지관 사회복지사 체험을 비롯해 아침고요수목원과 남이섬 등을 둘러본 2박3일 경기도 여행 또한 강원도 못지않은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다.
15개 참가단체의 여행기 발표를 모두 마친 후, 베스트 포토와 깃발에 대한 시상식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이 직접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 틈틈이 마음에 드는 단체 사진과 깃발 밑에 스티커를 붙여 뽑은 상이다. 베스트 포토의 기쁨은 평화의 소녀상과 함께한 애솔노리에게 돌아갔다. 명랑하고 재치있는 사진도 인기를 끌었지만, 일본군 ‘위안부’ 희생자를 기리고 기억하자는 취지에 더 많은 친구들의 마음이 움직인 까닭이다. 베스트 깃발 상은 ‘Road School’이 차지했다. ‘스쿨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는 대신, 여행을 통해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을 배운다’는 의미를 담아낸 그림이 폭넓은 공감을 자아냈다. 그렇게 마지막 순간까지 공유와 공감의 장을 조성하며, ‘2016 길 위의 희망찾기’ 닫기 캠프는 봄부터 가을까지 달려온 희망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글 고우정 l 사진 신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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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희망찾기란? 아름다운재단이 진행하는 청소년 자발적 여행활동지원사업 ‘ 길위의 희망찾기’ 는 2001년 부터 현재까지 아동청소년들에게 국내외 여행프로그램 지원함으로서’ 청소년 스스로 만들어가는 여행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획/비기획 부문으로 총 15개 단체에 지원되며, 2012년부터는 여행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트래블러스맵( http://www.travelersmap.co.kr/ )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비기획부문이란? 여행기획력이 부족한 단체의 경우 여행의 과정을 트래블러스맵 멘토와 함께 기획함으로써 공정여행의 기획과정을 경험케하고 자발적 활동을 통해 스스로 여행을 만들고 진행할 수 있도록 진행되는 부문입니다. 2016년에는 총 국내 3단체, 해외 2개 단체로 총 5개의 단체가 비기획부문으로 선발되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