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과 건강세상네트워크는 올해 초 3월부터 생활에 어려움이 있어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하는 이웃의 체납금을 탕감하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단 한 푼의 돈마저 잽싸게 가져가는 무시무시한 통장압류와 심리적 압박이 심한 독촉장. 건강보험료를 제때 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병원 이용조차 제한을 받아 병을 키우게 되는 악순환이 이 무정한 세상에서 우리 이웃들에게 일어나는 현실입니다.
체납자분들은 움츠리기보다 나의 권리를 찾기로 했습니다. 당연히 보장받아야 하는 건강할 권리를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직접 분할납부 신청을 하고, 결손처분 민원신청도 했습니다. 매월 진행되는 체납자모임에서는 법률 및 의료 상담도 받고 함께 진솔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이렇게 연대하고 공감하는 과정 속에서 나만큼이나 아픈 사람이 내 옆에 있다는 것. 나만큼이나 외롭고 상처받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0월의 체납자 모임은 어린이대공원으로 소풍을 가게 되었습니다. 선선한 가을의 문턱에서 오늘 하루는 다 내려놓고 같이 웃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체납자 모임에는 매월 참석하는 분도 있고, 새롭게 오시는 분도 있는데 함께 웃고 울다 보면 시간은 늘 쏜살같이 흐르곤 합니다. 이번 체납자 모임 ‘톡톡 까페’에는 총 7명의 지원자가 참여해주셨습니다. ‘톡톡 까페’에서는 모두 닉네임으로 서로의 이름을 부릅니다.
60대 영아님은 생계의 곤란으로 끼니를 며칠씩 굶기가 일수였습니다. 영양실조와 악성 황달에 의한 시력저하로 긴급히 병원 치료가 필요하지만 건강보험료가 체납된 상태여서 병원에서 진료를 거부당했습니다. 다행히 건강세상네트워크 상담센터에서 건강보험공단에 직접 요청을 해서 영아님이 급여제한자가 아님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동네의원과 약국에서 소요되는 의료비용을 추후 이웃돕기 지원으로 처리하는 조건으로 현재는 치료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50대 후반인 샘물님은 소년소녀가장으로 일찌감치 사회로 나왔지만 연탄배달일, 공사장일, 고물수집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지만 형편이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었지만 오갈 데가 없어 고시원에 전입신고를 하자마자 독촉장이 날라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마다 마음이 불안하고 빚진 마음으로 항상 우울하기만 했습니다. 올해 2월에는 대장암으로 수술하여 항암제를 지속해서 먹어야만 하지만 병원비와 생계가 곤궁한 현실입니다.
40대 상O님은 경제적 능력도 없고 재산도 없는 기초생활수급자인데도 독촉고지서를 받고 있습니다. 노숙인 생활을 하던 중 청각장애와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지금도 꾸준히 약을 먹고 있습니다. 초기에 체납된 금액이 아직도 독촉되고 있어 어떻게든 해결해 보려 공단에 방문했으나, 공단에서는 돈을 내라는 얘기만 하니 너무 화가 난다고 하셨습니다. 지금도 경제활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수급자인데 무슨 돈으로 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속상해하셨습니다.
그 밖에도 거주지는 물론 차량이며 그 어떤 재산도 없이 오로지 소액의 예금통장이 전 재산이었던 한 참여자는 소액의 통장마저 건강보험료 체납으로 압류를 당했다며 힘들어하셨습니다. 이렇게 저마다 답답한 현실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함께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레크레이션을 하며 함께 웃으며 움츠렸던 마음을 잠시나마 풀어봅니다.
“최소한의 생활은 가능하도록 무분별한 통장압류 중지!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해야한다.” – A님
“독촉고지서는 체납 안내가 아니라 협박에 가까워 정신적 압박이 매우 크다.” – B님
“민원전화를 하면 고압적이고 기계적인 답변만 듣게 되는데, 국민 개개인의 민원에 귀를 기울여줬으면 좋겠다.” – C님
“결손 처분 등에 대해 제대로 홍보나 안내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 D님
생계형 체납자분들에게는 공통적으로 인간으로서 겪는 힘겨움이 있었습니다. 체납자라는 낙인과 고압적이고 폭력에 가까운 국가의 독촉이 우리 이웃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었던 것입니다.
생계형 체납자는 소득자체가 없거나 매우 적고 이마저도 일정하지가 않습니다. 갑작스레 사업에 실패하거나 질병, 빚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아픈 사람은 제때 치료를 받아 병을 키우지 말아야하고, 정부는 사회보장제도인 건강보험을 국민의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으로서 보장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정부는 체납자의 건강할 권리를 위해 ‘분할납부’, ‘결손처분’ 등의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는 안내나 홍보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체납자 대부분이 모르고 있으며, 체납자를 압박하는 제재제도는 더욱 심각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연체금을 9%넘게 부과하거나 독촉장을 보내고, 통장을 압류하기도 합니다. 부당이득징수를 통해 병원이용에 제한을 두기도 하는 등 정부의 제제조치를 감당하기에 갈수록 힘이 들기만 합니다.
건강보험공단은 매년 재정 흑자 규모가 커지면서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공단의 누적흑자는 2015년 16조 98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가난 때문에 치료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모두가 건강할 권리를 위해 ‘생계형 건강보험료 체납자’ 문제에 관심을 부탁드리겠습니다.
글ㅣ권연재 간사
죽이고싶다의료보험
정말 의료보험 죽여버리고 싶어요.
죽창으로 찔러죽이고 싶어요.
북한 빨갱이보다 더 악질새끼들.
죽여버리고 싶다.
아름다운재단 공식블로그
안녕하세요! 현재 생계형 건강보험료 체납자들을 위한 상담센터를 운영 중입니다. 상담이 필요한 경우, 홈페이지 http://healthforall.or.kr/ 및 문의전화 02-6339-6677 또는 1661-9736로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