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은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지원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2016년의 변화의 시나리오는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우리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켜 왔을까요? [2016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B 지원사업]에서 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의 결과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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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언론인, 진짜 저널리즘을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1991년 겨울,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언론학교’을 문을 열고 첫 시민교육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시민들이 언론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서입니다. 그 후 20여년간 8천명의 수료생을 낸 ‘언론학교’를 비롯해 어린이∙청소년∙대학생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교육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20여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은 ‘참 언론인’ 양성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예비 언론인들이 언론인으로서의 사명이나 저널리즘에 대한 고민보다는 작문∙영어 등 스펙 채우기에 급급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들이 듣는 숱한 강좌들도 모두 스펙과 기술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언론을 둘러싼 환경은 급격히 나빠지는데 말입니다. 바로 지금이야말로 ‘참 언론인’이라는 화두를 던져야 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저널리즘’을 집중적으로 고민하는 강좌를 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역시 가장 큰 고민은 비용 부담입니다. ㅠㅠ 민원련은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하는 조직이고, 빡빡한 재정 상황으로 저널리즘 강좌를 운영할 여유가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수강료로 재원을 마련하자니 이것도 쉽지 않습니다다. 수강료가 40만~50만원 정도 될 텐데, 청년들에게 이런 큰 돈을 받아도 될지…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전전긍긍하던 와중에 ‘아름다운 재단 변화의시나리오 B 프로젝트’를 만났습니다.!!! 그동안 민언련이 시도하고자 했던 여러 교육사업들을 2천만 원이라는 지원 예산 안에서 기획해 제출했습니다. 예비 언론인들을 위한 ‘참언론 아카데미’는 물론, 청소년들을 위한 ‘청소년 언론학교’, 대학언론사에서 활동하는 이들을 위한 ‘진짜 학보로 레벨업’ 사업을 구상했습니다.
여기에 ‘시민사회취재단’과 ‘대학문제 공동취재단’도 추가했습니다. 사업의 성과가 단순히 몇 명을 교육시키는 데 머물지 않고, 교육의 결과를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서입니다. 수료생들이 배운 저널리즘과 기사작성 법이 시민사회의 이슈들과 대학 내의 문제들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도구가 될 수 있도록, 배움과 실천이 연결될 수 있는 사업이었습니다.
‘참언론아카데미’에서는 20대부터 40대까지 25명의 수강생을 선발했습니다. 나이와 경력보다 참언론으로 ‘저널리즘’을 배우고자 하는 지원서를 고려했습니다. 총 18강으로 구성된 아카데미는 정치∙경제∙사회∙과학∙노동∙인권과 저널리즘을 연결시킨 내용이었습니다. 우리가 추구해야하는 진짜 저널리즘을 고민하기 위해서입니다. 수강생들 역시 “3개월 동안 저널리즘에 대해 다양한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평가를 내렸습니다.
아카데미를 마친 수료생들은 시민사회취재단을 구성해 시민사회 영역에서 벌어지는 이슈를 취재하고, 첨삭지도를 받아서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이 활동을 통해서 삼성 반도체 노동자, 유성기업 노동자, 설악산 케이블카, 세월호, 여성문제 등 다양한 분야의 기사가 나왔습니다. 이같은 기사들은 <오마이뉴스>와 포털에 주요하게 배치돼 많은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청소년 언론학교’는 2박3일 강원도 춘천 한림대학교에서 진행했는데 20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했습니다. 현재 언론의 문제가 무엇인지, 언론의 기본 역할은 무엇인지 배우고, 이를 영상으로 표현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이용마 해직기자,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 이황석 한림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강사로 나섰습니다. 한림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 졸업생 및 재학생들도 진행조교로 함께하면서 학생들과 공동작업을 벌였습니다.
2박 3일은 언론 문제를 이해하고 영상을 만들어 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입니다. 그러나 청소년들은 조별 토론과 진행조교들의 도움으로 영상을 만들었고, 둘째날 저녁 공동상영회까지 열었습니다. 영상 속에는 권언 유착, 팩트 왜곡, 프레임 조작 등 청소년들의 날카로운 언론 비판이 녹아있었습니다. 여기서 만들어진 영상은 유튜브와 SNS를 통해 시민들이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진짜 학보로 레벨업’은 제 역할을 하기 버거운 현재 대학언론사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한 사업이었습니다. 대학 언론사가 가장 필요한 교육을 선택하고 그 분야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현직 기자를 파견해 7-8월 방학 기간에 집중 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서울여대 학보사는 편집 기술을, 성공회대 미디어센터는 취재 기술을, 덕성여대 학보사는 사진 기술을 배웠습니다. 세 학보사 모두 강의 종료 후 “취재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다. 이후 학보 제작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세 학보사도 교육을 받는 것에만 머물지 않고, 함께 모여서 ‘대학문제공동취재단’을 구성하고 탐사보도를 벌였습니다. 김경욱 <한겨레> 기자가 지도를 맡았고, 두 달 동안 아이템 회의와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이들은 ‘가난을 증명해야 받을 수 있는 장학금’ 문제를 보도했습니다. 기사는 각 학보사 9월 개강호는 물론 <오마이뉴스> 메인면에도 배치돼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이후 다른 매체들도 ‘가난증명서’에 대한 기사를 인용하기 시작했고, 이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시사인> 대학기자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 ☞오마이뉴스 게재 기사 보러가기) ( ☞시사인 수상기사 보러가기)
이렇듯 아름다운재단이 지원한 ‘참언론인 양성 프로젝트’는 짧은 시기 동안 많은 성과를 냈습니다. 민언련은 물론 프로젝트에 참가한 팀들에게도, 더 나아가 한국의 시민사회에도 시민들과의 소통창구가 되고 사회문제를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습니다. ‘참언론인 양성 프로젝트’에서 받은 에너지를 바탕으로, 앞으로 더욱더 언론에 대한 더 다양한 고민과 실천으로 나아가는 민언련이 되어야겠습니다.
글|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언론권력’을 견제 · 감시하는 대표 언론시민단체입니다 1984년 창립 이후 민언련은 지속적인 시민언론운동을 전개하며 언론 민주화를 이끄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6천 민언련 회원, 그리고 민주시민과 함께 우리 사회 언론민주화를 위한 걸음을 우직하게 걷겠습니다. http://www.ccdm.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