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2일] – [ON AIR]진행자 :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가칭)대구참교육센터 강성우 대표님 모시고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강성우 : 안녕하세요. 강성우입니다. 2006년 오늘, 제 생일에 첫 학원을 개원한 이후로 17년 만에 저의 꿈을 이루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2017년 5월이었나요? 6년 전쯤, 제가 기부하는 아름다운재단 간사와 이 센터에 대한 계획을 나눴던 때가 떠오르네요. (허허) |
‘난데없이 웬 뚱딴지같은 소리?’ ‘혹시 미래를 보는 간사?’ 둘 중 어느 쪽도 아니다. ^^
2004년부터 아름다운재단과 오랜 인연을 맺은 기부자님을 찾아갔다. 대구에서 ‘강성우교육센터’ 라는 이름으로 17년째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진정한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강성우 기부자님. 위에서 말한 ‘on air’의 상황은 2시간 남짓 기부자님과 여러 대화를 나누고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나도 모르게 그려진 상상 속 한 장면이다. 강성우 기부자님의 앞으로의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과거 기부자님의 나눔의 첫 마음 뿐 아니라 ‘기부자님이라면 분명히!’ 라는 믿음과 함께 미래의 그 어느날이 생생히 그려졌기 때문이다.
교육의 방향을 바꾸는 일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입시에 찌들지 않고, 제가 추구하는 교육을 같이 공유하면서 좀 즐겁게 공부할 수 없을까 하는 그 방법을 계속 고민 중이죠. 사교육 공교육을 떠나 정말 아이들에게 필요한 ‘올바른 교육’에 대한 고민과 연구는 끝이 없는 것 같네요.”
작년 9월, 지금보다 큰 규모로 운영하던 학원을 접고 인근에서 자그마하게 변신을 시도한 기부자님. 그 이유를 묻자 학생 수를 많이 받아 수익을 목적으로 크게 키우기만 하다가는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셨다. 안타깝게도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 입시, 성적 위주의 교육을 표방하다보니 현실적인 필요성과 별개로 교육의 본질이 사라지고 마는 것에 대한 답답함과 안타까움이 크신 듯했다.
“교육의 방향을 바꾼다는 것 자체가 제가 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한 일이고, 혁신일 수 있다고 생각하죠.”
그 뜻은 누구라도 공감하겠지만 사실 말처럼 간단치만은 않은 문제다. 학원을 이전하며 학생 수도 많이 줄어들었고, 특히나 추구하는 교육 방향에 공감하는 학부모가 많지 않아 초기엔 운영상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내겠다는 강성우 님의 단호한 의지가 느껴졌다.
강의실 뒤편, 가득 메워진 책꽂이로 자연스레 시선이 닿았다. 입시 학원의 책장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역사책, 인문학책들이 눈에 띄었다. 기부자님의 ‘교육센터’가 문득 궁금해졌다. 강성우 기부자님이 생각하는 올바른 교육 방향이란 어떤 것일까?
“아, 이거 좀 거창해지는데” 하며 쑥스러워하셨지만 이내 진지한 눈빛으로 그간의 생각들을 들려주셨다.
“저의 주 과목은 영어입니다. 물론 입시영어도 가르치지만, 아이들한테 어른이 자기가 살아온 경험을 통해 ‘이게 옳아, 이게 잘 사는 거야’라고 틀을 만들어주지 않고, 아이들이 자기만의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교육의 기본적인 활동이자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것, 그래서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을 위해 책을 읽게 하고 글을 쓰게 하는 것. 서로의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는 토론의 시간을 갖는 것. 선생님이 쓰고 아이들은 받아 적고 암기해 시험지에 써내고 탁 잊어버리는 것 말고 이런 과정이 같이 들어가야 진정한 교육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죠.”
듣는 순간 무릎이 탁! 하지만 속으로 ‘그래 정말 맞는 말이지만, 현실적으로 실천하기 쉽지 않은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다음 기부자님의 이야기가 더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이런 걸 알게 된 사람이 현실만 탓하지 말고, 우리부터 나서보자! 싶은 거죠. 현실만 탓해서는 달라지는 게 없으니까요.”
강성우 기부자님은 그저 생각에만 머물지 않고 그 마음을 담아 교육현장에서 한걸음씩 변화를 향해 걸어나가고 계셨다.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를 두루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서 영어라는 과목의 틀에 가두지 않고 교육이라는 큰 관점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중이다. 치열한 사교육 현장에서 ‘공정과 공평의 차이점’, ‘자신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걸 생각해본 적이 있었던가. 입시 위주의 교육을 당연하게 받아 온 학생이기도 했던 나에게는 가히 신선한 충격이었다.
잊지 않고 늘 기억하며 나누는 일
이야기를 듣다보니 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사회의 변화를 위해 앞장서서 노력하고 있는 기부자님의 나눔 스토리가 더욱 궁금했다.
“대학 4년간 군장학금을 받으면서 다녔고, 대학을 졸업하면서 바로 장교에 임관해 군생활을 하면서도 월급을 받았고, 그 돈을 모아 유학도 갔죠. 그러면서 내가 혜택을 받았으니까 조금이라도 나누자. 받은 만큼 돌려주자는 생각에 처음 기부를 시작했었죠.”
처음 기부를 시작한 곳은 아름다운재단이 아니었지만 첫 기부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언론을 통해서 그리고 초창기 아름다운가게의 활동을 보며 이런 멋진 사업을 하는 곳이 아름다운재단이란 걸 알게 되고 인상이 참 좋았다고 하셨다. ‘저 단체라면 투명하게 실천하겠구나’ 하는 신뢰가 생겨 재단과의 인연을 시작한 것이 어느덧 13년이 흐른 것이다.
그런데 사실 ‘찾아가는 서비스’를 통해 강성우 기부자님을 만나고 싶었던 이유 중에는 기부자님이 ‘실제와 다른 이름’, 즉 ‘강봉수, 서분이’라는 부모님 성함으로 기부를 하고 계시다는 걸 알게 되어서였는데, 조금은 특별한 사연이 있지 않을까 궁금했다. 기부자님께 부모님 성함으로 기부하게 된 배경을 조심스레 여쭤보았다.
“대단한 이유는 없습니다. 제가 군생활을 7년 동안 오래 했고, 전역 후에는 공부하느라 집에서 떨어져 지냈고, 유학하느라 또 멀리 나가 지냈습니다. 그동안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어머니까지 심근경색으로 위독하셔서 유학을 포기하고 돌아와야 했죠. 결국엔 어머니도..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장남이자 외아들인 제가 부모님께 너무 불효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죄스러운 마음을 스스로 위로받고자 한 것 뿐이죠.”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도 부모님을 설득하여 나눔의 삶을 살고자 했기에 아마 부모님께서도 아들이 어떻게 사는지 알고 계실 거라 믿는다 하셨다. 흐뭇한 마음으로, 아들을 기특하게 바라보고 계실 모습이 자연스레 그려졌다.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 읽었던 위인전의 영향이 나눔을 하게끔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위인전을 보면 평범한 우리 같은 사람인데 남들과 다르게 위인이 된 이유는 없는 가운데에서도 무엇 하나라도 나누려고 했다는 점이었던 것 같아요. 그게 제 가치관에 자연스레 영향을 미쳤을거라 생각해요.”
결국, 올바른 교육을 나누는 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이미 오랫동안 의미있는 실천을 해오고 있는 기부자님이지만 왠지 여기서 끝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앞으로의 장기적인 계획도 물어 보았다.
“지금은 이렇게 작은 공간에서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별도로 독립된 공간을 얻어서 수익을 위한 수업 외에도 1층에는 아동센터같은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무료수업을 할 계획입니다. 제가 가진 작은 능력이지만 아이들을 통해서 인재로 자랄 수 있는 교육을 하는 그런 공간을 만드는 게 제 소망이지요. 만약 어느 날, 예기치 못한 큰 돈이 주어진다면? 하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면 곧바로 건물을 사겠죠!(허허허) 물론 아름다운재단 기부금액도 지금보다 많이 늘릴 거고요. 대신 한 번에 큰 금액을 기부하기보다는 매달 조금씩 늘린 금액으로 하고 싶어요. ‘꾸준하게’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또 그 나눔의 기쁨을 계속 수시로 맛보고 싶으니까요!(웃음)
현실적인 목표는 55세 이전에 달성하기! 현장에서 직접 강의하는 게 체력적으로 좀 힘들어지기까지는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으고 그 이후에는 그런 공간을 마련하고, 마음에 맞는 선생님들을 만나 함께 꾸려가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역시나 ! 꿈꾸는 나눔의 큰 그림이 아직 끝이 아니었다. 기부자님은 학생들에게 종종 이런 얘길 하신다고 했다.
“위인이 특별히 태어날 때부터 힘이 세고, 머리가 똑똑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다고 느꼈던 자신의 생각을 용감하게 실천하는 것. 실천 할 수 있느냐 없느냐 딱 그 차이다.’ 그래서 누구나 위인이 될 수 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그렇다면 나는 오늘 ‘강성우’라는 ‘위인’을 만난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닌 정말 미래의 소식이 될 것 같은 이 글의 첫 시작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보았다. 그날이 왔을 때, 혹시라도 전화연결이 된다면, “정말 해내셨네요! 제가 그때 계획을 나눴던 바로 그 간사입니다!” 라고 인사드려야지. 😀
“교육 현장의 활동가, 아름다운재단 기부자 ‘강성우’님을 응원합니다”
강성우
격려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에너자이저
서울에서도 활동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 딸 등록시키고 싶은 곳이네요 ㅠㅠ 대구에 사시는 분들이 격하게 부러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