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은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지원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2017년의 변화의 시나리오는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우리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켜 가고 있을까요?

‘별별랩’은 17~24세의 청소년, 청년을 대상으로 하며 자기의 욕구를 실제 삶의 모습으로 연결하도록 돕는 교육 과정입니다. 지난 7월 28일 별별랩연구소의 1학기 종강 결과공유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참여자가 스스로 기획하고 참여하고 평가하는 이 자리에 아름다운재단도 함께 하였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 ‘함께시작’에서는 대안적 진로인 ‘제3의 길’을 선택하고 만들어갈 청소년과 청년들과 함께 새로운 성장 시나리오 ‘청소년 성장 플랜 C 구축사업’ 프로젝트를 2015년부터 3년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함께시작 별별랩 종강식을 엿보다

안녕하세요? 아름다운재단 이선아 간사입니다. 저는 지난 7월 28일 아름다운 청년과정 ‘별별랩’의 한 학기를 돌아보고 다음 학기를 계획하는 자리에 참여자들의 양해를 구하고 참관을 했습니다. 직접 가서 보니 예상처럼 유쾌함과 엉뚱 발랄함, 그리고 세상 진지함이 공존하는 자리였습니다. 저는 아쉽게도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고 자리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함께 한 그 반짝임의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별별랩 참가자와 길잡이 교사 분들이 모두 도착한 즈음 작업장의 불이 꺼지고 흘러나오는 생일축하 노래. 생일을 맞은 범쌤(이하 이범용 선생님)을 위한 깜짝 생일케이크가 등장합니다. 생일을 축하해주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즐겁고 기뻐하는 시간. 케이크와 빵을 먹으며 이런 저런 안부인사가 오갑니다.

이범용 선생님의 생신을 축하합니다~!

이범용 선생님의 생신을 축하합니다~!

모 기업의 후원을 통해 만들어진 목공 작업장은 작업공간과 사무공간으로 나눠 깔끔하게 정리정돈된 곳이었습니다. 지하에 마련된 곳이기에 나무 분진이 날리는 것을 막기 위한 기계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 곳에서 만들어진 수납장에는 친구들의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최근에 만들었다는 2단 장식장은 커다란 TV 모니터를 올려 놓아도 끄떡없이 튼튼해보입니다.

깔끔하게 정돈된 목공작업실과 하루만에 만든 2단 장식장

깔끔하게 정돈된 목공작업실과 하루만에 만든 2단 장식장

별별랩은 ‘별별연구실’, ‘별별실험실’, ‘별별작업장’ 이렇게 세 단위로 나눠져 있고, 각 단위별로 참여자들이 직접 기획하고 만든 수업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참여자들이 스스로 수업의 주제와 내용, 방식도 정하고, 활동의 내용을 직접 기록하고 평가하는 방식으로 그야말로 자기주도 방식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개인 사정으로 그만둔 2명을 제외한 10명의 친구들이 2학기에도 별별랩을 만들어 가게 됩니다.

첫 번째는 별별 실험실의 평가입니다.

별별실험실은 내 삶의 ‘일’을 정하여 경제활동에 대해 비판적으로 파악하면서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보는 과정입니다. 지역의 카페에서 2개월 동안 인턴십으로 일했던 참여자는 핸드폰에 빼곡하게 적어온 후기를 읽고, 다른 친구들은 활동에 대한 궁금한 점을 질문합니다. 질문과 대답은 또다시 새로운 질문과 아이디어로 이어집니다.

– 2개월은 짧았는데 또 길었어요. 일주일에 두 번 가는데 적당하긴 했는데 커피 만드는 법을 자꾸 까먹게 되더라구요. 손에 익어야 하는데 5일 만에 가면 다시 배워야 하는 게 어려웠어요.
– 유리잔에 손을 베기도 하고, 한번은 주문이 6개가 한꺼번에 들어와서 바닐라 라떼를 만들어야 하는데 녹차라떼를 만든 적도 있었어요. 매니저가 혼내지는 않고 “네가 마실려고 만든 거지?”라고 하셔서 그냥 제가 마셨던 적도 있어요.
– 계산해보면 시급 3,900원 정도 받은 것 같아요. 배우는 인턴 과정이라고 하지만 막상 일은 하는거니 힘들거든요. 그런데 시급 4천원도 안 되는 돈을 받으면서 하는 게 말이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마음 속에서 계속 갈등하고 싸움이 공존했었어요. 물론 그 만큼 배웠지만 마음이 싸웠다고나 할까. 사실 4천원 외에 점심과 교통비도 개별로 하는 거라 돈을 안 받고 일한 셈이예요.
– 제일 아쉬운 것은 비슷한 체험을 한 친구가 없었어요. 같이 일해 본 사람들이 모여 직장생활 후기를 나누고 싶었거든요. 그냥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랑 얘기를 많이 하고 싶었어요. 나이는 상관없어요.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그 자체가 좋았어요.
– 다음 학기에 계속할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고민 중인데 어렵기도 하고… 아, 정말 모르겠어요. 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도 하고, 아마도 할 것 같아요. 살다보면 돈 때문에 해야 되잖아요.
– 실험실 외 작업장에는 자주 와서 참여했었어요. 그래서 다른 수업 참관이 없었던 게 많이 아쉽지는 않았어요. 페미니즘 수업은 늦게 합류하기가 그래서 혼자 책을 보면서 공부했어요. 다음 학기에는 한번 들어보고 싶어요. 연애수업도 참관하고 싶어요.
– 인턴십하는 동안 매일 일지를 썼었어요. 그걸 책으로 만들려고 해요. 목차는 완성되었고 8월중에 프롤로그와 사업장 소개 등을 책에 넣을 거예요.

인턴으로 일하는 것은 결국 ‘돈버는 일을 해보자’는 것이기에 결국 이야기의 끝은 최저시급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됩니다. ‘인턴십과 알바의 차이가 무엇일까’라는 화두가 던져지고, 이미 인턴십 프로그램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길잡이 교사 분들의 설명도 이어집니다. 실제로 노동을 하는 거지만 업체에 부탁하여 “수업처럼 가르쳐 주세요”라고 하면서 일도 하는 거라서, 정당한 급여나 노동조건에 대한 부분은 참 서로가 민감할 수 밖에 없었다 합니다.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 중 사망한 김군을 통해서 알려진 ‘실습생’ 문제가 떠올랐습니다. 값싼 노동력 수급으로 현실에서 악용되는 실습생 제도와 다르게 우리가 지향하는 ‘배우는 인턴십’은 과연 가능하고 맞는 것인지. 그것이 그냥 일하는 아르바이트와 꼭 구분되어야 하는 것인지. 이 부분을 좀 더 시간을 두고 토론 해보는 것으로 과제를 남기고 마무리합니다.

진지하게 평가내용을 공유하는 별별랩

진지하게 평가내용을 공유하는 별별랩

두 번째는 별별 연구실의 발표입니다.

기존의 삶과 대안적인 삶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의 토론 수업, 낭만과 여유의 경험을 내 안으로 끌어들이는 수업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철학, 페미니즘, 낭만, 자아, 세계사, 세상물정, 연애수업 등의 많은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참여자들이 3시간 넘게 평가회의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2학기 계획에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고 하네요.

– 5월부터 3개월 정도 하면서 수업에 적응하는 시간이 짧아서 아쉬웠어요. 준비기획 단계가 길었구요. 다음 학기에는 그렇고 내년 이어질 때는 기획단계를 좀 더 줄였으면 해요.
– 처음 워크숍 기획과정이 좋았다고 들었어요. 아쉬운 점은 이미 셋팅된 수업에 새로 진입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설명하는 과정이 없었어요. 이렇게 참여하는 경우 기획방향이나 수업에 대해서 사전 설명이 좀 더 있었으면 좋겠어요.
– 수업 중에 시행착오도 많았는데 혼자서 독단적으로 끌고 가려고 한 것 같아 연구실 사람들에게 미안한 게 많아요. 시간은 촉박했고, 빨리 뭔가 완벽하게 하고 싶은 욕심이었어요.
– 너무 혼자 끌고 가려고 하는게 눈에 보였어요. 왜 혼자 하려고만 하는지, 같이 하면 더 빠를텐데 했었죠. 혼자 가져가려고 하는 걸 덜었으면 좋겠어요.
– 연구실 전체가 모이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었던 것 같아요. 혼자 짊어지지 않게 같이하면 좋아요. 친구들을 믿어줬으며 좋겠어요.

염샘(염병훈 선생님)은 이런 과정을 ‘히든 커리큘럼’이라고 설명해 주십니다. 성격이나 스타일이 다른 사람들이 같이 일을 도모할 때 생기는 이런 갈등의 상황에서 서로 논쟁하고 해결해 가는 과정 자체가 배움의 과정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 부딪히고 논쟁하는 이런 경험이 더 많아지게 만들고 싶다고 하시네요.

마지막으로 작업장의 평가입니다.

별별작업장은 참여자의 욕구에 따라 발견되는 아이템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해보며, 자신만의 일거리로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관심있고 하고 싶은 아이템이 넘쳐납니다. 목공, 발가락 양말, 축제기획, 클라우드 펀딩, 글쓰기, 인디자인, PPT, 축제기획…

– 하고 싶은 것을 확실히 정하고 자신의 시간을 운영해야 하다보니 주도성을 키운 것 같아요.
– 저는 반대로 통제가 없이 자유롭게 하는 환경이 어려웠어요.
– 해보고 싶은게 많아요. 어떻게 진행할지 감은 안잡히지만 마을축제나 거리축제 기획을 해보고 싶어요.
– 2학기 때는 목공하느라 바쁠 것 같아요. 수업도 추가하려고 했는데 그보다는 목공과 축제기획에 집중하는게 낫지 않을까 해요. 작업장과 한 몸이 되어 살아가려구요.
– 양말을 제작하는 업체를 찾아서 발가락양말 제작을 문의드렸는데 업체가 많지 않아서 더 열심히 찾아봐야할 것 같아요.

직접 만든 수납장에 새긴 나를 위한 문구

직접 만든 수납장에 새긴 나를 위한 문구

아마도 제가 자리를 떠난 뒤에도 별별랩 전체 운영에 대한 평가나 의견이 많이 오갔으리라 생각듭니다. 8월 한 달간의 방학을 마치면 9월부터 다시 2학기 수업이 시작될텐데요. 방학 중에도 지난 학기 마치지 못한 강의와 2학기 계획을 위해 별별랩은 쉴 틈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함께시작’은 2015년부터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를 통해 계속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고 실험해 왔습니다. 올해는 3년 사업의 마지막 과제로 그 동안의 결과물들을 평가하여 연구결과 보고서를 만들 예정입니다. 11월에는 별별랩의 성과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는 자리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안교육을 또 새롭게 뒤집을 더 새로운 대안적 교육방식.  모듈&플랫폼 방식의 별별랩의 결과를 기대해주세요!

 

 logo사회적협동조합 함께시작은 경쟁하지 않는 학교, 대열에서 뒤쳐진 이에게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쏟는 학교, 가진것의 크기로 배움의 내용을 구분 짓지 않는 학교, 일반적이지 않은 다름을 개성으로 인정해주는 학교를 현실에서 만들어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배움의 공간인 함께시작은 행복한 배움, 평등한 교육을 꿈꿉니다.
http://starttogether.or.kr

글 | 이선아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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