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에 올라서서 세상을 내다보면 설렘 반 두렴 반 가슴이 두방망이질한다. 누구라도 그러하듯 기대와 염려 가운데 새로운 권리와 의무가 부여되는 시절이다.
갓 성년의 날을 맞이한 고대원 & 허선 장학생 역시 마찬가지였다. 스무 살 저편이 어렴풋해 꽤 조심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그다지 걱정스럽지는 않다. 삶의 나침반 같은 꿈이 마음속에 또렷했기 때문이다. 고대원 & 허선 장학생의 꿈은 실로 고등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을 통해 그 씨앗을 움틔웠다.
“저는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실용음악과로 진학하기 위해 재수하는 중이에요. 요즘에는 주로 기타를 연습하는데, 나중에는 대다수 악기를 연주하고 싶어요. 나름대로 목표가 상당하지만, 그만큼 열정적으로 매진하려고요.”
“저는 유치원 교사가 꿈이었어요. 그래서 유아교육학과에서 성실하게 공부하고 있고요. 지금은 유치원 교사로서 언행을 가다듬으려고 제법 신경 쓰는 중이에요(미소).”
청소년의 삶을 헤아리는 보금자리
꿈을 실현하느라 전심전력하는 청년들의 스케줄은 촘촘하다. 고대원 & 허선 장학생의 일과도 그것과 닮아 있다. 고대원 장학생은 음악분석부터 악기연주까지 뮤지션으로 대성하고자 열중하는 틈틈이 건설현장에서 업무를 보조하고 있다. 허선 장학생도 과제며 품위며 유치원 교사로 거듭나고자 학업에 집중하는 한편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중이다.
어느새 어엿한 성인으로 일상을 책임져나가는 그들. 오롯이 소망을 추구하며 그들은 더러 제주청소년자활지원관 생각에 감회에 젖곤 한다. 제주청소년자활지원관은 그들의 삶을 헤아린 보금자리였던 까닭이다.
“저는 제주청소년자활지원관 덕분에 청소년기에 크게 방황하지 않았죠. 관내 선생님들은 제가 힘겨우면 상담해줬고요. 실수하면 격려해주면서 저를 붙들어줬어요. 언제나 든든한 내 편, 진심 어린 허선 편이었어요.”
“저는 고등학교를 참 좋아했어요. 반장도 하면서 추억이 많아요. 마치 학교가 놀이터 같았죠. 하지만 제주청소년자활지원관을 몰랐다면, 아무런 도움받지 못했다면 아마도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비단 그들의 감사는 마음으로 그치지 않는다. 실제 그들은 당시 선생님들께 살갑게 연락드리고, 정겹게 찾아뵙는다. 비록 제주청소년자활지원관의 역할과 기능이 최근 지역아동센터로 이관돼서 착잡한 심경이지만, 그래서 그들은 제주청소년자활지원관에서의 청소년기를 뇌리에 각인해 더욱이 소중히 간직한다.
‘교복과 교육비’ & ‘행복과 즐거움’의 상관관계
제주청소년자활지원관에서의 시간이 각별했던 만큼 그 시절을 함께했던 고대원 & 허선 장학생 역시 친근한 친구로 성장했다. 요즘은 각자 스무 살의 일상에 충실한 탓에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가끔 안부를 확인하며 따뜻하고 포근했던 추억을 공유하곤 한다. 그중에 아름다운재단의 <중‧고등학교 신입생 교복지원사업> 및 <고등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은 특별하게 기억하고 있다.
유달리 고등학교가 애틋했던 고대원 장학생은 무엇보다 교복을 지원받게 돼서 감동이었다. 실제로 교복의 비용은 만만치가 않다. 청소년기는 신체가 남다르게 성장하고, 남학생은 활동적이라 옷감이 찢어지면 교복을 추가로 제작하는 경우가 적잖다. 그래서 그는 매일같이 새하얀 교복셔츠로 갈아입고 등교할 수 있게 돼서 행복했다고 회상한다.
“저는 사정상 중3 무렵 자취를 시작했어요. 고정적 생활비는 물론 다양한 지출이 부담스럽더라고요. 단순히 하루에 3끼만 계산해도 1만 5천 원을 웃돌잖아요. 거기에 고등학교는 의무교육이 실행되지 않아 곳곳에 ‘돈’이 필요했어요. 그때 <고등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을 통해 경제적 걱정을 덜어낼 수 있었고, 그로써 학교생활도 전념할 수 있었죠.”
저절로 미소가 흐르는 흐뭇한 나날은 허선 장학생도 마음에 새겨놓고 꺼내보곤 한다. 그해 겨울 그녀는 고등학교 교복을 지원받는다는 소식에 기분이 들떴다. 사실상 청소년기는 또래 문화에 민감하고, 여학생은 미적 감각이 발달해서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생각되면 우울한 감정에 사로잡히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녀의 고교시절은 교복을 비롯해 특이한 염려 없이 사뭇 즐거웠다.
“교복도 감사했지만 교육비는 그 이상이었어요. 교육비를 지원받고 경제적인 문제로 부모님과 충돌하는 경우가 줄어들었죠. 그러니까 부모님이랑 사이가 좋아졌어요.”
희망의 미래로 안내하는 초록빛 꿈
제주청소년자활지원관이 보금자리로 터 잡았듯 고대원 & 허선 장학생에게 아름다운재단의 교복과 교육비 지원은 청소년기 행복과 즐거움으로 승화했다. 그사이 그들의 꿈도 싹터서 지금껏 초록빛으로 자라나는 중이다. 그런즉 그들은 저마다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를 위한 메시지도 빠뜨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교육비의 지원은 절실한 것 같아요. 여러모로 저한테도 중요했고, 유용하게 활용했죠. 다만, 꿈과 연관 있는 분야는 한층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해요. 가령, 예체능 계열의 학원비와 재료비는 값비싼 편이라 지원금이 증대되면 좋겠어요.”
“대원이 얘기에 공감해요. 저도 다방면으로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댄스아카데미에 등록하고 싶었는데요. 절차상 못해서 아쉬웠어요. 그래서 장학생 역시나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해 지혜롭게 지원금을 활용해야 하죠.”
꿈과 진로를 얘기하는 고대원 & 허선 장학생의 얼굴이 해처럼 말갛다. 사실 그간 그들의 나날은 여간하지 않았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숨 가빴다. 단지, 이따금 견디기 힘들면 고대원 장학생은 ‘이것이 인생이래, 이것도 지나간대’라고 자신을 위로했는가 하면, 허선 장학생은 ‘그래도 미루지 말고, 오늘도 성실히 하자’라며 스스로 격려했을 뿐이다.
제 나이보다 더욱 철 들어버린 그들. 스무 살이란 인생의 전환점에 도달하느라 애쓰고 힘썼다. 이제는 어른이란 새로운 갈래의 시작이다. ‘뮤지션’과 ‘유치원 교사’라는 꿈이 나침반처럼 그들의 미래를 안내하리라. 더군다나 올해는 제주의 하늘에 무지개구름이 피어나곤 했다. 그것은 상서로운 행운의 상징이다. 바야흐로 올레길 너머 꿈의 길을 걸어가는 그들의 앞날에 희망이 가득하길 응원한다.
글 노현덕ㅣ사진 임다윤
[고등학생 교육비 지원사업] 가난해서 배우지 못하고, 배우지 못하면 또다시 가난해집니다. 세대를 잇는 빈곤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안정적인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배움과 미래에 대한 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지탱해줄 버팀목이 필요합니다. 아름다운재단의 ‘고등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은 성적순으로 주는 ‘상금’이 아니라 미래를 개척하고자 하는 의지에 힘을 실어줄 ‘희망’이 되고자 합니다. ‘고등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은 ‘한국청소년자활지원관협의회’와의 협력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
비전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좋아서 지역아동센터를 시작하게되었습니다. 우리아이들에게 더 멀리 더 높게 세상을 날아오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한 아이를 키우는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우리 아이들이 꿈을 찾아가고 그 꿈을 이루어가도록 우리 모두 함께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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