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은 사업명에도 드러나듯 공익단체의 프로젝트에 ‘스폰서’가 되어 주는 지원사업입니다. (변화의 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은 연중 12개월, 매월 접수를 받아서 선정합니다.) 사업 기간이 3개월로 다소 짧지만 그만큼 알차고 다양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변화의 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으로 어떤 일들이 생겼는지 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
한부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한부모로 살며 우린 늘 불행하기만 했던 것일까?
이혼을 가족의 해체쯤으로 사람들은 생각하지만, 가부장제의 경계에 있었던 한부모들에게는 ‘중심의 이동’이 필요했다. 가부장제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에게 한부모는 가족의 해체자로 여겨질 수 있지만, 여성주의 관점에서 우리는 가족의 재구성자다. 가족에 대한 정의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꼭 남편이 있어야 가족으로 불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결혼도 행복해서 하는 것이라면 이혼 역시 행복해지기 위해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이야기 하나
여성신문에 한부모의 이야기들을 연재할 수 있게 되었다.
-[한부모의 마음풍경 ①] “저 누나는 아빠만 있고 엄마는 없네?”(김미진)
-[한부모의 마음풍경 ②] 캣맘인 한부모, 길고양이 구조 후 겪은 일(박은주)
-[한부모의 마음풍경 ③] 나는 생계형 기간제 교사다(윤자영)
-[한부모의 마음풍경 ④] “이젠 숨거나 도망가지 않을 것 같다”(오진방)
-[한부모의 마음풍경 ⑤] 남편의 죽음 후 위암선고 받고 했던 기도(김금단)
-[한부모의 마음풍경 ⑥] 세상은 내 편!(성경숙)
-[한부모의 마음풍경 ⑦] 세월호 책 『금요일엔 돌아오렴』에 흘린 참회의 눈물(임은정)
-[한부모의 마음풍경 ⑧] 딸은 엄마 팔자 닮는다(윤자영)
-[한부모의 마음풍경 ⑨] 비정규직 여성으로 살아남기(오진방)
-[한부모의 마음풍경 ⑩·끝] “우리에게도 분명 힘이 있어요”(전영순)
한 편 한 편 우리들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그러나 무엇인가 좀 부족했다. 조금 더 이웃들이 볼 수 있다면 그리고 글을 쓰시는 분들이 계속 한부모의 이야기를 써 줄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그리고 은유(김지영)작가님을 알게 되었고 여성주의 관점의 책들을 읽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었다. ‘부모됨·이웃됨·시민됨’은 그렇게 탄생하였다.
#이야기 둘
매 주 한 권의 책을 읽고 글을 써서 만났다. 글이 제법 모였다. 온라인으로 출판하기에는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글을 쓰는 김에 스토리 펀딩 글쓰기에 도전하고 싶어졌다. “과연 우리들의 이야기에 모금이 될까?” 한국사회에서 한부모는 도와줘야 하는 대상으로만 여겨지고 있는데 우리가 우리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고 싶다고 하는데 과연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궁금했다. 그리고 (사)시민 『담장 너머 꽃 피우다』 우리사회 차별해소와 더불어 삶을 위한 프로젝트에 “차별 없는 성평등한 가족가치 확산”이라는 주제로 사업을 신청하게 되었다.
4,300,000원의 모금목표액 중에서 현재 97% 달성되었고 직접기부자 141명, 참여기부자 5,984명이 우리가 쓴 글을 읽고 응원을 보내주고 있었다. 힘들고 어려운 세상에 나 혼자인 양 살았던 한부모와 미혼모들, 그리고 누구와도 나눌 수 없었던 이야기를 어느덧 쓰다 보니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이제 그 책을 인쇄할 수 있게 되었다. 첫 사업을 열어 준 아름다운재단 덕분이다.
같이가치 모금함 – https://together.kakao.com/fundraisings/40756?kakao_link=noti
#이야기 셋
“우리를 도와 준 분들 중 누구를 오시라고 할까요?” 북콘서트를 위한 아이디어 회의에 질문이 오고 갔다.
“강의해 주신 김선미선생님, 백경흔선생님, 그리고 한서승희 선생님?”
“저는 은유 선생님이 사회를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어째든 우리를 가장 잘 아시는 분이니까…”
“여성신문 기자도 오셨으면 좋겠고…우리 각자 딸들을 좀 부르는 게 어떨까요?”
“제 딸이 영상을 전공하고 있는데 이번 북콘서트 영상을 찍어 달라 해야겠어요.”
북콘서트는 사업 진행상 6월 24일로 미리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6월 안에 마무리해야 했고 글은 다 나온 상태였지만 책이 완성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리고 “여·우·사·이(=여기서 우리들의 사연을 이야기해요)”라는 제목으로 북콘서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24일, 4명의 이야기꾼을 뽑아 각자 읽을 글을 선정하고 음악도 그에 맞춰 골랐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네 가지 이야기는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연결되어 있었다. 우리에게는 혼자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같은 슬픔이 전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늘 어디론가의 여행을 즐기시며 또 그 시각적 여행의 이야기들을 다시금 우리에게 들려주신 성경*님, 주위 사람들을 이해하고 공감해야 하는데 늘 5살 딸아이와의 삶을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불편했던 임은*님. <82년 김지영> 책을 보면서 느낀 점을 잔잔한 편지 글로 담아 주신 윤자*님,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82년 김지영과 같은 여성들의 삶과는 다른 삶을 추구하려 했지만 한부모들은 그 보통의 삶조차도 거부당해야 하는 아이러니를 잘 나타내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편의 죽음으로 한부모가 되고 나서 다시 암투병을 해야 하는 과정을 잘 그려 주신 김금*님의 글은 읽기도 전에 모든 사람의 마음을 울리기도 했었다.
이제 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여행작가와 구술생애작가로 그리고 시민기자와 또 다른 약자들을 위한 스토리 펀딩작가를 꿈꾸며 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꿈을 가능하게 해 준 은유 작가님은 끝까지 우리와 함께해 주셨다. 북콘서트 진행자로 다시 만난 은유 작가님. “약자는 달리 약자가 아니다. 자기 삶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를 갖지 못할 때 누구나 약자다.” (『글쓰기의 최전선』 중에서)
단지 약자로 머물지 않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한부모도 당당한 부모로 이웃과 연대하고 나아가 성평등한 가족가치 확산은 물론, 이제는 다양한 가족에 대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들려질 때가 와야 하기 때문이다.
[참고자료] 남편은 뭐 하세요 온라인 북 [보기]
글 l 사진 한국한부모연합